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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학년도 입학식 학장 훈사
1967학년도 입학식 학장 훈사
의전과기간 : 1967.03.08

오늘은 여러분들에게는 무한이 기쁜 날 입니다. 중고등학교 입학의 문이 좁다고 하나 대학의 문은 더욱 좁은 문이 되었읍니다. 여러분은 그 좁은 문을 돌파하고 합격의 합격의 영예를 찾이하였으며 경제적으로 곤란하여 진학을 단념한 학우들이 얼마든지 있는데도 부모님들의 혜택으로 등록까지 마치고 명실을 겸한 대학생이 되었읍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 여러분, 학부형, 내빈, 교수님들을 모시고 상급생들의 우애 넘치는 환영을 받으면서 입학식에 임하게 되었으니 진정 기쁜날이 아닐 수 없읍니다.

 여러분은 고등학교때 까지는 일률적으로 여러 과목을 이수해야만 하였던것이 오늘부터 대학에서는 각자의 소질과 개성에 맞는 학문만을 선택하여 전공하게 되었으며, 복장이며 행동에 제약이 풀리고 다소의 자유를 얻어 성인의 대우를 받기 시작하게되는 것입니다.  연령상으로나 발육면에서도 성인이 다되었으며 정신면에서도 새각도의 思考생활을 전개하는 그야말로 전연 새로운 인간의 새출발을 계획하는 시점에 서게 되었읍니다.  앞으로 4년동안 육체와 정신을 착실히 단련하여 국가의 간성이 되고 民族의 棟梁이 될 인재가 되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미리 대포부와 대이상을 지니고 우람한 첫발을 내어디디어야 하겠읍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대학에 입학만 하면 거이 절반은 놀아버리는게 습성이 되었읍니다. 그래서 25%는 낙제생이 된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짐작이 가겠지만 대학에 재학중에나 졸업시에 특대생이 수많은  남학생들 중에서 보다는 수적은 여학생들 중에서 더많이 배출되고 있다는 사실은 남학생들이 공부를 하지않는다는 단적인 증거라 할 수 있겠읍니다. 모여 앉으면 영화배우 이야기나 레슬링 이야기가 나돌고 저급한 몸짓이나 째즈로 서성대어 아까운 시간을 허송하고 물질을 낭비하는 따위, 청년들이 과연 학문을 하는 학생들일 수 있을런지 의문이 아닐수 없읍니다.

 우리나라는 극동 및 동남아에 있어서는 일본, 비율빈 다음가는 대학생의 수를 가진 나라이지만 질에 있어서는 오히려 대학을 가르치지 않는이만 못하다는 말까지 나오게쯤 되었으니 참으로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읍니다. 그래서 금년부터는 대학생 본연의 자세를 되찾는 첫발로 우선 대학생다운 대학생을 길러야겠다는 의도아래 새로운 제도를 마련하고 공부하지 않을 수 없도록 분위기를 조성하여 무엇보다도 먼저 공부하는 대학생이 되는 길로 이끌려고 문교부와 학교당국이 緊密한 협력하에 그 실천을 단단이 다짐하고 그 성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입니다.

 학생들의 입에서 영화배우 이야기나 레슬링 이야기 대신에 숙제나 학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하자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각자의 출석율에 최대한의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예습, 복습 및 숙제를 중요시 해야하며 독서를 아니할 수 없게 되고 학술발표회에 스스로의 연구 레포트를 제출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읍니다. 행여 놀고 싶다는 생각일랑 오늘 이자리에서 씻어버리고 학문의 전당에 왔으니 보다 훌륭한 학도가 되어보기를 맹세하여야 될줄압니다.  교수님들과 개인적으로도 접촉하는 기회를 마련하여 철저한 지도를 받아야하며 각종 연구회 활동에는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 할 것입니다.

 溫故而知新이란 말이 論語에 있읍니다. 학문을 면밀히 탐구하여 늘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나아가야 하겠읍니다. 우리나라 지금 이 모든 상황으로서는 未開拓되고 낙후된 분야가 너무도 많아 創意 넘치는 피나는 노력없이는 先進諸國을 따라 넘을수 없는 형편이니 여러분의 노력은 외국대학생의 그것의 몇배가 되어야 할것이 거듭 요청되는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여러분은 장차 나라, 겨레의 지도적 위치에 설 예비역군이고 보면 지금부터 지도자로서의 인격을 닦아야 하겠읍니다.

 修養은 일평생을 통하여 最高至善의 경지에까지 도달하여야 할것이지만 우선 여러분은 각자의 언어행동, 예의범절, 心性使用에 상대편에게 불쾌감을 일의키는 일이 없도록 삼가하여 대학생으로서의 체모를 지키는 신사도의 첫발부터 시작되어야 할줄 압니다. 사실은 이런 정도의 에티켓이라면 이미 고등학교에서 몸에 익혀져 있어야 옳은 것인데도 매년 고등학교에서 진학해온 학생들의 대다수를 대하여 본 경험에서 얻은 한심스러움에서 다시 일깨워 부탁하는 터입니다.

 고등학교 당국의 여러가지 난점에서 빚어진 團束不徹底는 어느점 이해도 됩니다만 때로 가정교육의 정도가 엿보이는 언행이 눈에 거슬림에는 실로 놀랍고 그저 접어두기 힘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부모형제의 입장을 생각해서라도 함부로 행동하지는 말아야 될 것입니다. 영국의 대학생들은 젠틀맨쉽을 그대로 지니며 대학생으로서의 프라이드를 간직하고 의젓이 행동할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합니다.  이제 여러분은 어엿한 신사이니 행동도 신사다워야 되며 心性使用에도 교양인으로서의 체면이 지켜져야 되겠읍니다.

 오늘로 새 대학생이된 여러분은 고매한 인격도야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되겠읍니다. 우리 인간은 태어난 보람을 느껴야 합니다. 학문이 없으면 사람으로서의 사명을 다하지 못할 것이오, 인격이 고상하지 못으면 사회에서 버림받는 인간이 되기 쉬울것입니다.  세상에 산다는 것은 인간경쟁인데 다시 말해서 그 인간성 여하에 따라 승부가 결정지어지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환영받고 못받는것은 금력이나 권력, 지위나 명예 정도가 아닌 그 인간됨 여하에서 좌우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사회에 나아가서 승리자가 될려면 학문과 인격을 겸전할수 있도록 대학시절에 공을 쌓아 올려야 하겠읍니다. 4년이란 세월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님을 아울러 명심하여야 합니다. 대학은 현실에 적응하고 미래에 공헌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의 준비도장이니만치 재학중에 모든 바탕을 餘恨없도록 닦는다는 것이 현재의 여러분에게 지워진 사명입니다.  오늘은 학문을 닦아 얼마나 보탬이 되었는가, 성격은 얼마나 고쳐졌는가, 마음씨가 얼마나 착해졌는가 매일매일 스스로를 반성하고 어제와 오늘을 대조하여 보는데 유의하여 日就月將 훌륭한 인재가 되어주기 바라는 마음 간절한바 있읍니다.

 오늘 입학식의 자리를 빌어 위의 몇마디 여러분의 새로운 각오를 촉구하는 부탁으로 훈사를 가름합니다.

1967년 3월 8일

학장 박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