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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인터뷰

동서양의 만남 ‘프레베르와 노자의 동행’
동서양의 만남 ‘프레베르와 노자의 동행’
대외협력홍보과2010-10-26

김영미 동문(미술교육과 81학번/화가)[풀 한포기, 새 한마리 등 동 · 식물의 살아있는 모습과 상생의 조화를 추구한다는 김영미 동문(미술교육과 81학번, 화가). 지난달 9일부터 13일까지 열린 ‘제6회 한국국제아트페어’에 ‘진화랑’ 대표작가로 참가한 김동문을 만나 그녀의 작품활동과 화가가 되기까지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국제아트페어'는 보이지 않는 작가들의 전쟁터
'한국국제아트페어'는 말 그대로 국제 한국화랑예술제를 지칭합니다. 이는 미술과 관련된 견본시장을 말하는 것으로서 서울 ‘COEX’에서 해마다 5~6월 사이에 200여 개의 화랑들(외국 화랑 포함)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제아트페어는 동북아시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개최하고 있으며 2002년도에 ‘제1회 한국국제아트페어’가 열렸습니다. 또 ‘한국국제아트페어’는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능성이 검증된 작가들을 선별해 그 작가들을 전세계의 미술시장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작가들의 전쟁터라고 할 수가 있지요.  제가 속해 있는 ‘진화랑’은 개관한지 36년째 된 화랑입니다. 우리나라 화랑의 1세대라고 할까요. ‘진화랑’은 ‘선화랑’, ‘현대화랑’과 함께 우리나라 화랑업을 선도했던 삼두마차라 볼 수 있습니다.

소리나는 조각작품 선보여
이번 ‘제6회 한국국제아트페어’에 출품한 작품들은 나무를 100% 조각하거나 목조 판넬을 짜서 그 위에 작품을 그리는 순서로 작업한 것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작업은 지난해와 올해 처음 시도한 작업들로써 대부분이 수작업을 통해 이뤄지는 쉽지 않은 작업들입니다.  작품 중 옛날식 축음기에 붙은 나팔을 목조각 작품에 붙여 안에서 소리가 밖으로 빠지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 있는데 실제로 소리가 나고 움직여 안과 밖의 소통을 하는 인간의 절규를 이야기합니다. 이 작품의 제목은 ‘프레베르와 노자의 동행’으로 무위자연 즉, 인간만 상위개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 숨쉬는 모든 미생물까지 중요하다는 노장사상의 이론과 프레베르의 시를 이용해 표현한 작품입니다.

어릴 때부터 크레파스를 끼고 살아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 그리는 일을 좋아했습니다. 막상 공부는 게을리 하면서 그림 그리는 일은 너무 열중했던 것 같습니다. 화가는 그림 그리는 일이 즐거워야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재미있게 사물을 바라보고 엉뚱한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엉뚱한 생각을 일기를 쓰듯 그림으로 남겨야죠. 그러다보면 그림은 더욱 재미있을 것이고 창작의 기쁨은 배가 될 것입니다.

어려운 가정형편… 작업실을 처음 가져본 나이가 39세
졸업하던 해에 저희 집에 좋지 않은 일이 생겨 희망없이 공부도 포기한 채 방황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루하루가 너무나 막막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림 그리는 일은 게을리 하지 않았죠. 30대 초반까지 그런 생활을 하며 작업실이라고 처음 가져본 게 39세였습니다. 그 때의 기억은 지금도 제 삶을 지탱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고통을 훈장과 같이 여겨라
나이가 젊다고 해도 고통과 고민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입니다.  미래의 불안감, 학업에서 오는 부적응 문제, 타인과의 갈등구조, 심지어 연인과의 사소한 다툼 등 생각해 보면 그 모든 고민은 우리 인간이 살아있다는 증표이기도 합니다. 그때그때의 고통을 저마다 주홍글씨처럼 가슴에 새겨 훈장같이 여겨야 합니다. 젊음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무기입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열정과 더불어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고 힘차게 나아가는 삶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입니다.

2007년 06월 0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