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신문이 올해로 창간 56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대학신문으로는 역사와 전통이 남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대신문에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원대신문 창간 56주년을 축하합니다. 더 많은 발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원광대학교 역사를 기록하는 기관으로서도 원대신문은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200호가 넘었다는 것은 학교로서도 굉장히 기쁜 일입니다. 자부심을 갖고 끊임없이 정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창간 56주년을 맞는 원대신문이 앞으로 담당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또 원대신문 기자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요.
대학신문의 첫 번째 기능은 학내에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 정책 등을 보도하는 일입니다. 원대신문 역시 충실하게 보도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대신문은 우리대학의 교수와 교직원, 재학생뿐만 아니라 전국의 학부모 그리고 익산시, 더 넓게는 전라북도 지역사회와 여러 언론기관 등에서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원대신문은 우리대학의 이미지 제고와 홍보의 기능을 담당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긍정적기사만 내보내는 것은 보도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 됩니다.
앞으로 대학의 여론을 선도해가는 기능까지 담당해주길 바랍니다. 70년대에는 학문이 전문화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전공이 70여개가 설강됐습니다. 인문, 자연, 사회, 과학 등의 학문은 각 영역별로 세분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전체 학문을 아우를 수 있는 통찰력은 키울 수 없었습니다. 세분화된 전공은 현재 학문의 추세에 부적합하게 됐습니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세계적 학문의 경향은 바로 융·복합입니다. 학부제 시행은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결과이지요. 통합되고 융화되는 학문의 세계적 추세에 맞게 여론을 선도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겠습니다.
기자가 마감에 쫓기면 시야가 학내로만 좁아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자가 가져야할 시각은 범지구적이고 범우주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대학의 추세는 무엇이고 학문의 경향이 어떤지를 대학신문이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시대에 따라 대학신문의 역할을 확대해야 합니다.
▲오늘날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의 발달은 종이신문의 위상과 역할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인터넷 시대에 대학신문은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 조언해주십시오.
컬러 티비나 사진 현상기가 나오면서 흑백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흑백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신문역시 정보 소통의 방법은 달라져도 종이신문의 기능이 있습니다. 대학신문이 SNS 미디어와 다르게 어떤 존재의 의의를 지닐 것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앞에서 당부한 것처럼 시야를 넓힌 통찰력, 사고력 등을 위한 기능을 수행해야 합니다.
저는 페이스북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부총장과 학생간의 거리가 있었고 '권위'라는 게 작용하여 명백한 상하관계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러나 페이스북에서는 전부 친구이지요. 페이스북은 우리사회가 가지고 있는 조직 위계를 수평화 되는 시대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부당한 권위보다는 진실한 소통이 필요합니다.
▲대학평가에 대해서도 얘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평가에서 우리대학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그리고 <학자금대출제한대학>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부총장으로서의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오늘 대학 앨범을 촬영하는데 작년에 작업했던 사진사가 제 머리가 더 희끗해졌다고 하더군요.(웃음) 사실 대학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는 너무 안일하게 있었습니다. 개혁의 필요성은 얘기하면서도 머뭇거리다가 벼락을 맞은 셈이지요.
그렇지만 1년 만에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것은 우리대학이 가지고 있는 저력을 우리가 스스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의미 있는 일로 봅니다. '우리가 다 같이 힘을 합하면 어떠한 일도 할 수 있다'라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그동안 누적된 문제점을 일부 해결했습니다만 아직 불안한 요소가 적지 않습니다. 앞으로 3~5년은 지나야 완전히 보완이 될 겁니다.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워서 구성원의 역량을 다시 결집하고 합심해야합니다. 다음달에 교과부에서 우리대학에 감사를 나옵니다. 아직 안심하긴 이르고 많은 노력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지난 1201호(9월 10일자) 특별인터뷰에서 정세현 총장님께서는 4대 특성화 추진과 함께 4대 핵심역량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하셨습니다. 특성화 사업들 중에서 특히 중점을 두어야할 부분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십시오.
4대 특성화 사업은 여러 기회를 통해 말씀드린 것처럼 첫째는 인문학적 소양 강화, 둘째는 중국문제 특성화, 셋째는 의·생명 특성화, 넷째는 그린에너지 특성화입니다.
우선 '인문학적 소양'을 강화하는 사업은 '중국문제 특성화 사업'과 함께 이번 교육과정개편에 반영시킬 예정입니다. 중국의 영향력이 앞으로 미국보다 커진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역사적으로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중국의 역사와 문화, 전통을 알고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서울 지역의 학부모들은 학생들에게 중국어 교육을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우리대학의 '중국어말하기 사관학교' 학생을 모집해 보면 100명도 지원하지 않습니다. 아직 중국에 대한 인식이 일정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을 통해서 개인의 성취기회가 확대될 것입니다.
다음은 '의·생명 특성화 사업'입니다. 우리대학은 서울과 수도권 주요대학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의사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나라 전체 의사 수 대비 우리대학 졸업생의 점유율이 높아질 것입니다. 물론 숫자로 경쟁력을 말할 수 없습니다. 약학·자연대·생명 자원대·공대·생활대학의 식품영양학과까지 포함해 전반적인 의·생명 분야의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바이오 신약 개발이나 천연물 추출은 현재 연구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이러한 분야를 사업과 연계해 대형 과제를 수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린에너지 사업'으로 공대가 주체가 되어 미래에 대한 성장 동력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호남광역권 경제 개발사업의 하나이기도 한 그린에너지 사업은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이들 사업들 중에서 특히 '중국문제 특성화'와 '의·생명 분야사업'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대학에서 가장 변화가 시급한 부분이나 특히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세 가지 정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작년에 취업률이 저조해 엄청난 고통을 받았습니다. 취업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산학협력을 통해 현장실습 기회를 확대해야 합니다. 그동안 실습은 공대나 경영대학에서만 해왔습니다. 그러나 전체학문 분야에서 현장실습을 실시해야 합니다. 현장실습을 과목으로 개설하고 실습을 통해 학점을 취득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전체학문분야에서 실습과목을 적용해 학생들이 빨리 현장을 경험해 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대학시설 정비입니다. 이번 신축도서관은 국내 대학 도서관의 좋은 것들을 모두 벤치마킹해서 지었습니다. 그러나 강의실과 실험 실습실은 아직도 시설이 미흡합니다. 학생복지공간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학의 여러 시설을 연차적으로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조금 더 앞당겨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은 교외 거주환경이나 음식점 등의 시설이 좋아지다 보니 학교가 제일 노후 된 곳이 되었습니다.
세 번째로는 교수들의 연구 역량 강화입니다. 작년에 교과부 평가에 관한 지표를 관리하느라 교수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대학은 교육과 연구라는 두 개의 축이 균형을 이룰 수 있어야 합니다. 교수들은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올해의 대학평가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대학 발전을 위해 교직원과 학생들 모두가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작년에 취업률이 낮아 교수와 교직원들이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발 벗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정작 학생들은 취업마인드가 없이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어요. 미래에 대한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부족합니다. 아직도 부모님이나 교수님에게 기댈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장래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정해야 합니다. 고등학교 때도 진로에 대한 고민이 없었고 어떻게 가족을 부양하고 살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없이 대학에 진학한 것이죠. 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자기 장래에 대해 고민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교학부총장의 직책을 맡은 지 2년이 되었습니다. 교학부총장으로서 우리대학 구성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지난 1년 동안 대학평가를 위한 대비만 재촉해서 죄송합니다. 작년에는 위기에 대처하느라 우리대학 구성원들 모두 수고가 많았습니다. 위기를 계기로 우리대학의 저력과 신념이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제2 개교의 심정으로 대학 구성원 모두가 비전을 갖고 정진해 나갔으면 합니다.
▲원대신문 애독자로 알고 있습니다. 원대신문은 올해부터 베를리너판으로 판형을 변경하고 제호도 바꾸는 등 많은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이에 대한 부총장님의 평가와 독자로서 의견 부탁드립니다.
원대신문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판형을 바꿨는데 신문이 훨씬 보기가 좋습니다. 편집도 아주 좋고요. 교내 구성원들이 미래지향적으로 사고하고, 대학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기사들을 많이 접해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아시아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세계의 대학들에 대한 관심과 함께 글로벌한 시각으로 과감한 기획을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창간기념 특별 인터뷰에 응해주신 데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원대신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