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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학년도 입학식 총장 훈사
1994학년도 입학식 총장 훈사
의전과기간 : 1994.03.02

오늘 본교가 마흔네번째로 맞이하는 신입생들의 영광스러운 입학식을 당하여 공사다망하심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빛내 주신 재단이사장님과 관계인사, 내외귀빈 여러분,그리고 이들의 대학입학이라는 영광뒤에 온갖 희생과 정성을 아끼지 않으신 학부모님 여러분께 먼저 심심한 감사말씀을 드립니다.

 본인은 오늘 대학입시라는 치열한 경쟁의 관문을 뚫고 학문탐구와 인격수련의 최고 권위를 지닌 대학의 문에 당당히 들어선 신입생 여러분을 환영하며 축하를 보내는 바입니다. 또한 오늘의 이 기쁨과 영광은 지난 수년간 갖은 어려움을 무릅쓰고 신입생 여러분을 뒷바라지 해 주신 학부모님들과 가르치고 지도해 주신 은사님들의 기쁨이요 영광이기에 학부모님들과 선생님 여러분들께도 심심한 위로와 축하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자랑스러운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은 오늘 대학 입학식을 맞아 자기자신과  대학, 그리고 몸담고 있는 국가사회의 현실을 성찰할 줄 아는 냉철한 판단력과 지혜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흔히 교육을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고 대학에 입학하면 목적이 성취된 것 처럼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신입생 여러분, 대학은 입학하는 어려움 못지 않게 학문탐구와 인격수련의 과정과 졸업도 결코 쉬운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험난한 사회를 헤쳐나가기 위하여, 그리고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 나가기 위하여 지금 무엇을 갖추고 있으며, 자신의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무엇이 부족한가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 진단에 바탕하여 대학생활과 인생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대학에의 입학은 분명히 영광스럽고 축하받을 일이지만, 대학입학에 만족하거나 조그마한 성취에 도취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한 신입생 여러분은 대학이 어떤 곳이며 무엇하러 대학에 진학하였는가를 분명하게 이해하여야 하겠습니다.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요 인격수련의 도장이며 국가의 동량지재를 배출하는 산실입니다. 강의에의 참여,독서와 토론,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안과 실험, 그리고 인격을 갈고 닦아 나가는 수련장인 것입니다. 대학생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그 관심은 강의실과 세미나실에서의 불꽃튀는 토론의 형식을 취해야 하는 것입니다. 대학생은 사회와 경제문제에 관여할 수 있으나 그 관여는 사회인과 경제인으로서가 아니라 학문하는 사람의 입장을 견지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본인은 실력의 연마라고 믿고 있습니다.

 나아가 신입생 여러분은 우리의 국가사회가 처해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6년여 뒤에 맞이 할 21세기의 주역임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오늘날의 국제사회는 과거 어느 때 보다도 치열한 지식 정보의 경쟁과 새로운 경제체제로의 변혁이 일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냉전체제가 무너지면서 국가간의 화해와 협력이 모색되는 듯 하지만 실은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고 자국의 살길을 모색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와 같은 개발도상국에는 엄청난 희생과 고통을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국제간의 무한경쟁상황은 단순히 국가사회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 만은 아니며 신입생 여러분 개개인의 문제이기도 한 것입니다. 국가간의 무한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 여러분 스스로는 물론 국가와 민족의 장래가 암울해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지금부터 국제적인 안목과 실력을 연마하고 지식정보 사회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대학생활을 설계하고 이를 실천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신입생 여러분!

 본인과 전 원광인의 이상은 원광대학교를 세계적으로 명성있는 대학교로 발전시키는 것이며, 이를 위한 장기발전계획을 수립 착실하게 추진중에 있습니다. 비록 지방 중소도시에 위치하여 여건이 양호한 것은 아니지만 44년이라는 짧은 역사속에서 이만큼 성장 발전한 전통을 바탕으로 圓光人의이상은 충분히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문제는 여건이나 환경이 아니라 신입생 여러분들의 자기확신과,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용기와, 그리고 실력을 연마하는 노력인 것입니다. 밝은 미래는 여러분들을 결코 기다려주지 않으며, 여러분 스스로의 노력으로 개척하고 창조해야 할 대상입니다.

 "첫 단추를 올바로 끼워야 한다" 라는 평범한 진리의 중요성을 신입생 여러분은 깊이 음미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옷이라도 첫 단추를 올바로 끼우지 못하면 옷의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부터 시작하는 대학생활의 첫발을 어느 방향으로 내 딛느냐가 4년 혹은 6년 뒤의 자신의 모습을 결정지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느 곳에서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더라도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하여 대학에 왔는가?” 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찿아가는 대학생활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금부터 시작되는 여러분의 대학생활에 법신불의 가호와 은혜가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1994년    3월    2일

원광대학교 총장 김삼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