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원광인터뷰

진인사대천명… 목숨 걸고 최선을 다하라
진인사대천명… 목숨 걸고 최선을 다하라
대외협력홍보과2010-10-26

최경섭 동문(법학과 93학번/변호사)[2009학년도 신입생 입학식 총장님 훈사의 주인공이자 우리대학 법학과 출신 변호사인 최경섭(93학번) 동문을 만나보았다. 전주시 덕진동에 있는 최 동문의 사무실은 층층이 쌓여 있는 파일과 전문서적들이 그의 바쁜 일과를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최 동문에게서 그가 법조인을 꿈꾸게 된 동기와 시험 준비과정, 대학생활,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들어보았다.]

'컨닝 에피소드'에 대해
현재는 쾌속선이 생겨 목포에서 두 시간이면 흑산도에 갈 수 있지만 제 고향인 흑산도는 어릴 적에만 해도 목포에서 5~6시간이나 걸리는 먼 곳이었습니다. 그런 먼 섬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목포로 유학을 온 저는 공부에는 관심도 없었고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도 몰랐습니다. 이렇게 공부에 대해 무관심했던 저는 전교 1등하는 친구가 매우 부러웠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선생님께 칭찬을 받는데, 못하는 아이에겐 꾸지람을 주니 '나도 공부를 잘해봤으면'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전교 1등하는 친구 뒤에 앉아 중간고사 때 컨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컨닝을 너무 잘한 탓에 반에서 꼴찌인 제가 반에서 2등, 전교에서 20등을 하게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선생님은 저에게 '컨닝했지?'라며 시험 결과를 믿지 못했고 친구들에게 컨닝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걸 증명하기 위해 기말고사 공부를 열심히 했고, 정말 너무 열심히 한 나머지 반에서 5등, 전교 40등을 할 수 있었습니다. 공부를 잘하게 되니 주위 친구들의 반응과 선생님의 칭찬 등 또 다른 세계가 있었습니다. 결국 전교 1등인 친구를 따라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제 컨닝의 상대자였던 그 친구도 저와 함께 변호사를 하고 있습니다. 컨닝사건은 잘못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저에게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를 꿈꾸게 된 동기가 무엇입니까
우리대학 법학과에 입학했을 때 저는 꿈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생활도 재미없고 공부에 대한 열의가 없어 강의를 빼먹기 일쑤였습니다. 당연히 성적은 바닥이었고 학교를 계속 다녀야 하는지 의문이었습니다. 이렇게 불투명한 장래에 대해 고민하던 중 결국 1학년 2학기를 마치고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군대에 입대했습니다. 그리고 복학했던 그 해에 전정환 교수님이 부임하셨습니다. 그 당시에는 지방대 법대에서 고시공부를 하는 학생이 아무도 없었고 고시는 특별한 사람만 통과할 수 있는 그런 시험이었습니다. 그런데 새로 오신 전 교수님은 "법대생들이 고시공부를 안하면 누가 하냐"며 고시잡지를 가지고 오셔서 문제를 풀어보라고 들이미시곤 하셨습니다. 저는 그때 '이 교수님이 뭘 모르시나? 우리를 너무 과대평가하고 계시네'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고시공부를 하는 건지 교수님께 여쭤보았습니다. 전 교수님께서는 "신림동에 가면 고시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그곳에 가서 공부를 해보라"고 하셨는데 교수님의 그 말씀이 고시공부를 할 수 있게 했던 용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고시공부는 어떻게 하셨나요
저는 졸업 후 무작정 서울 신림동을 찾아갔습니다. 서울역에서 내려 택시를 탔고 막연하게 찾아간 신림동 고시촌이었지만 저는 '이거 아니면 안된다'라는 생각으로 죽기 살기로 공부에 매달렸습니다. 이게 정말 내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길은 이것 밖에 없으니까 당연히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거 아니어도 돼'가 아닌 '이거 아니면 안돼'라는 생각이 중요했습니다.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데, 예를 들면 남들보다 공부를 30분씩 더 한다든지, 암기력이 뛰어나다든지, 노트정리를 잘한다든지 등 무엇이든지 더 잘하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남들보다 더 나은 것이 체력 밖에 없어서 고시를 준비하는 주변 사람들보다 두 시간씩 더 많이 공부했습니다. 이렇게 남들과 다른 무언가가 없다면 계속 무승부일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이런 단순한 것을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후배들에게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어떤 일이든지 노력하여 최선을 다한 뒤에 하늘의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내가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했다 할 수 있을 만큼 노력한 뒤 나머지는 하늘에 맡긴다는 말입니다. 젊음은 어떤 것과도 견줄 게 없습니다. 젊음이라는 가장 큰 무기를 가진 여러분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전진하는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2009년 03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