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원광인터뷰

‘안시성 옹기’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할 그날까지
‘안시성 옹기’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할 그날까지
대외협력홍보과2010-10-26

안시성 동문 (도예과 87학번/'옹기가마' 등록문화재 등록)[20여 년째 전통 옹기 만들기에 전념하고 있는 안시성 동문(도예과 87학번)을 만나기 위해 국내 유일하게 '옹기가마'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다는 김제 백산면 부거리를 찾아, 안 동문만의 옹기 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학창시절, 옹기와 두근거리는 첫만남
안동문이 처음으로 옹기를 접한 것은 그가 대학 3학년이던 1990년, 과 동기들과 경기도 이천으로 현장학습을 갔을 때이다. 우연히 방문한 옹기 만드는 곳에서 안동문은 사람크기만한 옹기를 보고 기존의 작은 도자기에서는 찾을 수 없는 크기와 형태, 감각에 반해 옹기 세상(?)에 눈을 뜨게 됐다고 한다. 학기중에는 전공이었던 도자기 공부를 했고 방학에는 틈틈이 옹기에 관련된 서적을 찾고 직접 현장도 찾아가 실습도 하며 스스로 터득했다.

옹기마을에 안시성이 떴다
안동문이 옹기를 만들고 있는 곳은 김제 백산 부거리라는 마을로 몇백년 전부터 옹기를 만들어 왔던 곳이란다. 원래 이 옹기마을은 예전에는 다섯 개의 옹기가마가 있었으나 안동문이 옹기를 만들려고 결심하고 마을에 이주할 당시는 옹기가마가 하나만 남아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단다. 마지막 하나 남은 옹기가마를 안동문이 인수하게 되었는데 그 가마는 몇 백년 된 옹기가마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가치가 더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동문은 "옛날부터 워낙 옹기를 만드는 사람들이 천대를 받아왔기 때문에 그 설움과 한으로 옹기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인식이 좋지 않았다"며 "그러나 지금은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마을 사람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옹기가마' 등록문화재에 등록
안동문의 옹기가마와 작업장은 지난달 27일, 등록문화제 제403호로 등록됐다. 등록문화재라는 것은 근대문화재로 역사가 50년 이상이 돼야 하는데 옹기가마와 관련해서는 국내에서 최초로 안동문의 옹기가마와 작업장이 등록됐다.
옹기가마의 크기는 길이가 22.5미터 넓이가 1미터 높이가 1.6미터의 대포가마 형식으로 한번에 수백개의 옹기가 들어가며, 직접 장작을 피우며 사용하는 전통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작업장은 토담에 전통 초가 형태로 이루어져 전통 옹기 물레 3대와 작업 도구가 그대로 남아 있다.

나만의 삶의 철학
안동문은 주로 밖에서 사용했던 큰 옹기그릇을 방 안으로 들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 끝에 옹기로 실내 장식 소품으로 바꿨더니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지고 반응도 좋았다고 한다.
안동문은 "전통만을 고집하면 발전할 수 없고 전통을 바탕으로 새롭게 재창조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전에는 옹기라고 하면 크기도 커서 실내에는 들일 수가 없고 사용영역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안동문은 보편적으로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옹기를 만들고 싶었다. 무엇보다 발효식품을 보관하는 데 있어서는 그 어떤 그릇에 비해 효과가 큰 숨을 쉬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
안동문은 "처음의 열정이 지속되지 못하면 의미가 없고 뭐든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한다" 며 "한 우물을 파는 끈기가 필요하다"고 다시 한번 끈기를 강조했다.
안동문의 꿈은 세계 문화유산에 '안시성 옹기가마'의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전라도 옹기는 독특한 형태와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중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판을 만들어 올리는 '쳇바퀴테렴'이라는 것이 있는데 세계 유일한 기법이다. 아시아권의 여러나라들도 우리의 옹기와 비슷한 그릇은 있지만 우리 것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말하는 안동문을 보면서 그의 안시성 옹기가마가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길 바란다.
2008년 09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