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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인터뷰

‘1학과 1기업 창업’, 대학의 패러다임 바꾼다-김도종 총장(취임 1주년 특별 인터뷰)
‘1학과 1기업 창업’, 대학의 패러다임 바꾼다-김도종 총장(취임 1주년 특별 인터뷰)
신문방송사2016-03-02

– 취임 1주년 김도종 총장 특별 인터뷰 –

작년 우리대학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최우수 A등급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교육부는 앞으로도 대학들을 강도 높게 평가해 하위 대학들의 정원감축, 나아가 퇴출까지 유도하겠다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우리대학이 A등급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원광대학교 김도종 총장현재 전국 대학들은 정량적 평가 기준인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따라 평준화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량적 평가는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정성적 평가입니다. 대학이 어떤 사업을 진행하려고 하는가 , 어떤 교육 환경을 만들어 가려고 하는가 에 대한 평가가 중요합니다. 우리대학이 구조개혁 A등급의 성과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첫째, 새로운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창의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교수는 수업만 하고 학생은 성적을 받기만 하는 기존의 방식을 지양해야 합니다.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는 것입니다.

둘째, 교육을 위한 하부구조를 갖춰나가야 합니다.

적절한 교수 충원, 장학금 지급률 향상 등이 이에 속합니다. 대학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고통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이하 프라임) 사업은 사활을 걸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프라임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선 자발적인 정원감축이 큰 관건입니다. 우리대학의 프라임 사업 준비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프라임 사업은 전국 4년제 대학 중 19개 대학을 선정해 최대 300억 원을 지원하는 정부의 재정지원 사업입니다. 사업의 핵심은 산업수요와 대학 졸업생 간 인력의 부조화 해소 입니다. 정원감축은 프라임 사업 선정되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우리대학의 경우 정원감축이 아닌 정원이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정원감축으로 얻을 수 있는 점수는 포기한 대신 사회적 수요에 맞는 새로운 학과를 만들어 그쪽으로 정원을 이동시키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현재 계속해서 관련 학과들과 의견 조정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프라임 사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3월 중에 결정됩니다.

우리대학은 전국 대학 중 유일하게 전교생 창업학교 이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성과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우리는 지금 문화자본주의 사회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이 시대의 초점은 개인입니다. 각자의 개성을 중시하고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기도 합니다. 이제는 다양한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을 발굴해야만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에 대기업보다는 소기업과 1인 기업이 중심이 되는 세상입니다. 따라서 이 사회에서 직업 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창업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대학이 그 능력을 길러 줘야 합니다.

우리대학은 작년에 13개 학과의 기업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중 6개 학과가 법인 등록이 가능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1학과 1기업이 성공해 괘도에 오르면 미래에 학생들은 급여를 받으며 학교를 다닐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학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꾸는 것이라 할 수 있죠.

인터뷰하는 모습▲ 지난 2월 18일 총장실에서 원대신문 기자와 김도종 총장이 인터뷰 하는 모습

우리대학 내 시외버스 정류장 설치 문제로 익산시의회를 방문해 학내에 시설을 유치해 달라 고 호소하신 적이 있습니다. 현재 정류장 설치 문제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동안 정류장 설치에 소극적이었던 익산 북부권 지역 주민들이 우리대학 내 시외버스정류장 설치 적극적으로 찬성의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시의회도 이해당사자인 우리대학과 운수노조 간의 이견이 조율된다면 바로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과거와 비교하면 상황이 많이 진전됐습니다. 다만 아직 운수노조가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우리대학은 지난해 중국 연변대학에 북방 농업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호남중의약대학에 한국어 교육센터, 남경시에 남경사무소 개소 등 중국 진출 교두보 마련에 전력해왔습니다. 이중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는 북방농업연구소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북방농업연구소 설립 체결▲ 북방농업연구소 설립을 위한 협정 체결(2015.08.28)

우리대학이 지난해 중국진출에 공을 들여온 것은 유학생 유치가 가장 큰 이유이며, 우리대학의 이와 같은 노력에 따라 교육부로부터 유학생 유치 인증을 받았습니다. 특히 이번 평가는 결과가 국내외에 공개되는데,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공신력 있는 정보를 제공하게 됩니다. 따라서 올해부터 유학생 유치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작년의 경우 메르스 사태로 인해 단기 연수 인원이 급격히 줄어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먹거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종자 시장이며 종자시장에서 중요한 지역은 중국입니다. 따라서 지난해 우리대학은 연변대학과 종자회사를 공동으로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종자 회사를 만들려면 연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북방농업연구소를 공동으로 운영하게 된 이유입니다. 우리대학은 학교기업으로서 종자 회사를 설립해 중국 종자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욕구를 실현한 것이며, 세계적으로 유력한 중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죠.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우리대학은 연구업적은 물론 이고 재정확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대학 재정의 문제는 전국 대학들이 안고 있는 공통의 과제입니다. 우리대학도 몇 년째 계속 예산을 감축해오고 있습니다. 우리대학 재정 상황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대책을 갖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재정을 확충하는 것은 대학 운영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 입니다. 하지만 사립대학교에는 규제가 많아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우선 인력과 공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용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 올해부터 추진할 것입니다.

예산감축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재정 확충을 위해 학교기업을 활성화할 것입니다. 1학과 1창업과 대학발전기금 모금도 재정 확충의 한 방법입니다.

특히 대학발전기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교수와 학생들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자리만 지키고 있어서는 기부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꾸준히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해야 합니다. 이렇게 우리들이 새로운 활동을 하면서 기부자들에게 동참해달라고 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예컨대 서울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의 기부자들을 살펴보면 그 대학들과 전혀 관련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학연과 지연이 없어도 해당 대학에 기부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이유가 해당 대학들이 발전기금을 교육 또는 연구에 효율적으로 쓸 거야 하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대학도 외부에 이런 믿음을 심어주는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 대학발전기금 모금의 선결조건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총장님은 취임 직후부터 3번째 학기를 맞이하는 현재까지 왕성한 대외활동을 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직접 발로 뛰시면서 보신 우리대학의 현재 모습과 미래의 비전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대학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총장의 활동이 내부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우선 교육부로부터 평가를 잘 받기 위해선 관계 맺기 를 잘해야 하지요. 저의 적극적인 대외활동이 우리대학의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한다면 더 바랄게 없습니다.

대외활동을 하면서 우리대학의 평판도에 대해 느낀 것이 있습니다. 서울이나 경상남도에서는 우리대학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반면 전라북도에서, 특히 익산에서는 저평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내 시외버스 정류장 설치 답보 상태가 이것과 관계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저는 한 번 더 생각했습니다. 저평가의 원인이 무엇일까. 결국 우리대학이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활동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하나 돼 공존하는 방법을 찾으려 합니다.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감사에 선임되셨습니다. 국 공립 및 사립대학이 발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감사는 사립대학과 특히 지방소재 대학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는 두 명의 감사가 있습니다. 국 공립 대학을 대변하는 감사 한 명과 사립대학을 대변하는 감사 한 명입니다. 이 중 저는 사립대학을 담당하는 감사입니다.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라고생각합니다.

지방소재 대학들은 대학구조개혁평가가 계속 진행되다보면 결국 서울 소재 대학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이 많습니다. 지방은 인구가 계속 줄어들기 때문이죠. 실제로 익산의 경우 해마다 초 중등학교 한 학급이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지방과 수도권 대학을 똑같은 잣대로 평가하려 하고 있습니다. 저는 교육부의 이 러한 평가를 채찍형 구조개혁이라고 생각합니다.

외부에서 누군가가 평가하고 압박하지 않아도 이제 대학은 스스로 능력이 부족하면 도태될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강제로 인원이 없으니 문 닫아 라며 건전하게 운영되고 있는 학교들을 규제합니다. 이러한 규제들 때문에 대학은 자체적인 노력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모든 대학을 유니폼 입은 것처럼 만드는 정책이 바로 지금의 구조개혁이라 생각합니다. 대학이 어떤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가, 어떻게 자율적으로 하부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 가고 있는가를 판단해 인센티브를 주는 당근형 구조개혁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학교 구성원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우선 교수님들은 새로운 교육프로그램 개발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들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교직원은 현재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대학의 격을 높이기 위해 조금만 더 노력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학생들도 상상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세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길 열망합니다.

전영신 기자 nodistortion@wku.ac.kr
조윤지 기자 duftlal14@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