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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인터뷰

충경 서남대 교수 임용… 친절한 한국 뇌리에 남아-장극 동문
충경 서남대 교수 임용… 친절한 한국 뇌리에 남아-장극 동문
신문방송사2016-02-24

충경-서남대-교수-임용  

장극-동문

우리대학에는 많은 중국인 유학생이 재학중이다.
그중 중국의 국립대인 충경 서남대교수로 임용된 장극 동문을 만나
그간 우리대학을 다니며 느낀 소회를 들어봤다. 

이번에 중국 충경 서남대학교에서 교수로 임용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임용과정에 대하여 특별하게 할 말은 없지만, 제 박사과정 수업이 6월에 끝나고 논문을 동시에 끝내기는 어려워서 우선 현지에 교수직을 구하는 곳을 먼저 찾아다녔습니다. 다행히 충경의 서남대학교에 자리가 비어 이력서를 보내게 됐습니다. 운이 좋게도 다음날 바로 연락을 주셔서 올해 초에 면접 과정을 거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교수의 길을 택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교수라는 목표를 처음 가지게 된 것은 대학교 때입니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의 일을 할 수 있는 교수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뭔가 자유로운 직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요. 사실 제가 한국에 머무르면서 꽤 여러 가지 일을 했었어요. 회사에 근무하기도 했었고, 중국어를 가르치기도 했었는데 그때마다 항상 드는 생각이 있었어요. 이렇게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기계처럼 살기는 싫다. 자유가 없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어요. 이러한 생활을 보내던 중에 오랜 시간 품어온 교수라는 꿈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처음 유학길에 오르실 때 한국행을 결정하신 이유가 따로 있으신지요. 더불어 주위 사람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사실 제가 중국에서 다녔던 노신미술대학이 원광대학교와 자매학교입니다. 중국에서 학교에 다니면서 저 스스로 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보고 싶은 생각이 항상 마음속에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여태명 교수님을 알게 되었고 교수님의 강의가 마음에 든 것을 계기로 한국 유학행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교수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을 꼽자면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개인의 연구 실적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이번에 교수로 임용된 학교는 강의 실력을 중요시하는 곳이라 면접 중에서도 제가 직접 강의를 하는 방식의 면접을 2차로 나누어서 봤습니다. 사실 1차 면접은 개인적으로도 문제가 많았다고 생각합니다만, (웃음) 다행히도 심사위원 중 한 분이 제가 마음에 드셨는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간단한 강의 비결이라던가,
PPT에 흠이 있는지 미리 봐주시기도 하셨거든요. 교수님 한 분을 저에게 붙여주셔서 합격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이러한 도움이 있었기에 그래도 임용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 생활하시면서 언어장벽을 비롯한 여러 문화적 차이 때문에 특별히 힘들었던 점이나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으신지요.
사실 처음엔 모든 것이 힘들었어요. 비행기에서 흘러나오는 낯선 한국어를 들으니 설레면서도 조금 겁이 나더라고요.(웃음) 한국어가 미숙해 서로 소통도 제대로 안되어 한국에서 보낸 첫 학기는 대단히 힘들었습니다. 우선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처음엔 힘들었지만, 학기가 지날수록 조금씩 나아지는 저를 볼 때마다 기분이 좋더라고요. 사실 당시에는 여러 힘들었던 점들이 있었지만, 이제 와서 새삼 생각하려니 잘 생각이 나지 않네요. 대체로 좋은 기억들만 남았던 것 같아요.

장극-동문2

▲ 기자와 인터뷰 중인 장극 동문

조금 실례되는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만, 서로 문화와 환경이 다르기에 한국인들이 으레 중국의 문화에 대해 선입견을 품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시 이러한 선입견들에 부딪히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말씀하셨다시피, 이러한 문제들은 어느 나라에서나 똑같이 적용되는 것 같아요. 한국 사람들이 중국인에 대하여 생각할 때, 조금 예의 없고 시끄러운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할 수 있죠. 하지만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로 한국인의 문화에 대해 충분한 이해 없이 잘못된 사고를 하곤 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남자는 왕이다 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있습니다. 중국은 부부가 가사도 똑같이 부담하기 때문에, 예전 한국의 가부장적인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뇌리에 깊게 박힌 거죠.(웃음) 똑같아요. 어느 나라의 문화를 충분한 이해와 경험 없이 판단한다면 조금 어긋나 있는 이해도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전 지금 한국의 문화들이 참 좋아요. 편리한 생활 여건과 교통, 친절한 사람들이 저를 항상 힘이 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 덕분에 논문도 어제 다 끝났답니다. 특별히 그러한 선입견에 부딪혔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즐겁게 지냈습니다. (웃음)

중국과 한국의 교육을 둘 다 체험하신 사람으로서 두나라 간의 교육에 차이가 있다면 어떠한 점이 있을까요?
제가 처음 한국에 와서 교육과 관련하여 놀랐던 점은, 학생들이 평소에 그다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중국에서는 대학 교육도 어느 정도 힘들긴 하지만, 특히 중고등학교 과정이 너무 힘들거든요. 전교생 기숙사 제도에, 새벽 5시에 기상해서 끊임없이 공부만 반복되는 생활은 다시 떠올리기도 싫을 정도였으니 말이에요. 그렇다 보니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시험 기간에는 열심히 강의실 및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남은 시간엔 여가를 즐기는 한국 학생들이 신기했어요. 술 문화를 비롯한 밤 문화도 중국과 비교하면 훨씬 풍부한 점도 신기했고요. 하지만 여건이 조금 더 자유로운 만큼, 한국의 학생들에겐 자신에 대한 주체적인 생각들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남들 노는 대로, 하는 대로 따라가다간 생각보다 쉽게 자신의 길을 잃어버리게 되거든요. 저 또한 한국에서 이러한 점들을 항상 경계했습니다.

혹시 유학 전후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떠한 점이 있을까요?
달라진 점은 크게 없고, 대체로 좋은 이미지를 담아가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지만, 한국을 방문해 본 적 없는 중국인들은 대체로 한국의 드라마 때문에 기대를 많이해요. 미남 미녀들이 나오는 화려한 이야기들에 매료되기 때문이죠. 저도 그러한 이미지를 품고 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때의 기억과 서울의 도시적인 첫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기대했던 대로 친절한 사람들과 멋진 분들이 많은 나라라고 생각해요. 특히 전체적으로 한국의 시민의식과 소양을 비롯한 문화 수준은 매우 높고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교수 임용이 확정된 상황이시니, 앞으로 어떤 교수가 되고 싶으신지 포부를 한번 듣고 싶습니다.
아까 교수라는 직업에 대해 상당히 가볍게 말하기는 했습니다만, 교수의 역할은 그저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인생의 조언자로서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강의실에서만 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인도자가 되어야 한다는 거죠. 학생들의 잠재능력을 잘 포착하고 끌어낼 수 있는 교수가 되고 싶네요. (웃음) 저도 사실 교육법에 대한 고민이 끊이지 않아서 여러 교수님의 강의도 따라가면서 배우고 있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제 원광대학교를 떠나시게 되는데, 지인 분들이나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중국에서 유명한 사자성어로 고진감래(苦盡甘來) 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고생하면 나중엔 좋은 일들이 찾아온다는 말인데요. 학우 여러분도 주체적인 대학생활을 통해 보다 건설적인 생활을 하셨으면 합니다. 그러면 나중에 좀 더 발전된 나날들이 찾아오리라 믿습니다. 또 석 박사 과정을 합하면 모두 5년 정도 원광대에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게 해 준 원광대학교 관계자분들, 훌륭한 강의를 들려주신 교수님들, 동료분들에게 모두 감사드립니다.

 

원대신문 홍진웅 기자 1ronic@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