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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인터뷰

음악의 에너지로 희망을 노래해 세상을 물들이는 지휘자
음악의 에너지로 희망을 노래해 세상을 물들이는 지휘자
신문방송사2011-01-03

김재창(원광대학교 음악교육과 80년 졸업)'음악'을 사랑하고 '희망'을 노래하는자. 성악가이자 아미치예술단 단장과 2006년 케냐 지라니어린이합창단 음악감독 겸 1대 3대 지휘자를 역임하고 현 월드샤프 대표이자 인도 바나나어린이합창단 지휘자로 활약 중인 김재창 동문(음악교육과 80년 졸업)을 만나봤다. 아프리카와 인도 빈민가 흑인 아이들에게 희망을 노래하게 하는 그의 이야기를 전한다

 '세계 3대 빈민촌으로 꼽히는 케냐 고로고초지역, 오래된 빈민가 인도뿌네 람떼끄디'

쓰레기더미 속 묻힌 아이들의 미래가, 내일의 희망이 이곳엔 있을까.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배고픔을 해결하는 빈민가 아이들에게 봄 햇살과도 같은 이가 나타났다. 바로 성악가 김재창 동문이다. 우리대학 음악교육과를 졸업한 그는 현재 아프리카와 인도의 빈민가 아이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지휘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음악으로 세상을 반올림 시키자는 뜻을 가진 '월드샤프'의 대표이자 인도 뿌네 지역에서 '바나나(힌디어로 건축하다,세우다,변화시키다의 뜻)어린이합창단'의 지휘자로 사랑을 전하고 있는 그.

 그는 초ㆍ중ㆍ고교시절을 전북 정읍에서 보냈다. 신태인중앙국민학교 시절부터 전교 학생회장을 할 정도로 남들 앞에 서기를 좋아했다. 신태인중학교 2학년 때는 밴드부에 들어가서 트럼펫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음악과의 인연은 이때부터였다. 그렇게 시작된 음악과의 인연이 고등학교로 고스란히 이어져 대학에 와서는 전공을 트럼펫에서 호른(나팔꽃 모양의 금관 악기)으로 바꿨다. 그러던 중 성악과 교수의 제안으로 성악의 길에 접어들면서 그의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다. 주 전공이 기악에서 성악으로 바뀌면서 음대 생활은 물론,자신의 음악 인생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그러나 오로지 음익에만 몰두할 수 있는 대학시절이 그에게는 찬란한 청춘이었다. 존경할만한 교수님들의 가르침과 함께 음악의 길을 걸어가는 친구들을 만났다. 그렇게 대학시절을 뒤로하고 군대에 다녀와 신태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6년을 보낸 후 1988년 11월에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성악의 본 고장인 이탈리아는 그에게 또 다른 시작이었다. 이탈리아는 도전과 기회가 많은 나라이면서 사람들 또한 다정하고 친절했다. 그는 이탈리아, 벨기에, 튀니지 등을 오페라와 콘서트를 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은 나라라고 추억한다. 1992년 벨리니 국제콩쿠르와 나폴리 존타국제콩쿠르 우승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으며 성악가로서의 입지를 굳혀갔다. 이미 이탈리아에서는 명성을 얻으며 성악가로서 자리를 넓혀가고 있을 때 한국에서는 그를 잘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 이탈리아인인 세계적인 연출가가 서울시립오페라단에 그를 소개하면서 약 8년간의 이탈리아 생활을 접고 1995년 한국에 돌아오게 된다. 이탈리아에서는 명성에 걸맞게 주인공역을 도맡아 했지만 한국에서 그의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 그러나 1999년 '아미치(Amici)예술단' 활동을 시작하며 한국에서 음악생활이 자리를 잡아갔다. 아미치 활동을 통해 정신병원과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 등 여러 공연을 펼쳤다. 또 사람들에게 다소 어려운 클래식 음악에 대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재해석하는 시도를 통해 '음악요리사'라 불리기 시작했다. "통닭을 먹는데 양념이 있으면 더 맛있는 거잖요. 통닭의 양념과 같이 클래식이라는 음악에 조그만 소스 작업을 통해 더 재밌는 공연을 만드는것이죠"라 말하는 그.

 이후 국제구호개발 굿네이버스 임태종 목사가 아프리카에 어린이 합창단을 만들자고 제의했다. 한번도 어린이 합창단을 맡아본 적이 없었고 한국에서의 활동을 접고 아프리카로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마침 인생의 후반을 어떻게 멋지게 보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던 터라 곧 그는 결정을 내렸다.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빈민가의 아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무대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반전인데 그 반전의 중심에 내가 있다'라는 생각으로 곧장 아프리카로 떠났다. 기대를 안고 떠난 아프리카에서의 첫 시작은 예상과 다르게 힘든 여정이었다. 이탈리아와 한국의 화려한 무대만을 접했던 그는 이러한 환경에 처음으로 맞닥뜨리게 됐다.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환경과 어느 정도의 시설이 갖춰져 있어야 하는데 쓰레기장 한 가운데 있는 학교 교실 한편에서 2006년 8월에 케냐 지라니(스와힐리어로 좋은 이웃이라는 뜻)어린이합창단 첫 연습을 시작했다. 케냐 지라니어린이합창단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마을, 아프리카 케냐 나이로비시 외곽에 위치한 고로고초 슬럼가에서 탄생했다. 고로고초는 마을 전체가 쓰레기로 뒤덮여 있으며 악취와 매연이 가득한 저주받은 땅이다. 이 마을의 아이들은 쓰레기더미 속에서 음식찌꺼기를 찾아 먹으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2005년 케냐를 방문했던 임 목사가 빈민가 아이틀의 상처 받은 영혼을 음악으로 보듬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합창단을 만들게 됐다. 2006년 12월,창단공연을 시작으로 2010년 1월까지 케냐와 한국,그리고 미국에서 총 120회가 넘는 공연을 펼쳐 약 15만명의 누적 관객을 동원했다. (자료: 케냐 지라니어린이합창단 관련자료)

 또한 2007년 케냐 대통령궁에서 열린 케냐 자치 정부 수립기념일 행사에 초청돼 5000명의 국빈들 앞에서 한국말로 도라지타령을 불러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2008년 12월에 나이로비 국립극장에서 창단 공연을 열었다. 그는 약 80여 명의 합창단 아이틀이 '희망의 다짐'이라는 곡을 불렀을 때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제작년에 KBS 크리스마스 특집 방송에 50여 분간 출연했고 이문세의 라디오 '오늘 아침 이문세입니다'에 여러 번 출연한 바있다. 지난해 12월 9일에는 다큐멘터리 '하쿠나마타타-지라니이야기'가 개봉했으며 지라니 어린이 합창단 2기 멈버들이 지난해 23일 내한해 올해 1월 10일까지 전국 10여개 도시에서 공연을 갖는다.

 또 2010년 5월부터 바나나어린이합창단 지휘자로 활약 중인 그는 인도의 뿌네라는 도시에 빈민가 아이들을 모아 합창을 하고 있다. 이 아이들을 열심히 연습시켜 내년에 한국에서 공연을 하고 싶다고 한다. 그의 최종 꿈은 전용비행기를 타고 아이들과 공연을 다니는 것이다. 먼 훗날 기력이 쇠할 때까지 합창단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그 아이들이 희망을 갖고 미래에 나아가 건강한 시민이 되고 정직한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거미는 자기 스스로 먹고 살기 위해 남을 해치는 동물이고, 개미는 누구를 해치지도 않고 이익도 주지 않는 동물이다. 하지만 벌은 자기에게도 그리고 남에게도 도움을 주는 존재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했죠. '이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냐 아니냐는 나로 인해 누군가의 사람이 향상되었으면 성공한 사람이다'라고 말이죠. 지금의 대학생활이 단지 취직만을 위해 공부히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희망을 만들어주는 사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공부한다면 훨씬 더 큰 세계에서 큰사람이 돼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고 자기의 위치도 올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음악으로 희망을 노래히는 자, 행복을 전하는 지휘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세상 앞에 음악을 통해 희망을 물들이는 그의 앞날이 봄 햇살과 같이 따뜻하기를 바라본다.

2011.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