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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인터뷰

식지 않는 열정으로 산과 함께 하는 삶
식지 않는 열정으로 산과 함께 하는 삶
대외협력홍보과2010-10-26

이동윤 동문 (원예학과 87학번/한국산악회 산악기술위원) [20여 년 동안 '산'이 생활인 동시에 곧 삶의 전부인 산악인 이동윤 동문을 만나보았다. 올해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키르기스스탄의 악수산을 세계에서 세 번째 등반이라는 기록을 세운 그의 산에 대한 애정과 그 동안의 에피소드에 대해 들어봤다.]

산에 내딛은 첫 발걸음
대덕산 한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전북 무주군 무풍면, 그곳에서 나고 자란 시골 청년, 이동문은 어렸을 때부터 혼자 산에 올라가는 것을 좋아했다. 산에 올라가는 횟수가 잦아지면서 우연히 전문 산악인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 이후 산과 관련된 서적에도 관심을 갖게 되면서 높고 험난한 산에 대한 동경과 꿈을 갖게 됐다고 한다.

학창시절, 산악부는 나의 중심
87년에 우리대학 원예학과에 입학한 후 오로지 산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그는 자연스레 학내동아리 산악부에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 농사일과 기계체조, 육상 등 운동으로 단련된 이동문은 산악부에서 '바위 신동'이라 불리며 선배들 사이에서 이름을 날리게 된다.
1학년 하계등반 때 북한산의 인수봉 등반을 시작으로 설악산 토왕폭 겨울 빙벽을 등반해 학창시절 슬로건을 '내 청춘 산에 걸고'로 삼을 만큼 산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94년, 105일간 알프스 등반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처음 들어간 수업이 종강 수업이 될 정도로 말이다.

험난한 미지의 세계, 악수산을 향해
'그 동안의 도전은 과거일뿐 새로운 도전은 끝나지 않는다'라는 말은 올해 한국대학산악연맹 악수원정대 대장 이동문에게 딱 맞는 말이다.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에 위치한 악수산을 세계에서 3번째로 등반한 이동문, 하지만 400m전, 고지를 눈앞에 두고 포기했다. 원정대에 참여해 악수산 등반을 함께 한 대원들은 초보자와 학생들이었는데 무리한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91년 당시, 우연히 만난 ??소련산악연맹' 대원의 소개로 알게 된 곳인 악수산은 개방 된지 얼마되지 않아 서방 산악인들의 때가 덜 묻어있어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기울기가 90。에 달해 산악인들 사이에서도 불가능한 도전이라고 한다.

생사의 위기, 그 속에서 피어나는 웃음
이동문은 그동안 세계 곳곳의 산들을 등반하면서 폭설과 낙석, 눈사태로 인해 죽을 고비와 수없이 직면했고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빙벽에 4박5일 동안 매달린 채 밥을 먹고 자는 등 불가능하고 고통스런 상황들도 있었다. 그러나 문화차이로 생긴 어이없고 황당한 일들을 떠올리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고 한다. 94년 인도 탈레이사가르 북벽을 등반하기 전 당시 인도 뉴델리의 한 마트에 들려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했었다. 등반 중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은 부피가 작은 통조림과 한국에서 준비한 말린 나물 등이었는데 통조림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알고보니 식량으로 산 통조림은 고양이의 사료였던 것이다. 뉴델리에서 구입한 통조림에는 고양이가 생선을 들고 있는 그림이 박혀있었고 우리나라에 펭귄표 통조림이 있듯 인도에도 고양이표 통조림이 있다고 생각해 2달간 먹을 양을 모조리 구입한 것이다. 문화차이로 인해 고양이 밥을 맛있게 먹긴 했지만 생각해보면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이라고 이동문은 회상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욕심보다는 봉사활동에 전력
두 아이의 든든한 아빠가 된 지금 이동문은 앞만 보고 달려가기 보다는 그동안 자신이 갈고 닦은 역량을 발휘해 의미있는 일에 힘쓰고 싶다고 말한다. 소외계층인 장애인이나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용기와 도전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는 ??마음이 맞는 몇몇 산악인들과 함께 장애인을 대상으로 산행 및 암벽캠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등반 후 즐거워하고 자신감을 갖는 장애인들의 모습을 보면 무척 뿌듯하다"며 거창한 봉사활동이 아닌 진정한 봉사활동에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
최근 우리대학 뿐만아니라 전국 대학의 산악부가 존폐위기에 놓여있어 걱정스럽다고 이동문은 말한다. "단지 이것은 산악부의 존폐위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크게보면 요즘 대학생들의 특징은 개인주의적 생활에 물들어 있는데 힘들고 도전적인 활동보다는 컴퓨터 게임 등 오락적 성향을 추구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한 "이럴 때 일수록 꿈과 패기를 갖고 자연과 더불어 즐기며 도전할 수 있는 대학생활을 계획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008년 12월 0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