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셨던 아버지를 보면서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어요. 대학교 4학년 때 그 꿈을 이루기로 다짐했죠" 대학교 4학년, 김 동문은 그녀의 모교인 기전여자고등학교에서 교생실습을 했다. 그 때 선생님이 되겠다는생각을 굳혔고 졸업과 동시에 교단에 섰다.
김 동문은 맨 처음 학생들과 마주했을 때를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아직도 그날의 설렜던 마음을 잊을 수 없어요.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나의 말에 귀 기울여 주는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목이 쉬도록 열심히 가르쳤죠"
수많은 제자들 중 김 동문의 기억 속에 남는 학생이 있단다. "김종현이라는 학생은 아직까지도 제게 편지를 하고 있어요. 종현이는 편지를 쓸 때마다 못난 제자 올림 이라고 적어요. 그 이유가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공부도 잘 하지 못했고, 잘생기지도 않아서 매번 그렇게 썼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저는 그 학생을 잘난 제자라고 생각해요. 졸업 후에도 계속 편지를 쓰는 학생은 드물기 때문이죠. 공부를 잘했던 학생보다는 이렇게 인간성 좋은 학생이 기억에 오래 남아요"
그녀에게 스승으로서의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지 물었다. 제자들에게 주었던 가르침이 그들의 인생에 중요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단다.
물론 교사로서 힘들고 어려웠던 점도 있었다. 스승과 제자 사이의 관계를 부인하거나 무시하는 제자, 수업시간에 통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말을 듣지 않는 학생도 있었다고. 김 동문은 그 어려움 속에서 얻은 깨달음이 있다. "교사가 그들과의 관계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들도 교사의 진실된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을 알게됐죠"
그녀가 꿈꾸는 교정
"요즘 들어 학교가 점점 파편화 되는 모습을 봐요. 학교가 개인주의화되는 경향을 볼때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어요"
김 동문은 참된 스승과 제자의 모습을 이렇게 말했다. "스승은 아이들의 말에 귀 기울여 주고 그들을 품을 수 있어야 하죠. 또한 제자들은 스승을 신뢰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져야 해요"
그녀는 청소년 문화가 건전하게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문화적 풍토를 조성하고, 사회적 배려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래 문화가 긍정적으로 피어날 수 있도록 그들만의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교사와 가정의 상호 협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동문이 꿈꾸는 교정의 모습 중 하나는 학교가 공동체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학교를 중심으로 공동체 구성원들이 연결되어야 해요. 학생들은 내향적이고 '고립된 개체로서의 나'에서 벗어나 '타자와 연결된 존재로서의 나'를 자각해야 해요" 또한 학교, 그리고 교사는 아이들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지,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둘지 깨닫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세상의 소용돌이에 휩쓸리지 않고 어기찬 걸음으로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향해 나아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나의 길을 걷게 될 후배들에게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든, 못 하는 학생이든 그들 나름대로의 꿈이 있어요. 선생님이라면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학생들이 꿈을 향해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주는, 다시 말해서 등대의 역할을 해주어야 해요"
김 동문은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교사의 가장 큰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이 있어야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고, 잘못한 것을 보면 따끔한 충고도 해 줄 수 있다고그녀는 말한다. 그녀는 인기 있는 교사보다는 존경 받는 교사가 되도록 노력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저는 선생님이라는 꿈을 가진 우리대학의 후배들 모두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임용시험이 아무리 힘들고 벅찰지라도 포기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마지막엔 자신의 꿈을 이루고 환하게 웃을 수 있는 학생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인내하는 자세로 좌절하지 않길
그녀는 우리대학 후배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 비록 많은 돈을 벌지 못해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인생의 꽃이자 보람이예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의지와 인내를 가졌으면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김 동문은 가정교육과의 커리어 코칭 사업에서 멘토 역할을 수행 중이다. "커리어코칭은 후배와 선배 간 연계를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진로에 대해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어요.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선배, 그들의 인생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선배로 남고 싶습니다"
40여 년 동안의 교직생활 중에도 봉사활동을 다니고 있다는 김 동문. 앞으로도 그 계획이 계속될 것이란다. 스승으로서, 선배로서 모두에게 존경받는 그녀의 행보를 눈여겨보자.
김가현 기자 fkdhs3@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