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즐길 줄 아는 당신
독서클럽 리더, 독서경영사, 외래교수, 상담 교육센터 대표, 그리고 작가. 오정화 동문(교육학과 83학번)이 현재 맡고 있는 직함들이다. 오동문은 독서클럽‘홈엔히즈(HOME&HIS) 독서대학’ 회장이자‘리더스(Readers)클럽’운영진이기도 하며, 전주 삼천도서관‘한울림’, 송천 도서관‘말·글·길’, 서울‘책사랑 사람사랑’등 수많은 독서모임도 이끌고 있다.
독서클럽은 저마다 특색이 다르다고 한다. 우선은 적게는 10명에서 많게는 30여 명에 이르는 인원으로 구성 돼 있고, 모임 주기는 일주일에 한 번 또는 한 달에 한 번 등 다양하다. 회원들이 읽는 책도 모임의 특성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인문고전을 중심으로 전문작가의 강독을 듣고 토론을 하거나 분야에 따라 경제·경영·자기계발서를 읽고 토론이 이뤄지기도 한다.‘ 리더스 클럽’의 경우 평생학습대상(동아리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는 일이 많아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바빠도 힘들지 않고 오히려 행복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는 오 동문. 노력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은 오 동문을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사람들을 성장시키는 힘을 가진 그녀
오 동문은 독서클럽 운영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을까. “1996년에 전주에서 어린이 전문서점을 운영했어요. 창작그림책, 부모교육서 등을 판매하며 만난 인연들을 모아‘동화 읽는 어른’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던 것이 출발이 됐죠” 그후 즐거운 독서에 관심이 많은 회원들을 모아 독서클럽을 이끌게 됐단다. 이 독서클럽의 회원가입 조건은 따로 없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환영이기 때문이다.
독서클럽을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책쓰기프로젝트’였다고 한다“. 책을 출간하자는 목표를 두고 시작한 프로젝트(2009년)예요. 그 중에 한 고등학생 회원이 책을 발간하게 되었는데 1천만원의 상금까지 거머쥘 수 있어서 더 의미가 있었어요” 독서클럽을 운영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였냐는 질문에“독서 클럽 회원들이 점점 성장하고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예요”라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그녀. 교육자의 모습이란 이런 것인가 싶다.
모범생, 문학소녀의 학창시절
김제가 고향인 오 동문은 공부와 학교생활에 충실한 모범생이었단다. 말이 없고 책을 좋아했던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책은 모두 읽을 정도로 어릴 때부터 책에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교 때는 작가를 꿈꾸기도 했으나 대학에 진학한 후에는 교수로 꿈이 바뀌었다. 대학 생활은 소심한 성격 탓에 비교적 조용하게 생활했지만 축제 때는 동아리 참가자격으로 무대에 올라가 공연을 할 정도로 적극적이기도 했다.
배움에 대한 열정은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계속 되었다고 한다.“ 교육학과 손충기 교수님께서 대학원 진학을 권유하셨지만 가정의 경제적 상황이 여유롭지 못해 포기했어요. 하지만 결국은 공부에 대한 열망을 잊지 못해 마음을 다시 잡고 박사과정까지 마쳤다”라며 과거를 회상한다.
그녀는 대학시절에 흔한 미팅을 해보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고 한다.“ 미팅을 해볼 생각도 못해봤다. 그 나이에만 해볼 수 있는 추억인데 아쉽다. 젊은 친구들이 이성교제를 할 때 헤어지게 되더라도 서로 얼굴을 떳떳하게 볼 수 있도록 행동했으면 한다”고 조언하며 환하게 웃는다.
앞으로의 계획과 후배들에게 전하는 말
“앞으로 지역 교육계에 일조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살고 있는 전북을 지키며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며 살아갈 생각이예요”라고 말하는 그녀. 사람이 한결 같다라는 표현은 오동문을 두고 하는 말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취업에 전전긍긍하는 대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는 오 동문. 젊은 시절에 읽은 책들은 오랜 기억으로 남아 사람들의 정서와 감성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헤르만헤세의『데미안』, 트리나폴러스『꽃들에게 희망을』은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라고 추천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이죠. 이 책들을 읽고 우리 후배들이 인생에 대해 많은 사색을 하길 바래요”라고했다.
이어“지역이라는 열등감을 버려야 한다. 세계를 손바닥 안에 놓고 생각하며 비전을 설정하길 바란다. 인생을 논할 수 있는 멘토를 꼭 만들었으면 한다”또한“사람의 능력을 이끌어 내주는 독서는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진심어린 조언을 했다.
좋아하는 일을 즐길 줄 아는 오정화 동문. 그녀에게서 열정의 향기가 난다. 조용하지만 큰힘을 가진 그녀의 앞날을 기대해본다.
임제연 기자 wpdus4464@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