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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대 문산 김삼룡 총장 이임사
제6대 문산 김삼룡 총장 이임사
의전과기간 : 1994.12.20

친애하는 교직원과 학생, 동문 여러분, 그리고 재단관계자와 내외 귀빈 여러분.

 본인은 지금부터 약 8년전인 1986년 12월 23일 총장에 취임한 이래 이 대임을 후임 총장에게 넘겨드리면서 여러분과 인사를 나누고자 이자리에 섰습니다.

 본인은 14세에 원불교에 귀의하여 19세에 대종사님의 열반을 당한 후 광복과 더불어 원광초급대학 설립 후 2년의 학업을 위해서 잠시 떠나 있었던 기간을 제외하고 일평생을 하루 한시도 원광대학교를 떠나지 않은 외길 인생이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50여년 원광대학교의 산 역사의 증인이 된 셈입니다.

 뒤돌아보면, 이곳 익산군 북일면 신룡리에 원광대학교의 전신인 유일학림이 설립되어 초급대학, 4년제 대학을 거쳐 1972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되기까지 그동안에 겪어야 했던 역경과 난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며, 5.16 군사혁명 이후 잠시 대학의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처한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가하면 1986년 12월 대학의 건립과 발전만을 위해 일생을 다 바치셨던 숭산 총장님의 열반을 곁에서 지켜보아야만 했던 슬픔도 있었습니다. 실로 개인과 학교의 영광과 좌절, 기쁨과 슬픔이 쉬임없이 교차하는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본인은 8년전 총장의 대임을 맡으면서 기본적으로 고 숭산 총장님의 경륜을 계승 발전시키고자 했던 바램을 천명하고, 대학의 내실을 기한다는 경영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러한 대전제 아래 우리 대학은 「지역문화를 선도하는 대학」,「민족혼을 일깨우는 대학」,「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대학」으로 장기목표를 정하고 본인의 역량을 모두 동원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목표의 성취를 위하여 단기적으로는 학문의 계열화와 필요한 학과의 증설을 꾀함으로서 지방 사학의 과제인 우수 인력을 다양하게 육성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또 우수한 교수를 초빙하여 질높은 교육과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교수님들의 연구여건을 조성하고 면학분위기의 일신을 위한 교육지원 시설의 확장, 장학금의 확대, 학생의료보험의 실시, 취업률 제고 및 각종 복지시설의 보완과 개선에 힘을 기울이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대학의 국제교류를 강화함으로써 우리의 시야를 세계로 확대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우리 인간이 환경의 공해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권리가 있음을 유념하고 쾌적하고 아름다운 무공해 대학 캠퍼스를 조성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장.단기의 목표를 추진함에 있어 지방의 사학이 갖는 여러 장애요인 중 가장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요인이 발전기금의 조성이라고 생각하고 대학 장기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여 재정의 확보에 역량을 경주하였습니다.

 이제 총장직을 후임자에게 넘겨드리는 이 순간, 그간에 계획하고 목표했던 것 중에 어느 것이 달성되고 어떤 것이 미흡한지를 스스로 평가해 볼 때,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러운 것이 없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지방의 중소도시에 위치한 대학 자체의 불리한 여건도 문제이지만 무엇보다도 본인의 역량부족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그마한 성취와 만족이 있다면, 오로지 저를 도와주시고 대학의 발전을 위하여 희생과 협력을 아끼지 않으셨던 재단 , 교직원과 학생, 동문들, 그리고 이 지역의 유지 여러분들의 덕분이라고 생각하며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이제 본인은 총장직을 떠나야 하는 이임식전을 당하여 그간 대학의 행정에 얽매이고 매달리다 소홀히 했던 덕성의 도야와 도덕.문화사회 건설에 남은 힘을 기울이고자 하오며 대학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언제라도 기꺼이 협력할 것입니다.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오늘날의 대학환경은 어느 것 하나 우리에게 유리하게 형성되고 있는 것을 찾아보기가 어렵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후임총장은 학덕과 인격을 고루갖춘 유능한 분으로 이 대임을 인계함에 있어 마음 든든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신임총장을 중심으로 재단, 교수, 직원, 학생, 학부모, 동문이 혼연일체가 되어 어려워지고 있는 대학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세계로 우뚝솟는 대학을 건설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역사는 한 사람의 능력과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듯이 총장 한 사람의 소명의식과 역량으로 대학을 발전시킬 수는 없는 일임을 깊이 인식하였습니다. 신임 총장으로 하여금 본인의 역량을 한껏 발휘하실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와 원광대학교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의 참여와 협력을 거듭 부탁드려 마지 않으며 이임의 말씀에 가름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본인의 고희를 축하하고 격려해 주시기 위하여 두 권의 책으로 고희 기념논총을 훌륭히 만들어 증정해주신 간행위원회의 모든 분들과 논문을 써주신 여러분께 각별한 감사를 드리며 일정관계로 식전을 별도로 마련하지 못하고 겸하게 된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끝으로 오늘 이 자리에 참여하신 모든분들의 가정가정마다 법신불 사은님의 은혜가 충만하시기를 심축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1994년 12월 20일.

원광대학교 총장 김삼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