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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인터뷰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글 쓰고 싶다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글 쓰고 싶다
대외협력홍보과2010-10-26

전계임(한국어문학부 09학번) [우리대학 한국어문학부에 일반전형으로 입학한 62세의 전계임 씨(09학번)는 나이보다는 열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환갑이 한참 지난 나이에 남들 같으면 집에서 손자나 손녀들의 재롱에 취해있을 때지만 전계임 씨는 당당하게 2009학년도 우리대학 새내기로 등록을 마치고, 오늘 입학식 자리에 섰다. '준비하지 않으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없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전씨가 우리대학에 진학하게 된 동기와 앞으로의 각오를 들어봤다.]

준비하지 않으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없다
70세에 강단에 서게 된 3급 장애인 송순동 할머니는 '준비하지 않으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정진하면 그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늦게 찾아온 기회에 그 끈을 놓지 않고 공부에 매진했던 결과 대학입학이라는 결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제가 스무 살이 되었을 때 대학에 진학하는 친구들이 부러웠습니다. 지금도 그 마음은 나이를 먹지 않았나 봅니다. 어렵더라도 학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같이 대학생활을 경험해 보고자 만학도전형이 아닌 일반전형으로 지원하게 됐습니다. 또 보통 교수님들의 나이가 저와 또래이거나 어린 교수님들이 있는데 저를 나이든 사람이 아닌 일반학생으로서 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침실에선 독서, 주방에서 암기
삼남매의 어머니로 아이들의 뒷바라지에 힘을 쓰다 보니 공부에 신경쓸 겨를도 없었지만 아이들이 다 자라고 자리가 잡히자 저의 삶을 되돌아 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배움에도 때가 있다고 하지만 저에게 62살이라는 늦은 나이가 바로 배움의 때인가 봅니다.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무렵 '나이를 먹으면 기억력이 떨어져 공부하기 힘들다'며 주위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의지를 꺾진 못했습니다. 오히려 '난 목표가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크게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대입 준비를 위해 주부학교에 다녔습니다. 집안에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침실에선 잠이 들 때까지 책을 읽고, 책상에서는 대학교 입학에 필요한 공부를 하며 중요한 부분은 노트에 정리했습니다. 또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면서 그 노트에 정리된 것을 외웠습니다. 가끔 공부에 몰두하다가 그릇을 깨먹기도 했습니다. 특히 공부를 체계적으로 도와준 딸의 도움이 가장 컸습니다.

남을 행복하게 하는 작가의 꿈을 키워
젊은 시절에 시집 한 권을 읽으면서 책장에 눈물을 흘린 기억이 있습니다. 책의 제목은 기억나진 않지만 그때의 그 감정 만큼은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그때 당시 저에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상대방의 글을 통해서 울고 웃을 수 있다는 것을 그 때 알게 된 것이죠. 최근에는 이혜인 수녀의 『작은 이로』라는 시에 푹 빠져 산답니다. 그 책을 읽으며 '마음을 이롭게 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마음속의 욕심을 하나씩 제거하는 것뿐이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삶을 살아가다보니 말 못할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책을 통해 위로를 받았고 제가 조금씩 성숙해 가는 깨우침을 느끼면서 문학에 꿈을 키워왔습니다. 또 양귀자, 안도현 등 다양한 문인을 배출한 인문대학 한국어문학부에서 꿈을 키워나가는 것이 저에게 가장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지원하게 됐습니다.

순수했던 20대로 돌아가고파
저는 62살의 09학번 신입생으로서 동기들과 무려 40살 터울이 납니다. 세대가 다른 만큼 생각하고 느껴지는 것도 다르겠지만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또 축제나 체육대회 등의 학교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입니다. 젊은 사람들과 함께 살다보면 어느 순간 저도 순진했던 20살의 순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습니다. 늦깎이 학생으로 동기들에게 피해주는 일이 많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부드럽고 개방적인 성격이니 다르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친구처럼, 엄마처럼 저를 대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배우고 노력하는 자세를 잃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꿈은 작가가 되어 남들을 웃게 만들 수 있는 좋은 작품을 쓰는 것입니다.
2009년 02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