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현실이 되다
우리대학에 재학중인 안준민 씨(국어국문학과 4년)는 현재 '원광대학교 한번 해보자(이하 원대한)'의 총괄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를 만나 우선 '원대한'이 무엇인지 물었다. "'원대한'은 크게 두 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청년잡담(JOB談)'은 선배들의 대외활동 및 해외여행, 인턴경험 등에 관련된 정보를 서로 나누는 선후배간의 멘토링 프로그램이고, '취업페스티벌'은 취업 멘토 박람회를 축제와 접목시켜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그가 '원대한'을 계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지방의 학생들은 서울이나 수도권 학생들에 비해 취업 관련 정보력이 낮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취업과 관련된 정보를 모을 수 있는 박람회 형식의 프로젝트를 진행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도전했습니다."
안씨는 구상한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이곳저곳 문을 두드렸다. "후원을 찾던 중 도청에서 취업관련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서 일자리 정책과에 자료를 보내고 후원을 부탁드렸죠."
그의 철저한 구상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원대한'은 우리대학뿐만 아니라 전라북도청과 공동주최할 수 있는 대규모 행사가 되었다. 안씨가 머릿속에 그렸던 '원대한'은 현실이 된 것이다.
지난 5월 24일 우리대학에서 '원광대학교 한번 해보자 : 청년잡담(JOB談)'이, 10월 27일 60주년기념관 아트스페이스홀과 60주년 앞 광장에서는 '원광대학교 한번 해보자 : 취업페스티벌'이 개최됐다
고민거리이자 행복인 '원대한'
'원대한'의 총괄자로서 그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도내 6개 대학 중 우리대학에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자되었습니다. 많은 예산을 들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타 대학에 비해 참여율이 낮았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원대한'을 알리는 것이 많이 힘들었어요."
안씨에게 다가온 시련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원대한'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가 발생했다. 그 중 특강의 강연자를 찾는 일은 매우 어려웠다. "강연자와의 연결을 위해 연락한 엔터테인먼트가 100곳이 넘었어요. 또한 수많은 강연자들 중 학생들에게 적합한 사람을 고르는 것도 만만치 않았죠. 강연료를 조율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안씨를 비롯한 '원대한 청년잡담(JOB談)' 및 '원대한 취업페스티벌' 운영진은 지난 10월 12일 대학 취업문화를 주도한 공로로 전북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그는 "원대한 행사가 끝나고 학생들이 대외활동에 관련해 이메일 등으로 질문을 하기도 하고 상담요청을 해오기도 합니다. 또한 감사의 메일을 보내주기도 하고 지나가다가 만나면 너무나 반갑게 인사를 해줄 때, 그때가 가장 뿌듯하고 기쁩니다"라고 말했다. '원대한'은 그에게 있어 가장 큰 고민이자, 그의 삶의 원동력이
성장을 위해 견뎌 낸 통
"어머니와 아버지가 브라질에서 생활하신 적이 있으세요. 그 때 제가 태어났어요. 브라질 국적을 갖고 태어난 것이죠. 초등학교 때 친구들이 저의 국적을 알게 되면서 '외국인', '브라질 사람', '외국인 노동자' 등 참 모질게도 놀려댔습니다.
고등학교 때 브라질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으로 바꾸면서 주민등록증 발급을 받으려 학교에 가지 못한 적이 있어요. 브라질 국적을 포기하러 간 것인데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는 소문이 나서 그 때 조금 힘들었습니다. 그러한 놀림이 싫어서 였는지 어린시절 승부욕도 강했고, 운동도 열심히 했어요."
초등학교 때 운동 하는 것을 좋아해 씨름, 투포환 등 여러 운동을 접했다는 안씨. 그는 고등학교 때 체육선생님이 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 당시 다른 방향으로 진로를 갑작스럽게 바꿨다. "체육 선생님으로서 잘 할 수 있을까, 과연 이 길이 나의 길이 맞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민 끝에 대학에 가고자 언어성적우수자전형으로 지원하여 원광대에 입학하게 됐죠".
하지만 체대를 준비했던 그에게 갑작스러운 문학공부는 당황스러웠다. "6년 넘게 준비했던 것을 포기하고 공부를 접하게 되자 힘들었어요.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고 제가 가장 잘 하는 것을 찾지 못한 시기여서 정체성에 혼란이 왔습니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찾다
정체성에 혼란이 온 그는 한 학기를 마치고 휴학을 한다. 군 제대 후 트레이너로 활약하던 중 그에게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찾아왔다. "제대 후 제가 공부와 맞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운동을 좋아했고 어린 시절부터 계속 해왔던 것이기 때문에 '다시 운동을 하자'고 마음을 먹었죠. 쉐라톤인천호텔에서 메인 트레이너로 일을 하던 당시, 젊은 여성이 수영장에서 아이들과 음료수를 먹으며 놀고 있는 모습을 보았어요. 그런데 그 수영장 한 쪽에는 나이가 지긋하신 아주머니께서 청소를 하고 있더군요. 물론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이상하게도 그 장면은 잊혀지지가 않아요. 너무나도 대비되던 그 모습은 저의 마음 한켠을 시리게 했습니다. 그 때부터 공부를 다시 시작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는 트레이너의 삶을 정리하고 학교로 돌아왔다. 그는 학교 홈페이지에서 신한은행 홍보대사 모집공고를 보게 됐다. 신한은행 홍보대사는 그를 새로운 삶으로 인도했다.
대외활동, 당당함과 자신감
그의 첫 번째 대외활동은 '신한은행 홍보대사'였다. 첫 도전이지만 그는 '당당함'을 무기로 삼았다고 한다. "신한은행 홍보대사 면접 때 정말 아무런 준비도 없이 면접장을 향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이지 당돌했네요. 저는 당당하게 저의 장점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체력적으로 남들에게 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했습니다." 당당함과 자신감을 무기로 삼은 그는 신한은행 홍보대사에 합격한다.
그에게 대외활동의 중요성에 대해 물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대외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대외활동은 학교 안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여러가지 활동을 할 수 있죠. 활동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볼 수 있어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죠." 하루에 약 10개가 넘는 대외활동 프로그램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자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은지 파악해야 합니다. 수백개가 넘는 대외활동 중 관심이 있는 분야를 선정하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해야 해요. 다양한 대학 활동을 통해 성장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것 처럼 보람찬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안씨는 현재까지 신한은행 대학생 홍보대사, 영삼성 캠퍼스리포터, 드림포레스트 대학생 강연가 등 많은 대외활동에 참여했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안씨. 그의 좌우명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좌우명은 '소금같은 사람이 되자'입니다. 모든 음식에는 소금이 꼭 들어가죠. 어느 집단, 회사에 들어가도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뜻에서 좌우명을 정하게 됐습니다. 소금 같은 사람이 되려면 앞으로 더 열정적인 자세를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항상 '나중에 돈 많이 벌면 기부해야지'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하지만 기부라는 것이 꼭 나중에 해야 하는 일이 아니죠. 지금 하고 있는 강연과 같이 '재능 기부'라는 것을 통해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어요. 이렇게 개인이 가진 재능을 나눌 수 있는 기부가 세계적으로 활성화가 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싶어요."
안씨는 재능 나눔 공동체인 '드림 포레스트'에서 대외활동 노하우 관련 강의를 맡아 진행한 경험이 있다. 또한 현재에도 대외활동의 종류와 자기소개서 면접 팁 등에 대해서 강연을 펼치고 있다. 그는 이처럼 기부와 관련된 일을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다고 한다.
"나는 스티븐 잡스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단, 스티븐 잡스가 되려는 사람을 돕고 싶을 뿐입니다." 안씨는 자신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꿈과 열정을 갖고 노력하는 사람이 최고가 될 수 있도록, 그 옆에서 도와주고 싶다고 한다.
열정을 갖고 도전하라
앞으로 '원대한'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 학생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는 안씨. "서울 모 학교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어느 한 분이 원광대의 자랑을 물었죠. 저는 그때 '아름다운 캠퍼스'라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질문한 사람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저희 학교의 도서관은 불이 꺼진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이죠. 우리가 밝혀야 할 불은 대학로가 아닌 학교안의 건물과 도서관입니다. 좀 더 열중하고 적극적인 자세를 가진 원광대인 되었으면 해요."
확고한 목표를 정한 후 준비하는 자세를 갖고 도전하면 불가능은 없다는 안씨. 그의 무한한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이채린 기자 | chaerin74@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