최근 교수님의 연구팀이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연구역량강화사업인 한국사회기반 연구사업(SSK) 중형 연구단에 선정됐는데요.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원래 전공은 농촌사회학과 지역사회 연구 입니다. 1980년대 대학 시절 산업화에 밀려 피폐해져가는 농촌사회의 활로에 대해 고민했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SSK사업은 사회과학분야 우수 연구 집단 지원 및 후속세대 육성을 통해 미래 한국사회를 예측하고 설계하기 위한 한국연구재단의 중 장기 기획 사업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이번 SSK 연구의제가 먹거리와 지속가능성(Food & Sustainability)인데, 지속가능한 대안 먹거리 체계의 구축을 통해 자립적인 농업생산 기반과 안전한 먹거리 소비가 어우러져 한국 사회의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농촌에 대한 소박한 관심이 먹거리 대안 체계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으로 바뀌었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전략을 수립하는 것으로 연구 관심이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연구사업과 관련하여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이번에 선정된 한국사회과학지원(SSK) 중형 연구단은 향후 3년간 9억원 이상의 연구비가 지원되는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입니다. 세계농촌사회학회 회장을 비롯한 외국인 학자 3명이 포함된 전체 15명의 전문 연구 인력이 활동하고 있고요. 이런 연구단을 책임지는 단장으로서 우선은 행정 및 연구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3년 뒤에는 우리대학에 세계 최고 수준의 푸드융 복합연구센터 가 만들어지기를 기원합니다. 만들 자신도 있고요.
교수님의 연구 분야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과거에는 인류 생존의 조건이 의식주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식의주(食衣住) 로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만큼 먹는다는 것 이 중요해졌다는 것입니다. 산업화로 인해 먹거리가 풍요로워졌다고 하지만 안전한 먹거리 섭취는 훨씬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사고로 인한 방사능 먹거리 위험이 이를 잘 증명하고 있어요. 반면에 지구 한편에서는 한 끼 식사를 하지 못해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이 수없이 많아요. 그래서 현대사회를 먹거리 위험사회로 부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먹거리(food) 하면 우선 식품영양이나 식품산업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경제, 건강, 복지, 안전, 환경 측면에서 먹거리 체계가 지속가능해야 그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저의 연구는 이러한 사회학적 접근이 핵심입니다. 푸드를 통해 생산과 소비, 환경과 생태, 복지와 문화를 연구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 가능성을 모색 해본다는 것이 아주 매력적이지 않나요?
현재 대외적으로 어떤 활동을 주로 하고계신가요?
사회복지학에서 먹거리 연구에 접근할 때는 ‘얼마나 건강한 먹거리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가?’라는 영양 관점 보다는 ‘누가 최소한의 먹거리 섭취에서 배제되는가?’라는 먹거리 보장(food security) 관점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학교급식이나 공공급식이 중요한 연구 영역이죠. 저는 특히 학교급식에 관심이 많아요. 학교급식 혁명을 통해 지역사회의 경제적, 민주적, 생태적 지속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치적 소신을 가지고 서울시 친환경무상급식심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우리 지역의 친환경무상급식 시스템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사회복지 시설급식에 우리 지역의 신선한 제철 먹거리가 제공될 수 있는 로컬푸드 제도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또한 우리 사회의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입법청원운동을 먹거리 대안운동 진영과 함께 실시하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청소년 복지, 다문화가정 등 지역복지 발전을 위한 전문가로 적극 참여하고 계신데요. 이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대학에서 강의하는 과목이 청소년복지와 학교사회복지입니다. 특히 학교사회복지는 학교문제와 청소년문제에 교사보다도 사회복지사와 같은 전문가의 개입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해요. 하지만 아직은 학교에 전문가가 들어가서 전문적으로 활동 하기에는 많은 제약이 있습니다. 하루 빨리 제도화가 되어서 청소년 문제 해결과 세대간의 갈등 조정, 그리고 다문화가정의 아이들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일상 화되기를 바랍니다.
교수님께서는 학창시절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1980년대 격동의 시절에 대학 시절을 보낸 대부분의 청년들이 그러하듯 좌절과 고통 속에 보냈던 기억이 많아요. 하지만 시대가 암울할수록 신 새벽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있었고, 그런 미래를 만들기 위해 화려하지는 않지만 무소의 뿔처럼 우직하게 살아온 것 같아요. 그래서 1990년대 민주화 이후 사람사는 세상을 잠시나마 경험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최근 들어 세상 돌아가는 모습이 다시 암울해져서 걱정입니다. 역사는 필연적으로 발전한다는 진리가 살아 숨쉬기를 젊은이들과 함께 기대합니다.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부족한 부분만 보려고 하지 말고 우리대학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보면서 자부심을 가졌으면 해요. 이번 우리 연구단이 선정된 배경에는 우리대학의 4대 특성화 사업 중 하나인 의ㆍ생명 특성화 계획과 이의 실현 가능성이 크게 작용을 했어요. 다른 대학과는 다르게 푸드에 대한 융ㆍ복합적 연구가 가능한 대학이라는 것이죠. 이처럼 우리대학은다른 대학과 차별화된 장점들이 아주 많아요. 이런 점에서 우리 학생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학교에 많은 애정을 가졌으면 합니다. 또한 우리대학이 가진 인프라도 적극 활용하고요. 우리대학도 이런 부분을 많이 홍보 했으면 합니다.
김고은 기자
goeunkr@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