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우리대학이 전국 31개 대학과 함께 '방과후학교'로 최종 선정됐는데요. 방과후학교란 무엇이고, 어떤 계기로 이 사업을 진행하시게 되셨나요?
'방과후학교'는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교과부에서 대학들에게 국·영·수 교과목과 예체능, 특기적성 교육을 담당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작년에 우리학교가 취업률이 저조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때 '대학주도 방과후학교 (예비)사회적 기업'이라는 정책이 나왔어요. 사교육을 경감시키고 공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교과정책과 청년일자리 제공이라는, 고용노동부의 정책이 맞물려 나온 정책입니다. 작게는 대학의 우수인재들을 활용한다는 데 그 목적이 있고 크게는 지역사회에 대학이 기여한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취업률문제는 우리학교뿐만 아니라 전국 대학의 당면 과제이기도 해요. 마침 시기적으로 적절한 정책이 나왔고 이에 우리대학도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뜻있는 교수님들에게 이러한 사업에 공모해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교수님들께서 모두 흔쾌히 응해주셔서 시작하게 됐죠.
우리대학이 '방과후학교'에 선정되기 위해 어떤 준비과정을 거쳤는지 말해주세요.
먼저 사업공모에 응모하려면 전제조건이 몇 가지 있어요. 첫 번째 전제조건은 대학과 지역사회간의 업무 협약이 반드시 있어야 해요. 두 번째로는 대학에서 이러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그런 사업을 추진할 주체가 있어야 해요.
우리대학은 올해 익산시 교육 지원청, 익산시청과 MOU를 맺었고, 전라북도 및 전라북도 교육청과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우리대학에서는 시설과 지원금을 지원하기로 했고, 신순철 부총장을 단장으로 방과후학교 사업 지원단을 설치했습니다. 산학협력단 이호섭 단장의 적극적 지원으로 사업 추진의 주체인 주식회사 '우리들학교'를 총 9명의 교수와 함께 설립했습니다. (주)우리들학교는 우리대학 HK 마음인문학 연구소 및 익산시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와 협약을 맺었습니다.
(주)우리들학교의 설립 취지와 앞으로 기대효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주)우리들학교의 '우리'는 '너'와 '나'를 차별하지 않는 공동체 실현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 정신에 따라 회사의 캐치프레어이즈를 '함께 하는 미래'로 정했어요.
또한 (주)우리들학교는 초·중등학교 주요 교과부문과 예체능, 특기적성 분야와 관련된 우리대학의 전공교수들이 운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방과후학교 교육 프로그램 외에 '참사람 교육', '한울타리 교육', '보듬 돌봄 교육' 등으로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번 사업 공모에서 인성교육과 문화다양성 부분의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은 높은 평가를 받았어요. 인성교육에 중점을 둔 이유는 우리대학의 교훈인 지덕겸수 도의실천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도덕교육원에서 시행하는 덕성훈련과 결합하면 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대학주도 방과후학교는 대학에서 강사를 선발하게 됩니다. (주)우리들학교에서 전라북도교육청으로 프로그램을 보내면, 초·중등학교에서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그에 따라 선발된 강사들을 파견하게 됩니다.
우리대학 학생들이 '방과후학교'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요?
졸업한 후 사회에 나가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너무 급하게 직업을 선택하지 말고 '방과후학교'를 지원해본다면, 학생들이 어렵게 느끼는 경제활동도 해결할 수 있고 또 교육활동에 참여하니 자기계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졸업자를 중심으로 우선 선발을 하게 될 텐데 현재로서는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어요. 일반적으로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만큼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성적도 좋아야 하고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한 학생들, 그리고 가능하면 해당 분야를 전공한 학생들이 좋을 것 같아요.
우리대학뿐만 아니라 행정기관 지자체라든지 교육관련 지원기관들, 그리고 우리 졸업생들이 많이 호응을 해야만 (주)우리들학교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고 우수한 학생들의 지원이 필요해요.
도·교육청에서 최종결정 된 선발 분야와 인원이 (주)우리들학교로 보내질 것 입니다. 그 시기가 이번 기말 고사 전후가 될 것 같습니다. 졸업 예정인 4학년 학생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교수님의 어렸을 적 꿈과 대학시절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고 2때 성악가가 되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유명한 성악가를 보다가 "참 멋지다. 나도 저렇게 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모든 걸 다 집어 던지고 음악에만 몰입해서 공부하기 시작했죠. 지금은 훌륭한 성악가가 되고 싶다는 것이 정확한 꿈이에요.
아직도 그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학교 들어와서 그런 사람들을 키워낼 수 있는 위치에 있으니 절반정도는 꿈을 이뤘다고 생각해요.
대학시절은 굉장히 자유분방했어요. 괴팍하다는 말까지 들었어요. 자유분방하다는 것은 음악이 가진 속성 자체이기도 해요. 음악이라는 것은 논리적이고 그 안에 정확한 질서가 존재해요. 그것을 사람의 마음으로 표현해낼 때는 그러한 논리와 질서를 뛰어넘는 그 이상이 필요합니다. 이론을 공부할 때는 논리와 질서를 배웠고 그것을 나타내는 연주에서는 자유분방함이 도움이 되었죠. 그 자유분방함과 논리가 충돌하는 바람에 더욱 더 자유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전공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뭘까요?
음악에도 질서가 존재합니다. 4/4박자, 4분 음표, 5도 음정 등이 있습니다. 5도 음정은 줄과 줄 사이 비례가 2대 3일 경우에 가능해요. 그런 것에 대한 비례를 수학적으로 찾아냈어요. 그걸 누가 찾아냈느냐, 바로 수학자 피타고라스가 찾아냈어요. 피타고라스가 음악을 알았을까요? 음악을 좋아했지만 음악을 잘하지는 못했어요.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나중에 합창곡을 작곡했는데 아무도 부르지 않았어요. 재미없으니까. (웃음) 피타고라스가 그런 재능으로 음악을 계속했다면 아마 망했을 거예요.
학생들이 전공을 택할 때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전공이 되어야 해요. 그럼 아주 박자가 잘 맞는 '음악'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죠.
교수님께서는 '음악'이 가장 위대한 예술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소크라테스가 위대한 철학자라고 칭송받는 것은 '인간'이라는 근원적 존재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 이전에 탈레스같은 철학자들은 '인간'보다는 '신'이나 '자연'을 우러러봤죠.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라고 본거죠. 죽고 싸우는 것도 신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소크라테스는 신이아닌 인간에 대해 고민한 것이예요. 그 후 사람들은 인간의 문제에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문제에 대해 파헤치기 시작했고, 철학자들이 인간의 열정을 자극하고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 뭘까, 고민했겠죠. 그게 바로, '음악'이라는 것을 알게 됐죠.
교수님께서 특별히 연습을 많이 한 곡이나 좋아하는 곡이 있다면요? 교수님의 음악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고 싶어요.
제가 베토벤을 좋아해서 소나타를 많이 연습했었어요. 그 중에서 월광소나타를 제일 좋아합니다. 월광소나타는 '달빛'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죠. 그런데 소나타를 잘못 가르치는 사람들은 이 부분을 달빛이 비치는 부분이고, 또 다른 부분은 베토벤이 걸어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전혀 그런게 아니에요. 월광소나타는 베토벤이 달빛 속을 걸어가면서 느꼈던 그 당시의 감정을 작곡한 곡이에요.
피아노연주와 작곡은 상당부분 형이상학적인 부분이 있어요. 물론 '동물의 사육제'는 동물소리로 이뤄진 음악이기도 해요. 저는 월광소나타가 너무 편하고 좋은데 어떤 사람은 무섭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거예요.(웃음)
작곡한 곡은 통상적으로 다른 작곡가가 간섭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지휘자가 작곡가의 느낌을 잘 살릴 수 있는 게 중요합니다.
즉 지휘자의 경험과 철학이 중요해요. 사람을 볼 때 어떻게 보느냐, 베토벤을 볼 때 그 사람이 그것에 대해 어떻게 해석하느냐, 그것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미학적 관점과 철학적 신념으로 해석하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개인적 철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좌우명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우선, 큰 계획은 8명의 교수님과 함께 사업을 잘 이끌어 가는 것입니다. 대학 교수로서 지역사회에 이바지한다는 면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나아가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그 가치를 실현 시킬 수 있는 좋은 일이라는 신념도 있습니다. (주)우리들학교는 우리대학과 지역사회가 교육의 질을 높이고 차별 없는 교육을 이루도록 노력할 것 입니다. 잘 운영해서 좋은 본보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 좌우명은 대인대사(代人大事)예요, 저희 집 가훈이기도 한데요. '사람을 대하는 것이 가장 큰 일이다'라는 말처럼, 앞으로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 겁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조언 말씀 부탁드립니다.
'뜨겁게 살아라'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미지근하고 흐리멍텅하게 살지 말고 연애도 뜨겁게, 사랑을 하려면 뜨겁게, 공부도 뜨겁게 하길 바랍니다. 일년 7개월 학교를 다니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일 년이라고 계산하죠. 사실 7개월밖에 되지않아요. 7개월 안에 일년 이상의 것을 얻어내려면 정말 뜨겁게 살아야 해요. 학생들을 보면 뜨겁게 사는 학생들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 미지근하고 뭔가 분명하지 않은 학생들을 볼 수 있어요. 그 이상을 이뤄내려면 뜨겁게 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