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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인터뷰

2014년 원광언론인상 수상 한성천 전북도민일보 부장(독어독문학과 82학번)
2014년 원광언론인상 수상 한성천 전북도민일보 부장(독어독문학과 82학번)
신문방송사2014-05-26

“언론인, 자신보다 사회와 국가를 위하는 사명감 필요”

한성천 (독어독문학과 82학번)

원광언론인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소감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기자생활 25년 동안 나름 직분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을 뿐인데, 훌륭하신 동문 언론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앞으로도 원광언론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후배들에게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언론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원광언론인상 말고도 다수의 언론인상을 수상하셨는데 수상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지역사회를 선도하는 직군 중 하나가 기자라고 생각합니다. 그간 우리 전북이 안고 있는 유무형의 자산과 문제점을 조사하고 분석해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 같은 노력은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그 결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기자상 ,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전국컨퍼런스 우수보도상 , 전북기자협회 올해의기자상 , 전북민언련 올해의좋은기사상 등 지금까지 9회에걸쳐 기자상 및 보도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번 세월호 사건을 취재한 많은 언론인들이 과한 취재 경쟁으로 질타를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의견을 말씀해주세요.

기자는 본능적으로 남보다 먼저, 남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고자 하는 열정을 갖고 있습니다. 열정이 없다면 사회악을 해부하고 바로잡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취재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기자로서의 열정도 중요하지만 국민적 정서를 더 고려한 섬세한 취재활동이 요구될 때는 기자정신의 발현보다는 국민을 배려하는 조용한 취재기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인이 가지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자세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사회적 부조리를 비판하고, 바로잡으려는 올곧은 기자정신을 갖추는 일이 제1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사회적 약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배려하는 마음과 행동도 동시에 필요합니다. 기자, 즉 언론인에게는 자신보다 먼저 남을 위하고, 사회를 위하고, 국가를 위하는 사명감이 요구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는 펜이 칼보다 강하다 는 말을 제일 실감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을 실감할 때는 언제인지요.

전북도민일보 기자생활 4년째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농민들은 투명하고 공정한 추곡수매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부조리는 여전했습니다. 농민들의 한결같은 요구에도 추곡수매현장의 검은 커넥션이 사라지지 않아 농민으로 변장한 후 소위 잠복취재 를 시작했습니다. 며칠간의 잠복 끝에 양곡 도매업자가 불법추곡수매하는 현장을 잡아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로 인해 전북지역에서의 불법추곡수매가 사라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언론인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매력은 만날 수 없는 사람이 없다 는 점입니다. 언론인은 사람 사는 이야기를 전하는 전달자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개인 역량에 따라 가고 싶은 곳에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간 기자생활 25년동안 평양을 비롯해 전 세계 30여 개 국을 취재했습니다. 외교관이 아닌 일반 직장인이라면 이런 기회를 잡기란 힘들 거라 생각합니다. 언론에 들어서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대학시절 저는 하고 싶은 일 과 갖고 싶은 것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고 싶은일 은 방송PD였는데 4학년 때 서울KBS PD직에 도전했다 실패해 기자로 전환해 서울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2년간 서울서기자생활을 하던 중 부모님의 권유로 전주전북도민일보로 내려왔습니다. 갖고 싶은 것 은 광고기획사였습니다. 서울서 기자생활을 할 때 한양대와 홍익대 출신 친구 2명과 뜻을 모아 광고기획사를 창업했습니다. 신나게 일했습니다. 그러나 전주로 내려오면서 광고기획사는 포기했습니다. 어쨌든 대학시절의 꿈을 절반은 이룬 셈이죠.

언론인이 되지 않았다면 무엇을 했을 것 같나요?

앞서 말했듯이 저는 학창시절 하고 싶은일 과 갖고 싶은 것 이 분명했습니다. 만일 언론인의 일을 하지 못했다면 대안으로 갖고 싶은 것 에 매진했을 겁니다. 서울에서 친구 2명과 함께 광고기획사를 창업했었으니까 언론인의 길을 포기했다면 아마도 광고기획사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대 때 못해봐서 후회되는 것들이나 아쉬운 점은 없나요?

학창시절 저는 유독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2학년 때 직접 작사, 작곡한 친구 란 곡으로 MBC대학가요제에 출전한 적이 있습니다. 지역(전북) 예선을 통과해 서울 정릉에 있는 MBC 본사 대회까지 진출했는데 최종 본선진출에 실패했죠. 아쉬움이라면 대학졸업 후 피아노 등 악기연주와 작곡을 완전 멀리했던 점입니다. 사회인이 되어 보니 악기 하나 정도는 연주할 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최근에야 다시 클라리넷을 배우려고 준비했어요.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대학생활에 대해서도 소개해준다면요?

학창시절 친구들 사이에 저의 별명은 개똥철학자 였습니다. 아마도 현실보다는 이상을 추구하는 발언과 행동을 많이 했기에 붙여진 별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또 음악 등 예술분야를 좋아했던 탓도 일조한 것 같습니다. 학교 앞 음악다방과 다운타운에서 DJ생활도 했거든요. 하지만 학점관리도, 과대표도 맡아 나름 대학생활을 열심히 했습니다. 지금은 즐거운 추억들입니다.

현실과 이상의 중간점을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이상과 현실의 중간점을 찾는 고민은 사회인으로,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학창시절 간접적으로 배우고 익혔던 세상은 언제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이것은 저를 늘 괴롭히는 과제입니다. 그리하여 나름대로 터득한 방법이 긍정적 사고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미래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간혹 교수님의 요청으로 원광대에서 취업과 인문(일반사회)분야 특강을 하고 있습니다. 이때마다 후배님들에게 강조하는 말이있습니다. 자신의 가치는 스스로 높여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후배님들을 만나면 답답합니다. 질문이 타 대학 특강 때보다 적은 편입니다. 열정이 약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을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만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토론훈련이 필요합니다. 학생때는 지필고사가 중요하다면, 사회에서는 토론과 발표능력이 중요합니다. 학교와 사회의 차이점입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지난 25년간의 기자경험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게 계획이자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책 3권을 동시에 집필 중에 있습니다. 또 연구논문을 쓰고 있습니다. 이는 개인적 계획이고 지난해 뜻을 함께하는 지인 30여명과 함께 사단법인 전북노사발전연구원 을 창립, 수석부원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습니다. 연구원 명칭에서 나타나듯 전북지역 사회발전이 연구원의 모토입니다. 이는 기자생활을 마감한 이후에도 지속해나갈 계획입니다. 우리 전북을 전국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곳으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그래야 내아이들로부터 존경하는 기자 아빠 란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신수연 기자 shinsud@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