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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제24주년 학장 기념사(1970년)
개교 제24주년 학장 기념사(1970년)
의전과기간 : 1970.10.01

친애하는 교직원 여러분 그리고 학생 諸君 !

 오늘 우리대학의 開校 24돐을 맞이하는 날입니다. 일원대도의 원불교 정신과 홍익인간의 교육이념에 입각하여 8.15 광복과 때를 같이하여 고고히 소리 울린지 24년이 됩니다. 지덕을 겸수하고 도의를 실천하는 민족의 유능한 지도자와 원불교 교역자의 양성으로 세계에 공헌할 봉공인을 육성하기 위하여 전북에서는 최초의 사립대학으로 걸음마를 시작했던 것입니다.
 

회고 하건대 당시 유일학림을 거쳐 교학과와 국문학과만의 원광대학이 걸어온 길은 그야말로 고난과 형극의 길 이었읍니다. 그러나 오늘은 5개학부 14개학과와 6개의 부설연구소 및 2개학과의 대학원을 안고 바야흐로 종합대학교 체제의 웅자를 보이고 있읍니다. 물론 이렇게 우리대학이 이소성대로 성장해 오기까지에는 문교당국의 친절한 후견과 재단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동창 및 재학생들의 숨은 정성과 희생을 상기하지 않을수 없읍니다.
 

대학의 나이 24년이란 그역사상에 비추어 볼때 극히 짧은 세월이겠읍니다. 이미 수세기의 역사를 갖인 선진국의 대학이나 우리나라 전통있는 대학들에 비한다면 참으로 일잔하기 짝이 없는 기간이겠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수명은 백년을 잡는다고 할때 출생으로부터 24년이란 자주적인 각성기를 내면추구의 반성기라 하지 않을수 없겠읍니다.
 

24년이면 자질과 성격이 형성되고 자각과 진로가 확정되는 때라 하겠읍니다. 개교이래 24년이란 그 존속연륜이 그 어느 34년 보다도 결정적으로 중요한 시기였읍니다. 왜냐하면 이 기간에 우리 원광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에서나마 대학의 특질과 학풍의 야무진 씨알이 곱살스럽게 영그러왔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머나먼 미래의 빛나는 역사와 전통도 지나간 24년이라는 여명기속에서 그 성숙의 씨가 배태되었다는 것은 더욱 그의의가 소중하다 아니할수 없겠읍니다.
 

친애하는 원광인 여러분 !
우리대학은 지난 24년동안 대단히 불리한 입장에서 지방대학이 겪어야할 쓰라린 운명을 한몸에 받으면서도 지역사회인의 지대한 관심속에서 유아기와 소년기를 거쳐 이제 당당히 청년기를 걷고 있는것입니다. 그러나 학구풍토와 학문적 자극이 불비한 여건속에서 교수학생들은 안으로 슬픔을 달래면서도 한번도 절망하거나 중단하지 않고 조촐한 내면성장과 조용한 전진을 해왔든 것이니 이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우리원광의 5천여 동문은 오늘날 줄기찬 사회참여로 모교의 명예선양을 하고 있는것을 볼때 흐믓하고 자랑스러움을 감출길 없읍니다.
 

국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천여 원불교 교역자를 비롯하여 학계,언론계, 문단에서 한국 문화영역의 “하이레벨”을 이끌고 있는 동문들의 모습이라든지 교육계와 체육계 및 금융계에서는 전국방방곡곡에 원광가족이 끼이지 않은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약학과는 두번의 졸업생을 배출하였지만 국가고시에서 계속 전국 최고의 합격율을 올렸으며 금년에 신설을 본 미술과만도 이번 전라북도 미술전에서 특선 6점을 비롯하여 입선 20점으로 벌써 두각을 내보이기 시작하고 있는것 등은 우리 원광이 그동안 얼마나 안으로 안으로 깊숙히 대학의 本務에 충실하려 했던가를 증명하고 있다 하겠읍니다.
 

북쪽바다에 깊이 잠겨있는 빙산은 표면에 나타나기는 퍽 보잘것 없읍니다. 대학의 발전이란 것도 보이지 아니하는 가운데 묵묵히 그 사명을 다하여야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을 햇살에 알알이 익어터지는 석류는 안으로 그씨알이 성장하여 자연스럽게 성숙의 때가 온것을 알리고 있읍니다. 따라서 선전없는 중에서도 우리대학에 대한 밖에서의 인식은 자못 밝아졌다고보며 여태까지의 낡은 관념은 하나 둘 그 껍질이 벗기어져 가고있읍니다. 아마도 오늘의 성장은 원광의 참모습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누가 지방과 서울,사립과 국립이라는 우열을 감히 무었으로 가리려 하겠읍니까 ?
 

교직원 학생 여러분 !
그러나 우리는 괴로왔던 과거에의 아쉬움과 풍요로운 오늘의 긍지와 자부감만으로 만족할수는 없겠읍니다. 개교 24주년을 맞이하면서 이제 우리는 조용히 안으로 스스로의 자세를 가다듬지 않으면 안되겠읍니다. 참다운 대학이란 항상 시대를 따라 더욱 새로워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학이란 시설도 기구도 밖을 향한 선전도 필요하지만 참된 대학이란 진리탐구에 진력하는 대학인것입니다. 대학을 시냇물에 비유한다면 시냇가의 풍치나 환경도 중요한 것이지만 물의 량이나 그 질이란 더욱 중요한것과 같읍니다. 물의 량과 질이란것도 따지고보면 그것이 고여있어 썩어가는 물인가 아니면 끊임없이 대해를 향하여 흘러가고 있느냐 ?에 그 존재가치가 달려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참된 대학의 모습은 항상 내적 충실의 순환과 개혁에서 발견되어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또한 내용의 충실이란 항상 새로운 교육활동과 더부러 보다 참신한 학구적 분위기의 지속적인 성장에 있다고 보고 싶은 것입니다.
 

대학이 항상 새롭게 흐르는 물과 같이 되자매 대학의 구성집단인 교수와 학생 그리고 행정직원은 각각 스스로의 책임을 성공적으로 완수해주어야 하겠읍니다. 참된 대학이란 교육,연구,봉사라는 3대 기능을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나타나는 것입니다. 본인이 지난 24년동안 대학운영을 책임지고 지나오는 동안의 무수한 반성은 대학이란 교육, 연구, 봉사가 삼위일체가 되어야만 개혁과 성장이 이루어질수 있다는것을 절실히 느꼈읍니다. 반대로 어느 한쪽만의 열의와 주인심리 그리고 어느한쪽에 지나치게 기운 힘으로서는 참다운 대학의 꿈은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이었읍니다. 즉 알맞은 베런스 오프 파우어(힘의 균형)야 말로 역사의 도전에 대한 대학발전이란 응전의 태세에 긴요한 요소임을 깨달았읍니다.
 

전체 원광인은 지금 이시점을 출발점으로 너, 나 할것없이 각자가 대학의 구성원으로서 없어서는 아니될 우리들이되어 무엇을 어떻게 개혁해 나갈 것인가를 반성하고 청년 원광의 대열에 두려움없는 참여가 있어야 겠읍니다. 뿐만아니라 행정과, 재단과, 학생사이에 뿌리깊게 도사리고 있는 무사안일의 악덕과 병근을 송두리째 뽑아내어 영예로운 원광건설에 총 매진 해야겠읍니다.
 

물론 우리의 여건이 충족되지 못한 실정에서 바람직한 결실을 요구하기란 어려운 일이겠읍니다만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새역사 창조의 가능성은 밝은 것입니다. 교수와 학생은 기존시설이나마 최대한 활용하여 전문적 기능인과 지도적 인격자가 보다 많이 쏟아졌으면 합니다. 한편 행정당무자로서는 현재의 체제하에서라도 교수와 학생들의 교육, 연구활동에 불편이 없도록 세심한 배려와 우선적인 뒷바침을 하도록 하렵니다. 뿐만 아니라 보다 새롭고 합리적인 관리와 운영을 꾀하여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개선책을 강구할 방침임을 밝혀두는 바입니다.
 

끝으로 원광대학의 발전은 곧 전체 원광인의 성장이요 원광인의 성장은 바로 국가발전과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는 것임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25, 26 27 숫자가 늘어갈수록 우리대학의 발전이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를 향해 이루어질날을 조용히 기원하는바 입니다.

1970년 10월  1일

 학장      박    길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