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상(학업최우등상)을 받게 된 소감을부탁드립니다
처음 총장상을 받게 됐다는 연락을 받고나서 조금은 멍 했어요. 믿기지 않았죠. 큰 상을 받게 돼 기쁘다가도 또 한편으로는 눈물이 맺히기도 했어요. 힘들었던 그동안의 대학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갔기 때문이에요. 저는 적성에 맞지 않았던 대학을 자퇴하고 사회경험을 한 뒤 뒤늦게 다시 우리대학에 입학했어요. 그 덕분에 여자 예비역으로 불리기도 했어요.(웃음) 늦게 시작한 만큼 최선을 다해 학교생활에 임했어요. 뒤늦게 입학한 딸의 뒷바라지를 해주시는 부모님께 항상 죄송스러웠는데 이렇게 상을 받게 되니 효도하는 기분도 들어요. 제겐 항상 귀감이 되는 남자친구가 있어요. 그분께 저는 모자라는 여자친구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이번을 계기로 자랑스러운 여자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끝으로 제 자신이 자랑스럽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을 다니는 4년 동안 특별한 활동을 하신 적이 있나요?
2009년 우리대학에 그래(GHRe) 라는 어학연수 프로그램이 처음 생겼을 때 저는 호주 멜버른대학교 호손캠퍼스로 장기 어학연수를 다녀왔어요. 영어를 배우고 다른 문화를 접하는 좋은 기회였죠. 연수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홈스테이를 하며 알게 된 가족들이에요. 그 분들은 장애인 딸을 입양해서 키우셨는데, 편견 없이 사랑으로 자식을 키우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호주에서의 시간은 따뜻함을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2010년에는 캄보디아로 해외봉사를 다녀왔습니다.
캄보디아에서는 그동안의 제 생활을 돌아보며 반성하는 계기가 됐어요. 요즘 대학생들은 스펙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잖아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난에 찌들어 힘겹게 살아가는 그 나라 사람들이 안쓰럽다기보다, 스펙 쌓기에만 혈안이 돼있는 제가 더 불쌍하게 느껴졌어요. 티 없이 해맑게 웃는 아이들을 보며 조금의 여유도 없이 각박하게만 살아온 제가 작게만 느껴졌어요. 2010년 10월부터 2011년 9월까지는 교환학생으로 일본 아키타 대학에 다녀왔습니다.
처음엔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에 있는 역사적인 감정 때문에 일본인들과 가까워지기 힘들었어요. 그러나 개인적으로 알게 된 사람들 덕분에 과거에 있던 편견들이 없어졌어요.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와 일본문화를 비교하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여름에는 스카우트 원불교연맹 세계종교 심포지엄에서 운영위원으로 봉사활동을 했어요. 종교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큰 행사에 참여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그 사람들이 일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사람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죠. 또 전 세계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기 때문에 값진 추억으로 기억 될 것 같아요.
학교생활 중 보람찼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매 학기가 끝날 때 마다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무사히 한 학기를 마쳤다는 안도감과 뿌듯함이라고 할까요? 이 순간 제 마음이 가장 편해집니다. 일본으로 교환 학생을 갔던 시절, 지인의 소개로 참 마 창작 요리 대회 에 참가했어요. 그 대회에서 저는 최우수상을 수상함과 동시에, 그 대회 역사상 최초로 수상한 외국인이 됐죠. 다른 나라에서 한국인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어 뿌듯했어요. 작년 2학기 학기 초에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서 새 학기에 적응하는 시간을 놓쳐 버렸어요. 너무 힘들어서 모든 의욕을 잃어 불안했죠. 또 휴학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쌓아왔던 성적이 떨어질까 봐 겁이 나기도 했어요. 그러나 상담치료를 받으면서 다시 마음을 굳게 먹고 학교생활을 열심히해 나갔어요.
4.5평점 만점에 평균학점 4.5점, 학점 관리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먼저 저는 하루, 한 주, 한 달, 한 학기의 계획을 미리 다 짜놓고 새 학기를 맞았어요. 뚜렷한 목표가 생기면 학교생활을 조금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어요. 새 학기, 첫 수업시간에 각 교수님께서는 앞으로의 강의방향과, 학점반영비율을 주로말씀해 주세요. 그때 저는 그 교수님들의 스타일을 파악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수업에 맞게 학점관리를 했어요. 또 저는 출석률을 학생으로서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래서 100%출석을 목표로 했습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1~2주간은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기 전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아요. 저는 그 기간에 학기말까지 끝내야 하는 레포트를 모두 작성했어요. 과제는 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에요. 남들과는 조금씩 다르게, 이왕 하는 것 할 수 있는 한 자세하고 최선을 다해 제출해야 해요. 또 한가지중요한 것은 수업시간에 교수님과 소통하는 것이에요.
교수님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수업시간 내내 머리를 굴렸던 것 같아요. 지나간 강의나 실험이 생각날 수 있도록 자신만의 노트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 시험공부를 하기 전에 과목의 목차를 외웠어요. 내가 어떤 것에 대해 공부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였죠. 공부만 한 것처럼 보이지만 저 역시 치킨과 맥주를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에요. 다만 학기 중엔 모든 에너지를 학교에 쏟고, 방학 때는 공부보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했던 것이 학교생활을 지치지 않게 해줬지요. 앞으로의 계획과 인생의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저는 올해 4월, 미국으로 출국해 9월에 대학원에 진학 할 예정입니다. 그곳에서 임상영양학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 모두를 취득할 계획이에요. 전공분야의 교수가 돼서 다시 모교인 원광대학교로 돌아오고 싶습니다. 먼 훗날에는 여행을 하며 찍은 사진과 물건들을 모아 전시회를 열고, 자서전도 쓰고 싶어요. 이렇게 해서 번 수익금으로 다른 동문들과 뜻을 모아 제 이름을 건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의 말씀 부탁드려요
원광대학교는 꿈을 꾸게 하기보다는 꿈을 실현시켜 줬던 곳입니다. 우리대학이 조용하면서도 수준 있고 좋은 학교로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대학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6가지 당부의 말이 있습니다. 첫째, 매 순간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라. 둘째, 혼자가 되는 것에 익숙해 져라. 셋째, 큰 것을 보고 그 다음 작은 것을 봐라. 넷째, 해보지도 않고 포기 하지 마라. 하다보면 길이 생긴다. 다섯째, 놀려면 시간만 낭비하지 말고 확실하게 놀아라. 끝으로 학교에서 주는 혜택을 모두 가져가라는 말입니다. 모두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원광인으로 성장해 나가길 바랍니다.
김가현 기자
fkdhs3@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