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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대 숭산 박길진 총장 취임사
제1대 숭산 박길진 총장 취임사
의전과기간 : 1972.02.26

존경하는 이사장님 이사님들, 귀빈여러분 그리고 교수,직원, 학생여러분!
해방직후에 우리 圓佛敎가 나라와 겨레의 생기넘치는 앞길에 貢獻해야겠다는 굳건한 신념과 사명감에서 원대한 포부와 청신한 이념아래 뜻을 모아 이 학원을 창건한지 어언 4반세기, 그 동안 줄기찬 勉勵의 보람있어 이제 종합대학교로 승격을 보게 되었읍니다.

 이에 이르기까지의 정부 당국의 특별한 배려와 교단의 열성, 교직원의 獻身的 參與, 同門의 힘찬 성원 그리고 우리 학교를 아껴주신 학부형님들과 또 각계 유지 인사 여러분의 지도편달에 대하여 이 자리를 빌어 새삼 깊은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생각컨대 본시 경륜이 부족하여 아직도 철저한 교육자가 되기에는 미급한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의 修身의 길과 사회경험에서 얻어진 저 나름대로의 인생관이나 교육관은 뚜렷하고 대학교육에 대한 이해와 소신도 확고하다고 믿어지기에 감히 負荷된바 重且大한 責務를 맡아 여생을 바쳐보겠다는 결심아래 총장직을 受任하는 바입니다. 그리하여 삼가 깊으신 양해와 변함없는 성원이 계실것을 바라마지 않읍니다.

 이에 總長의 職能을 運用하기에 앞서 抱懷하는바 몇가닥의 施行方向을 제기시켜 여러분과 함께 吟味함으로써 스스로의 나갈길을 보다 견고하게 하기를 기약하는 바입니다.

 대학은 명실공히 한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창조발전시키는 生成의 원천이요, 앞날의 露呈을 主導하는 곳이며 나아가서는 인류의 복지에 貢獻하는 인재를 배양하는 곳임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대학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는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어야 하며 그러므로 대학은 오직 국가와 민족, 인류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목적하에 존재하는 공동 운명체인 것입니다. 대학사회를 구성하는 2대지주인 교수와 학생들은 사회적 지위에 있어서도 부각시킬 수 있는 권위가 주어지고 아울러 그에 못지않는 막중한 책임과 지대한 기대도 걸려있는 것입니다.

 대학의 본질이 국가, 사회, 인류의 이익을 위하는 새로운 이미지의 「아카데미즘」에 있고 보다 높은 眞實認識의 과정이며 천착을 위한 媒介體임을 알때 대학의 사명은 오로지 연구와 봉사에 있다고 하겠읍니다. 연구와 봉사를 효율적으로 수행할수 있는 운영상의 기초정신과 기본자세를 새로운 차원에서 다시 定立하고 교수와 학생들이 마음껏 정진할 수 있는 與件造成에 가능한 행정기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겠읍니다.

 그리고 대학교육의 중요한 특수성격의 일면은 사회의 가치관과 규범을 젊은이들에게 올바르게 전달하여 질서 확보를 위한 조화적 인격자를 만들어 현대에 적응토록 하는 한편, 사회규범과 가치관을 정확히 비판할줄 알고 개선할수 있는 지성을 지닌 인간을 만드는데 있읍니다. 그리하여 이 양면의 「하머니」를 바람직한 대학교육의 실현이라 보겠읍니다. 즉 국가 사회에 대한 책임과 봉사를 충실히 다한 연후에 규범개선을 위하여 穩健한 방향에서 노력하는 「엘리트」로서의 사명감을 키우되 자연스러운 이성을 바탕으로 실행할수 있는 인간상위에 세워져야하겠읍니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성실히 기여하겠다는 기본정신의 확립없이는 아무리 훌륭히 그 자질이 개발되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의 지능은 무가치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말것입니다. 기성과 자칫「갭」을 이루기 쉬운 새 세대와의 사이에 있어 윤리와 「모럴」의 단상을 능동적으로 고쳐나가는 슬기로운 교양인 육성에 온갖 지도체제의 기능을 총동원하여 즐기차게 노력하겠읍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현실은 지능이 개발된 교양인에게 직업적 전문지식과의 축적을 불가결의 요건으로 하고 있읍니다. 사실을 전달하고 학문을 전수하는 외에 생활의 원리를 각분야에 실제로 적용시킬수 있는 직접능력을 체득한 적소의 인재양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개발도상에 있는 우리나라의 실정하에서 이는 필요 불가결의 절대적인 요청으로서 대학운영상 추호도 소홀히 할수 없는 중대한 국면이라 하겠읍니다. 사회진출별 특수지도기구를 재구성하고 외계의 각급 수요기관의 협조를 얻어 이른바 「프로그램머」를 키워내는데 최대한으로 노력하겠읍니다.
 

대학은 하나의 대단위를 형성하는 사회입니다. 그 구성요소인 교수, 직원, 학생의 유기적이고 건전한 생활을 기반으로 대학사회는 발전하는 것입니다. 사립이라 할지라도 설립자나 경영자나 운영실무자만의 대학일 수는 없는 것이며 어느 위치 어느 부면에서든 대학사회를 구성하는 요소라면 누구이든 대학의 주인인 것입니다. 理事陣도 총장도 교수도 직원도 동문도 학생도 학부모님등도 대학의 주인이 되어야 하며 주인이라는 입장에서 서는 응분의 의무와 책임을 나누어 가져야 하고 그것에 대등한 참여의 기회와 권능이 부여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인의식이 확고한 대학인의 生活營爲에는 희생적인 정신이 따라야 할것이나 대학 사회의 융화라는 어엿한 목적이 서 있는 만큼의 보람도 있는 길이 될 것입니다. 뚜렷한 의식속에 주인모두가 공동사회에 자연히 참여하여 의지적이며 활기에 찬 운영에 종횡으로 협동할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민주풍토 축조에 끈질긴 노력을 경주하겠읍니다.
 

이상에서 연구하고 봉사하는 대학, 교양인을 육성하는 대학전문인을 양성하는 대학, 민주적 협동이 실천되는 대학이라는 네줄기로 대별하여 지난날의 未洽을 반성하면서 앞으로의 진력을 스스로 다짐해보았읍니다만 이러한 대이상의 구현이라는 命題앞에 저 하나의 힘은 미약한 것이어서 교내외로 부터의 긴밀한 협조없이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는 至難한 일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만당하신 여러분과 사회제현의 아낌없는 오력을 비는 마음 절실한 바 있읍니다. 그리고 이 일에 대하여서는 먼저 교수님들에게 부탁드리는게 순서일듯 합니다. 대학의 기능 발휘에는 어느것이나 인간문제가 열쇠로 되며 이 열쇠의 우열 즉 교수의 자질은 권위를 좌우하고 교수의 권위는 그가 일하는 대학의 권위 바로 그것에 직결되고 있읍니다.
 

종합대학으로서의 새로운 체모, 그리고 지방대학으로서의 독자성을 염두에 두면서 우리 대학은 우리대학으로서의 특색을 갖춰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입니다. 전통이니 기풍이니 하는 남의 것을 본따는 허풍을 떠나 학문적 권위에서 국내외에 자랑할수 있는 특색을 풍기는 대학이라는 「이미지」형성작업의 일단을 맡는 데서 결정적 의의를 갖고 부단히 연구하고 연마해주셔야 하겠읍니다.
 

다른 하나는 학생지도업무입니다. 일반 사화의 불신풍조가 사회현실의 부조리에 대한 관념론적인 의문과 기회를 얻지 못한 욕구불만에서 연유하는데 비하여 대학사회의 그것은 기성윤리에 대한 논리적 대안없는 부정과 사회진출에 관한 막연하면서도 뿌리깊은 불안감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학원에서의 소외감은 그대로 방임할수 없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읍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뜨거운애정과 깊은 이해와 너그러운 아량과 끈질긴 인내로 교수 학생간의 장벽을 허물어 상호의사를 소통하고 올바른 인식으로 손잡아 이끌어 가면서 대화의 밀착을 위한 불안의 해소를 꾀하고 신념위에 발을 붙일수 있는 실속있는 교양인이 되기까지 열과 성을 다하여 지도에 임하여주셔야 하겠읍니다.

교수님들 각자가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몸과 마음을 바치겠다는 자세에서 스스로를 연마하고 어버이의 사랑으로 학생을 교육하므로써 가치를 창조할때 자연 교권은 확립되고 존경과 신망을 모으게 될것입니다.

다음에는 학생들에게 당부할 차례입니다. 학생들은 더 배우고 더 알고 그래서 더 크려고 대학에 온것입니다.대학생으로서의 기본적 위치도 정립못한채 나름대로 과신의 「엘리트」의식에 빠져들어 행동을 서두르는 탈선을 범하지 말고 자기능력부터 차근차근 축적해 두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학구에 열중해야 하겠읍니다.

부모와 가정이, 국가와 사회가 대학생에게 기대함이 얼마나 크고 절실한가를 느낄때, 이 벅찬 기대에 보답하는 길은 하나도 공부요 둘도 공부일 뿐인 것입니다. 공부하여 지능을 개발하고 공부하여 체력을 단련하고 공부하여 인간을 형성하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것만이 학생 여러분의 생활의 전부이기를 당부하는 정 간곡한바 있읍니다.

이어서 사회에 호소하려 합니다. 앞에서 사회와 대학의 운명은 직결되어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였읍니다만 그런 뜻에서 대학생들은 과거, 현재와 미래를 통하여 민족의 根幹이요 내일의 주인공들입니다. 이 젊은이들이 冷徹을 잃지 않으며 마음놓고 학문에 전념하고 사고를 暢達할수 있도록 밑받침하는 명랑하고 건전한 사회풍토가 마련되어야 하겠읍니다. 사회의 불안이 「캠퍼스」안에까지 스며들고 그로 인하여 교수와 학생들 사이의 대화가 막힌다면 이 보다더 슬픈 일이 어디에 있겠읍니까 사회부조리의 완전극복에는 현실인식과 반성과 각오의 단계를 거친 많은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렇다고 이대로를 후세대에 넘길수는 결코 없는 것이며 그 극복이 빠른만큼 대학교육의 정상화도 앞당겨짐을 크게 깨달아 기성세대 모두가 발벗고 부조리를 타파하기에 앞장서주셔야 하겠읍니다.

이제 닻은 감아지고 돛은 올려졌읍니다. 안팎으로 부터의 순풍을 맞아 니배는 비상사태하의 험한 파도를 종식시키면서 밝은 바다 구국교육의 항로를 향해 힘껏 출범하게 된것입니다. 폭풍이 없는 항해가 되는 것은 오직 힘의 결집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여러분의 건강과 행운을 비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1972년  2월  26일

圓光大學校   總長    朴  吉  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