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마푸드 지부장, 역할에 소신을 다하다
파마푸드는 일본 교토에 본사를 둔 바이오 회사입니다. 미국, 중국, 이집트, 한국(서울)에 지부가 있으며저는 한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생명과학부 발생학 실험실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후 일본 교토대학 농학연구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 후 (주)파마푸드에 연구원으로 입사해 8년간 근무를 했어요. 일본에서 Life Science Information(LSI부)부장을 역임, 올해 1월에 한국 지사로 오게됐지요. 12년 만에 완전 귀국한 셈입니다. 맡은 일은 일본에서 개발한 여러 가지 기능성 식품, 약품의 원료가 되는 소재들을 한국의 유명 식품회사에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천연물 유래의 원료들을 갖고 연구를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소재, 즉 계란이나 쌀, 일본술 등 주변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재들의 알려지지 않은 기능들을 추출해 내는 것이 제가 하는 일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계란으로 예를 들자면, 사람들은 단순히 계란을 식품의 하나로 생각하지만 저희가 볼때는 여러 가지 생명현상에 필요한 물질들을 다 담고 있기 때문에 계란을 바이오캡슐이라고 부릅니다. 이 계란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물질들 중 우리가 필요로 하는 물질만을 추출 정제하기 때문에 평생 계란 하나만 연구해도끝이 나지 않을 것입니다. 정말 매력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희로애락,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몇 년 전 일본에서 근무할 당시, 한국의 유명한 모 제약회사 회장님과 사장님을 저희 회사가 있는 교토에모시고 가야 했는데 내비게이션도 없었고 전날 인터넷으로 호텔 이름과 위치만 프린트해 다음날 모시러 갔었습니다. 혹시나 실수할 까봐 3시간 전에 떠났는데도 갑자기 내린 눈 때문에 길이 막혀 겨우 시간에 맞춰 도착했지요.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때부터였습니다. 호텔에 도착해보니 조그마한 비즈니스호텔이었습니다. 속으로 '회장님께서는 참으로 검소하시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한참을 기다려도 안 나오시기에 여기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프런트에 문의해보니 손님 중에 그런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확인해보니 이름만 같은 동명 호텔이었어요. 결국 택시로 이동해 갔더니 특급 호텔 로비에서 체크아웃을 마치신 회장님이 사장님과 함께 1시간 넘게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전후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껄껄 웃으시더군요. 이 회장님과는 지금도 한 달에 한번 정도는 뵙고 비즈니스에 대해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동물과 곤충에 관심이 많은 소년
어렸을 적부터 동물이나 곤충에 관심이 많았어요. 기르는 것도 많은 흥미를 느꼈어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그린 그림들을 어머니가 다 보관해 주셨는데 동물원이나 동물을 그린 그림들 뿐 이었죠.
좋아하는 책도 시튼의 동물기 나 파브르의 곤충기 , 동물들과 말을 할 수 있는 돌리틀 선생이야기 같은 것들 이었습니다. 이런 취미생활 덕에 고등학교 시절 자연스레 이과를 선택했고 진로 상담을 하면 생물학과로 진학 하겠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학교에서는 밝고 쾌활한 성격과 잘생긴 얼굴을 겸비해 항상 반에서 인기가 많은 편이었어요. 근처 여학교에서도 꽤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요즘 같으면 얼짱이라고 할까요?(하하)
식 분야에서 보람을 느끼다
기능성 소재 등을 연구 개발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먼저 효능 효과를 실험실에서 스크린한 후에 동물실험을 거쳐 재확인해야 합니다. 그 후 다시 동물실험을 이용한 안전성 검사를 거친 후 임상실험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것을 다 마치려면 보통 5년 정도 걸리지요. 이렇게 몇 년에 걸쳐 연구했던 성과들이 실제 상품화가 되어 마트나 백화점 등에서 제품으로 팔리는 것을 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인생의 최종목표와 후배들에게 전하는 말
제 인생 최종목표는 '죽을 때까지 즐겁게 살자' 입니다. 현재 기능성식품 원료들을 개발,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우리가 개발한 제품들로 인해 좀 더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외국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느낀 점입니다만 국내 대학 어느 곳을 졸업하든 그들의 눈에 KOREAN UNIV로 인식될 뿐입니다. 스펙을 쌓기 위해 국내에서 경쟁하고 싸우기 보다는 해외를 무대로, 외국 학생들을 경쟁상대로 삼아 시야를 넓혀 글로벌한 마인드를 갖췄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항상 어떤 상황이 닥치던지 여유를 갖고 대처 하십시오. 여유가 없으면 절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넉넉하지 못한 유학생활이었지만 주머니 속에 돈은 없어도 항상 여유는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도 성공한 사람은 아닙니다. 또 성공한 사람만이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후배님들과 같이 성공을 하기 위해 이런 조언을 해주고 싶습니다.
원광대학 후배님들! 같이 노력해서 성공해봅시다. 명품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할 때입니다.
이혜민 기자 | leehm9@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