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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인터뷰

기증도서 100만권 돌파, 은혜의 책보내기 운동 권도원 운동본부장(원불교 교무)
기증도서 100만권 돌파, 은혜의 책보내기 운동 권도원 운동본부장(원불교 교무)
신문방송사2013-05-06

제1220호-1-기증도서 100만권 돌파, 은혜의 책보내기 운동 권도원 운동본부장(원불교 교무

지난달 30일, 권도원 교무( 은혜의 책보내기 운동본부 본부장)를 만나기 위해 우리대학 숭산기념관으로 향했다. 숭산기념관 앞에서 권 교무를 만날 수 있었다. 이날도 한 저자가 기부한 책을 옮기고 있었다. 권 교무를 따라 들어간 사무실에도 수백 권의 책이 쌓여있었다.

 

은혜의 책보내기 운동, 기증도서 100만권 돌파

은혜의 책보내기 운동은 지난달 26일 13년만에 기증도서 100만권을 돌파했다. 그동안 약 100여곳의 부대에 책을 기증한 은혜의 책 보내기 운동본부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제12보병단 37연대 향로봉 부대에서 은혜의 책보내기 운동 100만권 돌파 기념식 을 가졌다. 권도원 본부장에게 은혜의 책보내기 운동이 어떻게 시작됐는지에 대해 물었다. 처음에는 군대를 제대한 후 선배된 도리로 한 개 의부대만이라도 챙겨보고자 하는 마음이었어요. 13년 전 자매결연을 맺은 5사단 수색대대에 떡을 보낸 것이 그 시초였죠. 그 다음해에 해당 부대 박영기 부사단장이 떡 대신 책을 보내줬으면 한다 고 요청했고 이로써 책보내기 운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책을 모으기 위해 우리대학 사이트에 책은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 지혜가 있다. 책을 기부하자 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고 많은 교직원분들이 호응해 책을 보내왔죠. 이렇게 모인 3천여 권의 책을 전달하고 부대에 천마도서실을 마련해 첫 개장식을 갖게 됐어요. 책의 수를 정해놓기보다는 1년에 대략 10만권정도의 책을 보내고 있어요.
그저 매번 책이 생기면 기부를 하는 것이에요. 처음에는 우리대학 교직원과 원불교 교도를 중심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많은 분들이 책보내기 운동에 관심을 갖고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 KBS뉴스에 9.11 테러 다음 순서로 은혜의 책보내기 운동이 보도된 적이 있어요. 이로 인해서 책보내기 운동이 전국에 알려졌고 국민들에게 관심을 얻게 됐지요. 특히 오수민 공동본부장은 수십만권의 책을 기증하고 매달 월급의 5%를 기부하는 등 은혜의 책보내기 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큰 도움을 줬습니다 며 책 보내기 운동에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최고의 전투력은 부하와 상사간의 소통

그는 은혜의 책보내기 운동을 통해 독서로 여가를 선용해 병영문화를 바꾸고자 했다. 군대에 책을 보낸 이후로 독후감 발표회를 열어 포상을 하는 등 행사를 하는 부대가 많이 있다고 들었어요. 이를 통해 국가발전의 경쟁력인 국민 독서의 수준을 높여 갈 수 있어요. 군인들이 변하면 국민도 변하게 돼요. 군인들이 독서를 함으로써 가족, 친구들에게 자연스럽게 권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라고 말했다.
책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어요. 군인들이 책을 통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갖는다고 합니다.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군대 내에서 구타와 자살이 계속되고 있어요. 이 모든 것이 부하와 상사간의 소통이 부족해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지휘관은 휘하 사병들의 내재되어 있는 잠재력을 일깨워 군 생활을 인생 역전의 발판이 되도록 독려해야 해요. 책 속에는 나라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죠 라고 덧붙여 강조했다.

 

군인들의 달라진 삶에 보람을 느껴

그에게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인지 물었다. 저희가 부대에 보낸 책이 군인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해줬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군인들이 책을 통해 대입검정고시에 합격하거나 면허증, 자격증을 따게 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말이죠. 또한 군대 내 사고(事故)는 줄고 군인들의 사고(思考)는 늘었다는 얘기를 듣곤 해요. 이것 역시 저에게 보람을 느끼게 했죠. 저도그 시절 제대할 무렵이 되면 사회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막막한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렇지만 독서를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게 된다면 사회에 나가서도 잘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우리가 보낸 책이 군인들에게 정신적 양식이 되길 바라고 있어요 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군대뿐만 아니라 교도소에도 책을 기부한적이 있다는 권도원 교무. 그 첫 시작은 서울 구치소였다. 은혜의 책보내기 운동에 관련된 기사를 접한 교도소장이 교도소 수인들을 위해서도 책을 보내줄 수 있냐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왔어요. 이를 시작으로 교도소에도 일어, 중국어, 영어사전 및 검정고시 관련 책 을 보내게 됐죠

 

책을 필요로 하는 곳에 고루 나눠주는 것이 목표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막연히 책만 보내는 것이 아닌 군인들에게 필요한 전문서적을 전하고 싶어요. 우리나라 국민들이 독서로 소양을 갖출 때 우리나라는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과거 위인들이 어려울 때마다 책을 봤듯이 가장 어려울 때 책을 찾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책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눠줄 수 있도록 책이 확충됐으면 합니다. 할 수 있을 때까지 양서를 전달하는 것이 저의 가장 큰 목표에요 라고 말하는 권 교무에게서 책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학생들이 시간을 허비하지 않길 바라

모든 사람에게 시간은 똑같이 주어지지만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그 가치가 변한다. 그는 우리대학 학생들은 지방대학이기 때문에 수도권 대학에 비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저는 대학의 이름보다는 학생들이 어떻게 대학생활을 보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라며 학생들에게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소중히 쓰라고 당부했다. 또한 권도원 교무는 학생들에게 독서하는 것을 앞을 내다볼 수 있는 힘 이라고 표현했다. 모든 책에는 독자들의 마음을 흔드는 글이 한 줄은 있게 마련이에요. 같은 책을 읽더라도 자신에게 와 닿는 의미와 가치는 다릅니다. 책을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은 하늘과 땅 차이에요.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은 앞을 내다볼 수 있어요. 학생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전하고 싶은 책은 명심보감이에요. 또한 과거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그 역사는 반복이 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책을 통해 역사를 알아갔으면 해요 라고 권했다. 인터뷰하는 내내 권도원 교무의 책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독서로 인해 병영문화가 변화되었듯 그 변화가 우리대학 재학생 들에게도 일어나길 기대해본다.

강신지 기자

koas4@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