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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인터뷰

제주도의 감수성 시에 녹아들게 하겠다
제주도의 감수성 시에 녹아들게 하겠다
대외협력홍보과2010-10-26

강윤미 동문(한국어문학부 99학번/제3회 광주일보문학상 수상)[우리대학 한국어문학부를 졸업한 강윤미 동문이 제3회 광주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 강동문은 제주도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우리대학 문예창작학과에 문예특기생으로 입학해 재학 중은 물론이고 졸업 후에도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우리대학에서 문예창작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강동문을 만나 그가 글을 쓰게 된 동기와 작품활동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다.]
 
수상소감과 당선작품 소개
제3회 광주일보문학상을 받은 작품은 「벽에 세 들어 사는 몽골 여자」, 「오름의 봉우리마다 무덤이 사는 이유」, 「모딜리아니의 방」이상 시 3편입니다. 이 작품들은 시 계간지 『다층』 2007년 봄호에 <젊은 시인 7인선>이라는 특집에 발표했던 작품들입니다. 언젠가 어머니를 따라 걸었던 억새꽃이 핀 산책로에서 ‘멜순’이라는 나물을 알았고 그것은 곧 광주일보와의 인연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오늘 그 산책로를 걷는 동안 다시 한번 광주일보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광주일보 신춘문학회에 누가 되지 않도록 문학의 산책로를 오래도록 걸어가겠습니다.

시를 쓴 동기와 영향 받은 작가는
저는 어렸을 적부터 책읽기를 좋아했고 사색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거기에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신 어머니의 모습은 어린 저에게 늘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어줬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문예백일장이나 문학공모전에 자주 참여해 몇 번의 작은 상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본격적으로 문학에 대한 꿈을 키워온 것은 고등학교 시절 문예부 활동을 하면서 시를 알게 되었는데 그때 꼭 시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문학사상』이라는 문학 계간지에서 주최하는 「청소년문학상」이란 곳으로 글을 보냈고, 거기서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게 인연이 되어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문예특기자로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문학'이라는 것에 가까이 가기 위해 접했던 많은 시인들과 소설가들의 작품들에게서 글쓰기에 대한 영향을 받았습니다. 어떤 작가에게는 빛나는 직유를, 어떤 작가에게는 감칠맛 나는 묘사를, 어떤 작가에게는 독특한 상상력을, 어떤 작가에게는 날카로운 이성을 배웠습니다.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2005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던 작품 「멜순」은 표준어인 ‘선밀나물’로 알고 있는 시적 화자인 ‘딸’과 선밀나물의 제주도 방언인 ‘멜순’으로 알고 있는 ‘어머니’와의 오묘한 관계를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단순히 ‘고생을 많이 한 어머니’라는 상투성을 벗어나서 딸에게도 이질적인 ‘멜순’이라는 낯선 말을 통해 이 세상의 딸들이 헤아릴 수 없는 삶의 혜안과 상처를 가진 이 세상의 어머니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싶었습니다. 이번에 제3회 광주일보문학상을 받게 된 작품 중에 「벽에 세 들어 사는 몽골 여자」라는 작품은 학교 근처에서 자취생활을 하던 시절 영감을 받은 작품입니다. 제가 살던 자취방 옆방에 중국 유학생들이 살았는데 골목을 오고 가면서, 혹은 방안에 앉아 있으면 그들의 이질적인 언어가 들려왔죠. 벽을 사이에 두고 그 누구보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그들을 통해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작품 활동을 하고 싶은가
제가 제주도 태생이라는 점은 글을 쓰는데 있어 커다란 밑거름이자 저만의 개성이 되고 있습니다. 이 점을 늘 기억하면서 제주도에 대한 저만의 감수성을 시에 녹아들게 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제주도 얘기만 할 줄 아는 시인이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주도가 아닌 곳에서 살면서 느낀 감정, 제주도와는 다른 문화적 차이, 이곳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들도 저의 시 작업에 있어 귀중한 소재들이니까요.

예비 문학인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여러 분야의 책을 읽을 것을 당부하며 가까운 데라도 여행을 많이 다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영화, 연극, 전시회, 연주회 등을 찾아서 볼 줄 아는 안목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꼭 큰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주변에서 찾아보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습니다. 누가 끝까지 꿈을 잃지 않고 견디느냐가 작가가 되느냐 마느냐의 중요한 기로가 됨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2007년 11월 0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