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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인터뷰

국회예산정책처장 국경복 동문(경영학과 76학번)
국회예산정책처장 국경복 동문(경영학과 76학번)
신문방송사2013-04-01

국회예산정책처장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먼저, 저를 제5대 국회예산정책처장으로 임명을 해주신 강창희 국회의장님과 임명동의를 해주신 국회운영위원회 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의장님께 임명장을 받은 지난 2월 28일은 32년간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공직생활동안 국가로부터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러니 이제 국가에 더욱 봉사하고 상대방에게 배려하며,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맡은 소임을 수행하려 합니다.

 

국회예산정책처장으로 취임 후 주로 어떤업무를 하고 있는지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국회의 재정권한 행사를 실효성 있게 뒷받침하기 위해 2003년부터 설립됐으며 나라살림 지킴이, 나라정책 길잡이 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회예산 정책처는 정부가 편성하여 국회에 제출하는 국가재정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통해 그 결과를 처의 정책고객인 국회의원에게 제공하는 일을 주된 업무로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와는 별도로 경제성장율 전망, 중장기 세수 및 지출의 전망, 재정이 수반되는 법률안에 대해 향후 5년간 소요될 비용추계,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과 결산의 분석과 재정사업에 대한 평가를 주된 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117권의 보고서가 발간됐고, 의원들의 요청에 의한 조사 분석과 법률안 비용추계가 1천 223건, 세미나 포럼 간담회 등이 103회가 있었고 예산 정책처 보고서 내용을 기사화하거나 인용한 언론보도가 2천 415건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역할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국회의원들의 신뢰,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우리나라 최고의 재정전문기관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장이라는 보직에 임직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1981년 제5회 입법고시에 합격해 국회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첫 보직이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입법조사관이었는데, 이제와 생각해보니 국회재정전문기관인 국회예산정책처로 오게 되는 첫 발걸음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 이후 상임위원회, 입법조사국 등에서 경험을 쌓다가, 1987년에 프랑스로 국비유학을 가게됐고 귀국 후 3년의 노력 끝에 1992년 12월에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7년 가을부터 프랑스 파리의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 일등서기관과 참사관으로 3년간 근무한 후 2002년에는 국회사무처 예산정책국장 으로 승진했습니다. 당시 저는 실무책임자로의장님을 도와 국회예산 정책처설립에 참여했습니다. 이후 국회 정무위원회 전문위원(이사관),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실장(관리관),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기획재정 위원회에서 수석전문위원(차관보급)을 역임했습니다.

 

모교인 우리대학 학창시절에는 어떤 학생이었습니까?
별로 재미없는 고시준비생이었습니다. 학교에 입학할 당시에는 고등고시가 무엇인지도 잘몰랐습니다. 1학년 1학기때 사법고시준비를 하던 법학과 친구 따라서 서점에 갔다가 우연히 수험생들의 합격기가 담긴 고시잡지를 읽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다음날 학교 도서관에서 고시잡지 수십 권을 대출받아 앉은 자리에서 합격기만 골라 읽었습니다. 그 뒤 대학 측에서 고시반을 만들어 주어 그 곳에서 숙식하면서 1학년 2학기때부터 본격적인 행정고시를 준비했습니다. 고시반에서 우리대학 출신 김지형 전 대법관도 만났고 공부와 인생에 대하여 토론도 벌였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 납니다.

 

프랑스 파리 1대에서 학업을 이어갔다고들었습니다. 외국에서의 학창시절은 어떠셨습니까?
1987년 파리 1대학의 박사준비과정인DEA 에 등록했습니다. 예닌 이라는 거시경제학을 강의하는 교수님이 계셨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경제수학으로 강의하셨습니다. 교과서에도 없는 내용이었고 외국인이 알아듣기 힘든 목소리였어요. 친구들이 받아 쓴 강의노트도 별 도움이 안돼서 교수님께 사정해 강의자료를 복사한 후 중간고사를 치렀습니다. 문제는 기말고사 때 발생했는데 중간고사때는 친절하게 제공해 주던 강의자료의 복사를 거절하더군요. 교수님이 기고한 논문을 다 뒤지고, 조교에게 교수님의 미발표 논문까지 얻어서 공부하여 가까스로 시험에 통과했습니다.
이 후 국회에서 유학시험 합격한 뒤 직장의 배려로 한국외대 불어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처음에는 교수님의 강의내용이 30%정도 밖에는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불어를 가르쳐 준 교수님께 고민을 토로하니 매일 1시간 이상 1년간 프랑스 방송을 청취하라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숙제하는 기분으로 매일 뉴스를 중심으로 청취했습니다. 뉴스는 신문으로도 선행학습이 가능하고, 프랑스의 정세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됐으며 뉴스 앵커의 발음이 비교적 또박또박해서 알아듣기 쉬웠습니다. 1년 반쯤 지나니까 확실히 효과가 나타나더군요. 돌이켜 보면 전공학습 다음으로 시간투자를 많이 했던 것이 어학공부였죠.

제1217호-2-집무실에서 자료를 점검하는 국경복 국회예산정책처장

행정의 꿈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습니까?
공직생활을 하면서 무엇을 달성하겠다는 특정한 목표를 가진 것은 아닙니다.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자기계발을 계속해 나간다면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산정책국장 보직 이후 경제 재정분야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예산정책처장의 직위에 대한 희망은 기획재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시절에 다음 진로에 대한 방향설정을 하면서 이루어 졌습니다.

 

32년 간의 근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인가요?
1987년 7월 프랑스 유학입니다. 그곳에서의 생활은 제 운명을 바꾸게 한 계기가 됐습니다. 파리에 살며 프랑스인들의 관용정신도 체험했고 사안을 바라보는 시야도 크게 넓힐 수 있었습니다. 학문적으로는 훗날 제가 경제학 박사학위를 따게 된 계기가 됐고 업무에 대한 저의 노력이 더해져 국회 내에선 경제 재정분야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요컨대, 오늘의 제가 있게 해준 중요한 계기였죠.

 

업무 중 가장 보람을 느낀 때는 언제인가요?
국회기획재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재직한 2009년에서 2012년의 기간입니다. 재임중에 500여건의 법률안 등 의안 검토보고서를 작성해 위원회에 보고했습니다. 그 중 나라 곳간을 더욱 튼튼하게 만드는 국가재정법개정안, 한국은행의 금융위기 대응능력을 강화하는 권한을 부여한 한국은행법 개정안과시장경제하의 승자독식의 상황을 개선시키고 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드는 기반이 될 협동조합기본법 제정법안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들 세 법안들은 정부가 아닌 국회 주도로 개정되거나 만들어진 법률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때 기획재정부도 심의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의견도 개진하고 지원해주었는데 특히, 협동조합기본법 통과 후 협동조합입법연대 회장님께서 저에게 감사패를 주셨을 때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인생의 좌우명과 최종목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과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 입니다. 진인사대천명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받아들인다 는 의미입니다. 공직생활동안 계속해서 성장하고 승진하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돌이켜 보면 저보다 더 학벌도 좋고 더 똑똑한 분들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저는 행운아입니다. 하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행운을 기다린 것이지, 노력도 없이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반직 공무원으로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으니 감사 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덕불고필유린이란 덕이 있으면 반드시 따르는 사람이 있으므로 외롭지 않다 는 뜻입니다. 진인사대천명이 제 자신에 관한 의미라면 덕불고필유린은나와 관계를 맺는 주위의 모든 분들과 인간관계에 있어서 그분의 입장을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생각하고 존중하면 계속해서 좋은 인연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사회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큰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원광대학교의 경영학부에 재학 중인 후배들과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가끔 저에게 자신의 처지를 상의하고 싶거나, 해외유학의 기회를 가지고 선배의 경험담을 듣고 싶어 찾아오는 후배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이야기 해줍니다. 내가 30년 넘는 직장생활을 해보니 가장 든든한 배경은 자기 자신이다 라고요. 자신의 과거와 현재가 자신의 이력서임과 동시에 추천서입니다.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쌓은 전문지식, 인간관계에 필수적인 요소인 자신의 품성 내지는 인격,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입니다. 이 세 가지 능력을 실천적으로 갖추기 위해 절차탁마(切磋琢磨)한다면 자신에게 온 성공의 기회를 잡을 확률이 매우 커진다고 봅니다.

정도영 기자

ehdud3114@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