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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인터뷰

해외 의료 봉사 분야에서의 표준, 우리대학 네팔 의료봉사단 – 최운정 네팔의료봉사단 단장(의학과 교수)
해외 의료 봉사 분야에서의 표준, 우리대학 네팔 의료봉사단 – 최운정 네팔의료봉사단 단장(의학과 교수)
대외협력홍보과2017-09-22

의료인에겐 봉사란 책임이자 임무 - 최운정 네팔의료봉사단 단장(의학과 교수)

원대신문 1328호-20170911

우리대학은 매년 해외 의료봉사단을 구성해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올 하계방학 기간에도 네팔 남부지역 룸비니(8월 18부터 8월 26일까지)를 방문해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특히, 우리대학 해외 의료봉사단의 이번 네팔 의료봉사활동은 양한방 협진과 초음파장비, 스케일링, 각종수술기구를 완비한 진료를 선보여 해외 의료봉사 분야에서 표준이라는 평이다. 이에 <원대신문>은 최운정 네팔의료봉사단장을 만나 우리대학 의료봉사단의 활동과 그가 생각하는 참다운 봉사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우리대학 네팔의료봉사단에 대한 설명과 활동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네팔의료봉사단은 의대병원, 치대병원, 한방병원 의료인들로 구성된 연합 봉사단입니다. 해외 의료봉사란 의료기술이 빈약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나라를 직접 방문해 의술을 행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리대학 의료봉사단은 단순히 환자에게 약을 투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초음파 검사, 세극등 검사 등과 같은 수술과 시술을 통해 대학병원 수준의 진료를 하고 있어 봉사 지역민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네팔의료봉사단은 원광대학교병원 교수들과 직원들을 중심으로 익산마한로타리, 삼동인터네셔날 등 기타 외부 봉사인력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적극적인 활동 덕분에 원활한 봉사활동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약품과 경비 등 제정 분야는 New Life with Nepal 후원회 로부터 도움을 받았습니다.

우리대학의 해외 의료봉사활동은 한 번 갔다 오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매년 지속적으로 행해지는 활동입니다. 때문에 환자의 상태를 심층적으로 파악해 다음번봉사활동 시기에 환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진료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봉사활동 지역의 의료 기술 발전에도 관심을 가지고 기술 전수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해외 봉사활동의 성패는 해당 지역에 지속적으로 문하여 의료봉사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외 의료봉사 지역의 선정 기준은 무엇이며, 어떤 과정을 통해 결정이 이뤄지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주로 오지나 빈민층이 많은 지역을 선별해 의료봉사활동을 갑니다. 특히, 우리대학은 원불교 종립대학이므로 해외 여러 나라에 교당이 진출해 있습니다.

그중에는 빈민가 지역에 설립된 교당들도 다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지역 교무들이나 대학당국 관계자의 간곡한 요청으로 의료봉사 지역이 결정됩니다. 해당 지역 교당은 의료봉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합한 환경을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해외 의료봉사를 하려면 활동에 앞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번 해외 의료봉사 지역은 네팔 남부지역 룸비니에서 진행됐습니다. 그곳은 제가 갔던 해외의료봉사 지역 중에서 가장 가난하고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이었습니다. 그만큼 의료기술 역시 빈약했고, 무엇보다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의 간절함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이번 네팔 의료봉사는 룸비니 로터리클럽 루빤데히와 함께 연대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연대를 하게 된 계기
는 무엇인지요?

지난해 해외 의료봉사를 하기 위해 네팔을 방문했을 때, 룸비니 로터리클럽 루빤데히 소속 회원들이 열악한 지역을 선뜻 방문해 주민들을 성심성의껏 진료해줘 너무 감사하다. 우리도 자원봉사에 참가하겠다 며 연대의 뜻을 밝혔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연대 봉사활동을 하게 된 것이며, 루빤데히로부터 의료봉사활동 동참은 물론, 통역 이나 안내와 같은 도움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환자들과의 의사소통에서 여러 편의를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대학은 해외 의료봉사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대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방학기간 진행된 네팔 의료봉사활동 규모와 그 지역의 의료 현실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네팔의 의료기술은 우리나라에 비해 굉장히 열악하고 낙후돼 있습니다. 특히, 염증 환자가 많았습니다. 만성병으로 분류되는 암과 달리 염증은 급성병인데도 환자들이즉시 치료받지 못한 채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네팔지역 환자들을 보면서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 몹시 가슴이 아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염증 같은 질병은 금방 치료할 수 있는 가벼운 질병이지만, 네팔과 같이 의료 수준이 낮은 곳에서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특히, 계급이 낮고 경제적으로도 가난한 빈민들은 질병에 대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기보다는 자연에 순응하며 포기해버리기 때문에 치료에 어려움이 따릅니다. 실제로 작은 염증이 점점 커져 큰 병으로 확대된 환자들이 많았습니다.

네팔 의료봉사에는 총 1천 870명의 환자가 진료소를 찾았습니다. 농양배농술, 지방종절제술, 익상편절제술 등 71명의 환자가 수술을 받았으며, 복부, 유방, 갑상선 초음파와 세극등 검사, 돋보기안경 제공을 비롯해 치과 스케일링, 발치 65명, 구강농양배농술 3명 등을 진료했습니다. 또한, 한방치료도 침술을 기본으로 부항, 운동치료, 개인생활 습관교육 등이 이뤄졌고, 한약은 오적산, 천금광제환, 황련해독탕 등이 처방됐습니다.

주민들은 네팔 의사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섬세한 의료기술에 감탄했습니다. 특히, 돋보기까지 챙겨온 섬세한 배려 덕분에 안과와 치과가 유독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한방치료에 눈길이 갑니다. 네팔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낯선 의료기술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동남아 지역에서는 인도의 아유르베다 라는 민간 치료들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주민들은 한방에 대한 선입견 없이 치료에 대해 굉장히 호의적이었고 잘 받아들였습니다. 한편으로는, 비슷한 민간요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침이나 부황과 같은 기본적인 한방치료마저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하다는 현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치료 과정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환자가 있습니까?

새벽부터 힘겹게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기다리던 설사 환자가 있었습니다. 그 환자는 진료를 기다리다 쓰러져 결국 급히 수액치료를 했었는데, 그 모습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또, 초음파 진료로 임신 4개월의 산모가 처음으로 태아의 모습을 확인했던 순간도 매우 기억에 남습니다. 네팔 현지에는 초음파 진료 기술이 보급돼 있지 않습니다. 산모가 아기 모습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이죠. 우리나라 6-70년대 모습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대학 해외 의료봉사단의 활동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네팔의료봉사단의 방향은 정례화 입니다. 의료적인 면이나 경제적인 면에서 많은 결핍과 혼란을 겪고 있는 지역에 매년 꾸준히 방문함으로써 그 지역민들의 건강과 안정, 무질서를 회복시키는 것도 봉사활동의 또 다른 목적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캄보디아의 경우 총 12번의 의료봉사를 진행했습니다.

꾸준한 관리와 진료활동으로 캄보디아 의료봉사활동은 완전히 정례화됐습니다. 네팔은 현재 진행형이며, 지속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면 머지않아 곧 정례화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대학 네팔의료봉사단은 룸비니 삼동 스쿨에 고등학교 교육 과정 설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의료 진료와 더불어 교육 지원을 통해 네팔 국민들의 수준을 높이는 것도 네팔의료봉사단의 큰 목표 중 하나입니다. 또한, 룸비니 삼동 스쿨에서는 간호 교육을 실시해 의료인 양성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해외 의료봉사활동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신데요. 해외의료봉사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2013년 처음으로 네팔 의료봉사를 갔었는데, 사고로 허리를 다쳐 허리디스크가 파열됐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봉사에 지장을 줄 정도로 상당한 아픔이 있었기에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2015년 네팔에서 발생한 규모 7.8 상당의 대지진 때 일도 생각납니다.

당시 네팔의료봉사단은 한 달 뒤 의료봉사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필이면 우리나라에서 메르스가 유행해 네팔 당국에서 의료 봉사를 불허했고, 동시에 우리나라에서도 의료봉사 허가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네팔 의료봉사를 갈 수 없었는데 그때가 심리적으로 힘들었습니다.

특히, 이번 봉사에서는 지진의 상처는 많이 아물었지만, 경제 사정은 더욱 안 좋아졌다는 네팔 주민들의 말이 계속 귀를 맴돌아 안타까운 마음이 무척 컸습니다.

마지막으로 교수님께 봉사란 무엇입니까?

의료인에게 봉사란 책임이자 의무입니다. 의료 현장을 직접 방문함으로써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 나서는 것이 진정한 의료봉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치료와 치유의 의미는 엄연히 다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의료인의 자세는 단순히 치료만 행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환자에게 치료를 실시해 자체적으로 치유 의 효과를 거두는 것입니다.

환자가 의사의 도움으로 병의 악화를 예방하고, 건강을 되찾은 이후 다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면 의료인으로서 책임을 다했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강동현 수습기자 kdhwguni16@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