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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인터뷰

<라오스 미 쓰암 쿡(행복) 프로젝트> 모금운동 진행 방영희 씨(한약학과 3년)
<라오스 미 쓰암 쿡(행복) 프로젝트> 모금운동 진행 방영희 씨(한약학과 3년)
신문방송사2013-04-15

제1219호-1-라오스 미 쓰암 쿡(행복) 프로젝트 모금운동 진행

현재 진행하고 있는 <라오스 미 쑤암 쿡(행복) 프로젝트>와 주인공 인 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라오스 미 쑤암 쿡(행복) 프로젝트>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라오스 여행 중 만난인 이라는 친구의 발을 수술해 주기 위해 성금을 모으는 운동입니다. 저는 2012년 1월~2월에 걸쳐 40일 동안 라오스를 여행했었습니다. 라오스에 머무르는 동안 남니옌(Nam Nyem)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홈스테이를 했어요. 하루하루 동네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가던 중 인 이라는 아이를 알게 됐습니다. 인은 다른 아이들과 다른 발의 모양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현재 인의 발은 어렸을 적앓았던 소아마비와 거기에 더해진 화상으로 발가락이 뒤로 뒤집혀 굳어져 있습니다. 인은 걸을 수 있지만, 걸을 때마다 발에 장애가 있어 매우 불편해 했습니다. 인의 가족들은 인의 발을 보고도 병원에 데려갈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그 이유는 여자의 사회활동이 활발치 못한 라오스의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와 인의 불우한 가정형편 때문이었습니다.
인은 발에 있는 장애 때문에 동네 아이들에게 철저히 소외된 상태에 있었어요. 동네아이들이 절뚝이며 걷는 인의 신발을 벗겨 저 멀리 던져버리고 달아나도 인은 전혀 개의치 않아 했어요. 오히려 제게 더 따뜻한 포옹을 건넸던 아이였습니다. 또 인은 방과 후 시간에 동네 밭에가 채소를 캐서 시장에 내다 파는 등 가정의 생계를 돕는 착한 심성을 가졌습니다. 귀국 후 저는 몸이 아프지만 건강한 인성을 유지하고 있던 인의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게시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는 선배 한 분이 평소 모으던 저금통을 통째로 인의 수술비로 써달라며 보내왔습니다.
처음 한국에 와서 어떻게 인을 도와줘야 할지 고심했는데 돈을덜컥 보내오는 후원자가 생긴 후에는 후원금을 모아 인의 발을 수술해 줘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라오스 미 쑤암쿡(행복)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라오스 미 쑤암 쿡(행복)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가장 먼저 라오스 시골마을에서 구순구개열을 가진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수술을 시행하는 미국인 부부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그러나 인의 수술은 크고 복잡한 수술이기에 라오스에서는 불가능 하다는 답변 밖에 얻을수 없었습니다. 라오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인 태국 병원에도 상담 메일을 보냈지만, 의료민영화가 진행되고 있는 태국에서 어림잡은 수술비용은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심지어 수술비용을 1천만원 이상 훌쩍 넘게 책정한 병원도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도 저는 SNS를 통해 꾸준히 여러 사람들에게 인을 소개하고 알렸습니다. 그렇게 여러 지인들의 공감대가 형성됐고 마음이 모아져 후원금이 조금씩 모아졌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한 후원과정에서는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총여학생회 활동으로 알게 된 정규미(정치행정언론학부 3년), 이은주(행정학과 3년), 강진영(경제학부 2년) 등의 학우들과 함께 한국장학재단이 주최하는 <지구별 꿈 도전단>에 응모했지만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실패에도 불구하고 <지구별 꿈 도전단>에 응모한 친구들과 함께 인의 수술비 마련을위한 후마니타스 독서대회를 준비했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결과, 지난해 2학기 후마니타스 독서대회에서 토론 부문 대상, 서평작성부문 은상을 수상했습니다. 대상 상금 250만원 중 제 몫의 125만원을 수술비로 보탤 수있었습니다. 또한 한약학을 전공하고 있는 제 장점을 살려 경옥고 를 만들어 팔았습니다. 판매가 생각보다 순탄치만은 않았지만인의 사연에 공감해 주신 분들이 있어 25단지를 팔아 생긴 수익금을 후원금에 보탤 수있었어요.

제1219호-2-방영희 씨 기념사진

<라오스 미 쑤암 쿡(행복)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이 프로젝트는 재능기부가 아닌 금전적 기부입니다. 때문에 후원자들에게 좋은 소식을 하루빨리 들려주지 못해 괴로울 때가 있습니다. 후원금이 모이지 않아 프로젝트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의 모금액은 약 500여만원입니다. 이 금액도 큰 액수지만인이 수술을 하고 재활훈련까지 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하루빨리 인의 수술비가 모여 제가 졸업하기 전까지 이 프로젝트를 마무리 짓고 싶습니다. 2012년 1월에 시작된 프로젝트를 지금까지 이어오면서 지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인을 후원해줬던 60여 분들이 있어 견뎌냈던 것 같아요. 작게는 생활비와 버스비를 쪼개 후원하거나 크게는 대학등록금의 일부 금액을 보내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모금운동이 흔들리지 않고 계속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건강권에 대한 인식이 넓어졌습니다. 인을 만나기 전 제가 알고 있던 건강권의 뜻은 신체적으로 건강한 상태 를 지칭하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인을만나고 난 뒤에는 사회적으로 건강한 관계를 맺는 상태 까지를 건강권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또 교육이 필요한 계층의 교육 건강권은 과연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지, 아니면 개인이 벌어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커졌습니다. 끝으로 많은 국가에서 아이들의 무상의료를 지원해 적당한 때에 적당한 치료를 받는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최근 스펙을 위해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오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주세요.

저는 2005년에 파키스탄으로 첫 구호활동을 다녀온 뒤 크고 작은 일이 생길 때마다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체에 소속되어 봉사활동을 했지만, 2010년 이후에는 개별적으로 여행 다니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각 단체마다 후원을 받는 후원처가 있습니다. 때문에 단체들은 후원에 대한 가시적인 효과를 내는 것에 얽매이곤 합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 봉사를 하고 있어요. 현재까지 중국, 티벳, 네 팔,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태국, 라오스 베트남 등 총 16개국을 여행하며 봉사활동을 했어요.현지에는 10년~20년 동안 봉사활동을 하는봉사자들이 계십니다. 처음 해외봉사를 갔을 때 그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현지인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까요? 라고 묻자 그분들은 현지에 대한 이해 없이 자기가 주고 싶은 것만 주려는 행동을 지양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짧은 기간으로 해외봉사활동을 오는 봉사자들은 대체로 짧은 시간동안 느낄 수 있는 최대한의 감동과 에피소드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그런 기대보다 현지에 대한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현지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일회성의 봉사활동이 아닌 서로 관계를 맺고 서로를 돌보는 지속적 나눔이 현지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셨으면 좋겠 어요.

 

우리대학 재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즘 학생들은 서로에 대한 부러움과 시기가 많다고 느껴요. 부러움과 열등감, 그리고 시기와 같은 감정은 자기가 가야할 길을 잃어버리고 있을 때 비롯됩니다. 다른 사람을 신경 쓰는 대학생활에서 벗어났으면 해요. 스펙의 어원은 specification으로, 설명서, 사양이라는 뜻입니다. 나를 사용하세요 라는 의미죠. 저는 자기 자신을 상품화 시켜 팔리게 하는 연습을 대학에서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어원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 똑같은 스펙이지만, spectrum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으면 합니다. 한줄기의 빛이 프리즘을 통해 다양한 빛을 형성하는 것이죠. 스펙트럼의 뜻처럼 재학생들이 대학생활을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아 관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라오스 미 쑤암 쿡(행복)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고 함께 애써준 친구들이 많습니다. 인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해준 분들이 제게 말하기를 돈쓰는 습관이 달라졌다 고 합니다. 후원 전, 돈이 생기면 자신의 만족을 채워줄 수 있을 만한 물건들을 구매했다면 후원 후에는 자신의 돈의 몇 %를 어디에 후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됐다고 말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좋은 일은 혼자 하는 것보다 뜻을 모아 함께 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졸업 후엔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생활하고 싶습니다. 그곳이 네팔이나 라오스라면 너무나 좋겠어요. 물론 우리나라도 좋습니다. 한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마을 주치의가 되고 싶습니다. 마을에서 건강 상담을 하다가도 비가 와서 집이 무너지면 그것에 대한 전문가를 소집하는 식으로 공동체를 살리는 일을 하고 싶어요. 마을 공동체를세우고, 그 안에서 모두가 의료혜택과 교육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줄 계획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후원 부탁드립니다.

 

김가현 기자

fkdhs3@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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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계좌 : 우리은행 126-031510-02-001

(방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