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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2022년 총장 신년사
2022년 총장 신년사
총무과2022-01-03

종법사 신년법문 이사장 신년사 총장 신년사

총장 신년사(2022년)

‘사자교인’(獅子咬人)의 지혜로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하는 용기를!

박맹수 총장님

원광대학교 교직원과 재학생, 동문 및 학부형 여러분!

임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소망하시는 모든 일들이 원만성취(圓滿成就) 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또한, 재작년(2020)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 아래에서 공동체와 가족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고투해 오신 그간의 노고에 심심한 위로의 말씀과 함께 깊은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미래형 대학은 교육, 연구, 봉사라는 전통적인 대학의 역할에서 과감히 벗어나 우수학생 유치, 학생중심 교육, 학생 한 명 한 명의 눈높이에 맞는 진로지도와 상담, 취·창업 및 산학협력의 활성화,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하는 연구력 제고, 글로벌 차원의 교류협력 증대, 그리고 고령화와 인구절벽, 학령인구 감소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아래 지속가능한 대학 만들기라는 시대적 과제에 ‘창조적으로’ 대응하는 새로운 대학상의 정립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해 우리 대학이 시대가 요청하는 과제에 선도적으로 대응해 온 사례 몇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대학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전 세계를 강타하기 시작한 2020년 1월부터 총장이 직접 상황실장을 맡는 코로나19 대책상황실을 설치하여 관련 부서들과 유기적이며 긴밀한 방역관리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캠퍼스 환경을 구축하였습니다. 총무처, 관리처와 국제교류처, 학생생활관, 학생복지처 등은 긴밀한 상호협조체제 아래 지난 2년간 재학생과 교직원들은 물론이고 해외에서 온 유학생들까지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철통같이 지켜냄으로써 안전한 캠퍼스를 이룩하는 데 결정적으로 이바지하였습니다. 특히, 우리 대학 국제교류처는 중국인 유학생을 비롯한 유학생의 방역관리에 만전을 기함으로써 중국정부와 우리 보건당국으로부터 특별 감사장과 표창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국제교류처 직원 및 퇴직 교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와 자원봉사활동에 뜨거운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해 우리 대학은 개교 75주년과 숭산 박길진 초대 총장님 서거 35주기를 맞이했습니다. 이에 대학교당과 총무처, 기획처, 대외협력홍보처, 링크플러스사업단, 원불교사상연구원, 중앙도서관 기록물관리과 등이 주체가 되어 기념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3천여 교직원과 1만 5천 재학생, 그리고 16만 동문들이 ‘글로벌 마인드 개벽대학’ 원광대학교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을 널리 공유하는 귀중한 기회를 가졌습니다. 또한, 도덕교육원과 마음인문학연구소, 시민교육 사업단이 오랜 기간 공들여 일군 인성교육 성과 덕분에 우리 대학은 교육부에서 시상하는 제 9회 인성교육대상을 수상하였으며, 학군단에서는 국방부 평가 3년 연속 최우수 학군단, 육군평가 3년 연속 최우수 학군단, 교육사령부평가 최우수 학군단에 선정되는 등 3관왕을 차지하는 유례없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2019년 학생중심, 학생성공을 지향하는 ‘교육혁신단’을 선제적으로 설치하여 교육혁신에 전념한 덕분에 3주기 대학평가에서 일반재정지원대학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교육혁신단 교수학습개발센터와 교무처 학사지원과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 펜데믹 상황 속에서 폭발적으로 그 수요가 증가한 비대면 수업 프로그램의 개발 및 지원 업무에 말 그대로 전방위적으로 대응해 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학생들은 물론이고 교수님들과 직원 여러분들이 비대면 중심의 교육환경에 비교적 성공적으로 적응하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혁신단과 교무처의 모든 교직원 여러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인력개발처에서는 삼성그룹 계열의 ‘멀티캠퍼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SW전문인재 양성과정을 유치하는 한편, WK300 강소기업 인증제 시행으로 재학생들의 취업 기회를 전면적으로 확대하였습니다, 산학협력단에서는 2019년 신설한 ‘소규모 융복합연구회’를 50개까지 확대하는 등 전력을 다한 결과 우리 대학 전체의 연구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함으로써 XR 소재부품 장비센터, 지역혁신연구센터(RLRC), 공동기기센터 유치 등 대형 국책과제 수주에 성공하였습니다. 기획처에서는 지난 40년간의 숙원사업이던 ‘캠퍼스 마스터플랜’을 완성하는 한편,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지속가능한 대학 만들기’ 개혁프로그램을 정비하였습니다. 대외협력홍보처에서는 개교 75주년을 맞이한 올해 ‘개벽원광 비전선포식’을 통해 개교 1백주년이 되는 2046년까지 1천억 원 규모의 ‘개벽원광발전기금’ 조성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개벽원광발전기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는 특별히 단과대학과 산하 병원 교직원 여러분들까지 대대적으로 동참해 주심으로써 16만 동문들과 지역사회의 뜨거운 관심과 지지, 동참을 이끌어내는 자랑스러운 전통을 세워주셨습니다. 교직원 여러분들의 헌신적 노고와 협력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학생복지처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고군분투에 대해서도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우리 대학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부터 가장 안전한 캠퍼스를 이룩하였습니다. 그 덕분에 2020년 9월에는 제 74차 전국교육감총회를 유치할 수 있었으며, 올해 2학기에도 3천여 명의 재학생들이 학생생활관에서 무사히 한 학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말할 것도 없이 학생복지처를 중심으로 총학생회 등이 방역수칙 준수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준 덕분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학생복지처와 총학생회는 우리 대학의 최대 현안인 신입생 유치활동에도 적극 참여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총장과 총학생회장단이 함께 고등학교를 방문하여 신입생 유치활동에 나선 사례는 아마도 우리 대학이 유일하지 않을까 합니다.

신입생 유치 문제가 나왔으니 입학관리처의 ‘사투’에 대해서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지난 해 우리 입학관리처장님과 부처장님 두 분, 입학관리처 직원 여러분, 그리고 입학사정관 여러분이 전국 고교를 순회한 거리는 지구를 몇 바퀴 쯤 돌만한 거리라고 할만큼 피땀어린 노력을 보여주셨습니다. 입학관리처에 근무하고 있는 처장 이하 모든 직원들은 지난 1년 휴일도, 방학도 반납한 채 밤낮으로 온통 신입생 유치 활동에 매달렸습니다. 그 노고, 그 헌신, 그 땀과 눈물을 우리 원광가족 모두는 꼭 기억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이상과 같은 다대한 노력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 우리 대학은 개교 이래 최대 규모의 신입생 미충원사태에 직면한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대규모 미충원으로 인한 대학의 재정압박은 우리들의 상상을 뛰어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기서 잠깐 제가 총장으로 취임한 이래 지난 3년간의 재정운용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취임당시 전임 총장으로부터 2019년도 예산안을 받았더니 적립금에서 90억을 인출해야 하는 적자 예산안이었습니다. 1년간 그야말로 젖 먹던 힘까지 발휘하여 최종적으로 40억 인출로 마무리하였고, 2020년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막대한 재정손실이 있었음에도 적립금 인출 제로의 균형재정을 달성하였습니다. 작년에는 코로나19에 더하여 대규모 미충원 사태로 인해 1백 억 규모의 재정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적립금 인출 없이 결산을 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만 최종 결과는 장담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재정상황을 설명 드린 이유는 해가 거듭될수록 상황이 호전되기는커녕 악화일로에 있는 ‘현실’을 직시해 주실 것을 촉구하기 위해서임과 동시에, 우리들이 살고 있는 시대가 ‘성장시대’가 아니라 ‘수축시대’라는 사실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여러분들께서 너무나 잘 알고 계시듯이, 우리 대학은 2018년 8월에 법무부로부터 ‘비자제한대학’으로 지정된 이래 아직까지도 그 문제를 극복 못함으로써 어학연수생은 말할 것도 없고, 학부 및 대학원에서도 외국인 유학생 입학을 크게 제한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지방간의 심각한 ‘격차’와 그로 인한 한국사회 전반의 ‘인 서울’ 경향 속에서 학부 재학생들의 중도 이탈 현상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대학 내부 상황만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외부 환경마저 개교 이래 단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을 정도로 ‘전 방위적으로’ 우리 대학의 존폐를 위협하고 있다는 데에 그 심각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 바깥에서 몰려오는 위협 요소에는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먼저, 글로벌(Global) 차원의 위협 요소로는 코로나19 재앙과 기후재앙이 가장 대표적 요소입니다. 세계적 석학들은 코로나19 재앙 다음은 기후재앙이 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후재앙은 해마다 그 피해의 정도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2018년 10월 우리나라 인천에서 개최된 제 48차 ‘기후변화 정부간협의체’(IPCC) 총회에서 채택된 ‘1.5℃ 특별보고서’는 인류 전체에게 마지막으로 보내는 경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저감하기 위해 도입된 ESG경영은 머지않아 우리 대학에게도 엄격한 실천을 요구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내셔널(National) 즉 국가차원의 위협 요소는 너무나 많습니다. 즉 저출산 고령화,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방과의 ‘격차’ 확대, 인구절벽에 따른 지방소멸, 지방소멸과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대학의 위기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민망할 정도입니다. 이 가운데에서도 인구절벽과 지방소멸, 그리고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대학의 위기는 지금 우리 대학의 존립 여부를 심대하게 위협하는 가장 결정적인 위협 요소입니다.

글로벌과 내셔널 차원의 문제 다음으로 더욱 심각한 로컬(Local) 즉 지역의 위기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역의 위기는 여러 측면에서 지적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인구수만 거론하고자 합니다. 주지하듯이, 우리 대학이 자리하고 있는 익산시 인구는 10년 이상 감소하여 지난해 28만 선이 무너져 작년(2021) 10월말 현재 27만 8,800명 수준이 되었습니다. 광역지자체인 전라북도 인구도 180만이 무너진 지 오래며, 2021년 10월말 현재 178만 9,770 명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는 학령인구 감소와 직결되며, 학령인구 감소는 곧 대학 입학자원의 감소로, 그리고 대학입학 자원 감소는 곧 전북에 자리한 우리 대학을 포함한 지역대학의 존립 위기로 바로 전이될 것입니다.
글로벌, 내셔널, 로컬의 위기만 있다면 그나마 다행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위의 세 가지 차원의 위기에 더하여 우리 대학의 구조적 취약성을 언급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봅니다. 교육부와 여러 사립대학의 법인들 사이에서 우리 학교는 지금과 같은 “대전환, 대격동의 시대에 과감하면서도 철저하고, 근본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구조개혁을 이끌 의지가 있는가, 또한 과감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구조개혁을 이끌 주체가 있는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주지(周知)의 사실이라는 점을 이 자리에서 지적해 두기로 합니다. ‘영호남 4개(사립)대학’ 법인 중에 원광대학교만이 인구 100만이 안되는 배경도시 때문에 재정적으로 가장 가난한 법인이라는 사실도 반드시 알아야 할 ‘현실’임을 지적해 둡니다. 이상으로, 우리 대학을 둘러싼 안팎의 엄중한 상황을 조금 장황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이제 결론을 맺기로 합니다. 이렇게 대학 안팎을 둘러싼 엄혹한 상황을 어떻게 해야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이 자리를 빌려 감히 그 희망의 길에 대해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불가(佛家)의 가르침에 ‘한로축괴 사자교인’(韓盧逐塊 獅子咬人)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 말로 옮기면, “한로(중국 전국시대의 명견)에게 돌을 던지면 그 개는 돌을 쫓아가지만, 사자에게 돌을 던지면 그 사자는 돌을 던진 사람을 문다”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어떤 사건이나 사태, 사물의 허상이나 껍데기를 쫓지 말고 그 핵심이나 본질을 꿰뚫어 직관하라는 가르침이지요. 달리 말하자면, 사건이나 사태, 사물의 실상을 직관하는 지혜(智慧)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가르침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교직원 여러분! 사랑하는 재학생 여러분!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못 바꾸는 법”이라는 격언이 상징하듯이 ‘글로벌 개벽대학’ 원광대학교 학적을 가지신 16만여 동문 여러분! 그리고 1946년 설립 이래 지난 75년 동안 한결 같이 원광대학교의 발전을 기원하며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

지금 우리 원광대학교의 존립을 위협하는 가장 근본적인 위협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지금과 같은 대전환, 대위기 속에서 그 대위기를 돌파하려면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위기상황이 되면 진짜와 가짜, 주인과 객이 선명하게 나누어진다고 합니다. 안팎으로 대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이 상황에서 누가 진짜이며, 누가 가짜입니까. 참 주인은 과연 누구이며, 손 놓고 바라보는 객은 과연 누구입니까? ‘한로축괴 사자교인’의 지혜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여러분들께서 그 지혜를 발휘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신입생 미충원사태는 한 두 해에 그칠 사안이 아니라, 2040년까지 향후 20년 동안 지속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난해 우리 대학이 맞이한 대규모 미충원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 수는 없을까요? 우리 모두 다른 대학보다 한 발 더 일찍 찾아온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드는 ‘사자교인’의 지혜의 주인공이 되지 않으시겠습니까? 우리 대학을 수호하는 신령이 계신다면, 그 신령께서 먼저 개혁하라고, 먼저 정신 차리라고 내려준 ‘채찍’이라고 해석하면 어떨까요? 그리하여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 하는 대용기를 함께 발휘해 보시면 어떨까요?

임인년 새해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