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했던 관심, 훗날 한줄기 희망이 되다.
 "박사과정 공부를 끝내고 소록도에 의료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여름방학 때 직접 방문해보니 소록도는 인력이 없어 힘든 상황이였죠. 그런 어려운 곳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봉사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환자돕기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죠."
 여름방학때 소록도에서 했던 봉사활동이 잊혀지지 않은 김 교무는 '봉사를 좀 더 뜻깊게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고 회상한다. 그후 7년 뒤 우리 대학의 한의대, 의대, 약대 등 의료봉사가 가능한 학생들과 함께 여름방학 때마다 소록도로 의료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고.
 "당시에는 '그분들에게 뭔가 더 해드릴 수 있는게 없을까?' 라고 막연하게 관심만 가졌던 것 같아요. 하지만 원불교 정녀로 출가한 이후부터 어려운 이웃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죠"
 
 

우연히 찾아오게 된 기회
 1980년도 우리대학 약학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김혜심 교무는 신문을 읽던 중 '아프리카가 정말 어려운 상황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홀연 교수직을 내던지고 아프리카행 비행기에 오르게 된다. 아프리카의 '라마코카'지역에 선교소와 유치원을 설립하고 '스와질랜드'에는 교당과 유치원, 보건소, 에이즈 쉼터를 만들었다. 김 교무가 설립한 보건소와 '스와질랜드'의 보건복지부와 협조해 에이즈환자를 보호 하는데 일조하고 청소년의 에이즈 예방교육과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보건소를 시작으로 무료진료를 하게 되었어요.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에이즈 환자가 너무 많아 쉼터를 운영하기도 했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에이즈 교육을 하기 위해 청소년 콘서트를 여니까 아이들이 많이 몰려오곤 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많은 아이들이 에이즈 교육을 받아 예방이 잘 되고 있어 뿌듯해요(웃음)"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
 김혜심 교무는 2000년도부터 아프리카 스와질랜드에서 아이들을 위한 교육사업을 위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교무에게 아이들과 함께했던 일화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에 대해 물었다.
 "2009년에 음수와티 3세(MSWATII Ⅲ) 국왕이 우리 원광유치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아이들이 국왕을 환영하기 위해 장기자랑으로 춤을 췄었어요. 그 당시에 나이가 가장 어렸던 아이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가장 나이가 어리다 보니 다른 아이들이랑 춤도 다르고, 모양새가 어설펐거든요.
 그래서 국왕이 그 아이에게 너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춤이 다르냐고 물어보니 아이가 답하길 "저는 그저 국왕님을 환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춤을 췄을 뿐입니다"라고 말해 그 아이가 유명해졌어요. 왕이 너무 좋아하고 감동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것을 계기로 왕이 특별히 '잉콩와네니(Engcongwaneni, 최고, 정상의 뜻)' 이라는 이름을 하사해줬어요. 그래서 원래의 원광유치원 이름을 'Engcongwaneni'로 이름을 바꿔서 현판식을 다시 했던 게 기억이 나요.
 또 다른 사연으로는 '라마코카'라는 마을이 태권도 우수마을로 선정 되었던 일이 기억에 납니다. 라마코카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쳤더니 국제적인 대회에 나가서 금메달을 받아오기도 했어요. 그래서 국가대표를 두명이나 배출했어요. 태권도를 통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이 생긴거죠. 아이들이 차츰차츰 성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볼 때면 정말 뿌듯하답니다"

아직 못다 이룬 기적 그리고 꿈
 아프리카에 17년째 살고 있지만, 아직도 이루고 싶은 꿈이 많다는 김혜심 교무.
 "기술교육에 노력을 많이 기울일 생각이예요. 그들이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선 스스로 벌어서 생활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그 사람들에게 더 많은 전문직업기술을 익히게 할 계획입니다. 실제로 주부들에게 바느질을 가르켜 준적이 있었어요. 바느질로 교복을 만들어 팔면 수익금이 주부들에게 돌아가게 했더니 열심히 배우려고 노력하더라고요. 항상 무기력하고 불성실해 보이던 사람들이 일거리를 통해 근면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바뀌게 되더라고요.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프리카에서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에 따라 되는 일도 많고 안 되는 일도 많다고 한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시간을 생각하지 않고, 항상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단다. 약속을 해놓고 지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안 지키는 것도 그 사람들의 하나의 관습이라고.
 "그래서 저희는 항상 돌다리도 두들겨 보면서 건너야 한다는 말을 철칙으로 삼고 있어요. 그리고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을 잘 가르쳐서 큰 변화를 이루게 하고 싶어요"
 또 다른 꿈으로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의 IT기술을 가르쳐주고 싶다는 김 교무.
 "예전에 카이스트정보통신부에서 한 달간 컴퓨터를 가르쳐 준 적이 있었어요. 아이들이 새로운 것을 접해보고 많이 신기해 하더니 어느새 컴퓨터를 다루는 데 제법 익숙해져 있더라고요. 우리나라의 IT기술을 아프리카 아이들에게도 가르쳐 준다면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데 큰 도움이 될거예요"

실력을 갖추고 항상 준비가 된 사람이 되길
 "최근 해외 봉사활동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증가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봉사활동은 남을 돕기 위한 마음가짐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실력을 갖춘 학생이 해외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혜심 교무는 학생들에게 세계적 흐름을 알고 전공˙부전공 외에도 많은 책을 읽어 둘 것을 당부했다. 또한 지방사학으로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항상 길게 보고 더 준비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 깨어있는 안목을 가지고 준비를 해야만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끝으로 학생들이 건전한 심신을 가지고 어려운 이웃을 도울 마음자세를 가진 따뜻한 학생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아연 수습기자 | ayeon10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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