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원광인터뷰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 기회는 노력하는 자의 몫-국경복 동문(경영학과 76학번)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 기회는 노력하는 자의 몫-국경복 동문(경영학과 76학번)
신문방송사2015-12-07

a20151207 

a20151207-1

원대신문은 제5회 입법고시에 합격해 약 30년간 국회에서 근무하며 국회예산정책처장을
역임한 국경복 동문(경영학과 76학번)을 만났다. 우리대학의 자랑스러운 동문인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재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올해 2월 말에 공직을 퇴임하고, 3월부터 서울시내 모대학교 초빙교수로 임명되어 재정 조세분야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전북대학교에서 지난 봄에 석좌교수로 임명해 주셨는데, 올해는 특강 정도만 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강의를 할 계획입니다.

과거 국회예산정책처장을 역임하셨는데 그때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국회예산정책처는 2004년 신설된 재정전문기관입니다. 재정과 예산분야에 관하여 국회본회의 혹은 위원회를 전문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조직이죠.
예컨대, 국회의원이 세법이나 재정지출이 수반되는 법률안을 제안할 경우에는 향후 5년간 재정소요예상액도 함께 첨부해서 제출해야 합니다. 이 경우 매년도 국가의 세입감면이나 부담액을 추계(estimates)해 줍니다.
이 밖에도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는 예산안 등에 대한 분석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제가 현직에 있을 때 했던 업무 중 기억에 남는 일들은 향후 50년간 국가재정을 전망하고, 미래 재정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드리면서 지금부터 재정을 잘 관리해야 장래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해드렸던 일입니다. 또한, 통일을 위하여 남북이 경제적 협력을 시작하면 장래 통일비용도 절감할 수 있고 경제적으로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보고서도 냈었습니다.

국회 예산정책처장을 맡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셨나요?
1981년 입법고시를 합격한 후, 첫 보직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입법조사관이었습니다. 아마도 이 보직이 인연이 되어 국장부터는 주로 예산과 재정분야의 일을 한 것 같습니다. 국회사무처 예산정책국장(이사관),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실장(관리관), 국회예산결산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차관보급), 그리고 예산정책처장(차관급)을 역임하였습니다. 돌이켜 보면, 34년 공직생활 중 직간접적으로 국가재정에 관련된 업무만 14년가까이 한 것 같습니다.

원광대학교를 졸업한 후 파리 제1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하셨는데, 타지에서 공부하시느라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타지 생활의 어려움에는 어떤 것이 있었고, 이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유학을 가기 전 직장에서 한국외국어대학교에 보내주었고, 1987년 9월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파리4대학의 어학코스를 다녔는데도 교수님 강의를 알아듣기가 힘들었습니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학교강의를 마치면 다시 어학실습을 하는 모임에 꾸준히 들렸고, 집으로 친구들도 초대하여 함께 많은 대화와 토론도 하였습니다.
제게 프랑스어를 가르쳐주었던 선생님이 매일 1시간씩 1년간 TV시청을 권해 주었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뉴스를 중심으로 1년을 열심히 시청하니 어느 순간에 청취능력이 크게 향상되더군요.

유학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근무하는 직장에 불어전문가가 필요했습니다. 1986년 초로 기억합니다. 그 해 가을에 프랑스 유학을 위한 시험이 있으니 관심이 있는 직원은 준비하라는 공문이 내려왔습니다. 마침 고등학교 때 불어를 공부했고, 좋은 기회다 싶어서 퇴근 후 프랑스 어학원에 수개월을 다녔습니다. 다행이 시험점수가 좋게 나와서 선발되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a20151207-2▲ 지난달 2일 우리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한 국경복 동문

원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시고 전북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경제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본격적으로 고시준비를 하면서 경제학을 접하게 되었는데, 학문의 치밀성과 명쾌함에 매료되었습니다. 행정고시나 입법고시 과목에 경제학이 필수과목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열심히 공부한 점도 있었겠지요.
그 당시 전주에 있는 모 고시원에서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 중에는 전북대 출신이 많았고, 대학원 시험 통과 후에 학업여건과 장학금 등에 매력을 느껴 전북대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원광대학교 경영학과에서 공부하던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학교 측에서 고시생들에 대하여 많은 배려와 지원을 해 주었습니다. 학교 내에 있는 공간을 할애하여 경영학과에서 고시나 회계사 공부하는 학생들과 법학과에서 사법고시 등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숙식을 하면서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저는 3학년까지 집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가고 주로 학교에서 생활을 하였습니다. 학교 측의 배려에 감사를 드립니다.

지금의 선배님이 있기까지 원광대학교에서의 생활이 많은 도움이 됐나요? 됐다면 어떤 점에서 많은 도움을 받으셨나요?
서울에서 생활하게 되면 사회 각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모교 출신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해당 분야별로 열심히 살아가는 선배, 후배들이 상당히 있습니다. 김지형 전 대법관님이 서울지역 동문회장을 맡아서 열심히 일하고 계시고, 저도 원광대 출신 공무원과 공사직원들이 주축이 된 원공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사업을 해서 성공한 동문들도 꽤 있고요.
비록 숫자는 적지만 이런 저런 계기로 가끔씩 만나서 우의도 다지고 있습니다. 동문들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가 사회생활을 하는 데 상당한 힘이 되고 있습니다.
제가 2013년 국회예산정책처장에 임명되니, 동문들께서 자신들의 일처럼 진심으로 기뻐해주고 자리를 마련하여 축하도 해주시어 무척 고마웠습니다.

인생의 ‘전환점’이 있었다면 언제이고, 이를 통해 어떤 변화를 이루셨나요?
직장에서 보내준 프랑스 유학입니다. 사상의 자유와 폭이 깊고 넓은 나라에서 공부하면서 제 생각의 지평도 넓힐 수 있는 행운을 가졌습니다.
또한, 지도교수님의 지원과 격려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박사학위까지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경제분야의 박사학위가 제가 재정분야 전문가의 길을 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1월 2일 모교에서 특강을 할 때 한 학생이 이러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저에게는 나중에 유학이라는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러면 어떻게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겠습니까?”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유학이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한두 번의 기회는 반드시 옵니다. 다만, 그 기회를 잘 포착하여 잡느냐의 여부는 사전에 얼마나 준비하고 노력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A를 목표로 준비했는데, B나 C를 달성할 수도 있기는 합니다만, 미래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준비하는 자의 몫’입니다.

취업시장에서 학벌주의 는 원광대학교 학생들에게 큰 좌절감과 불안감을 안겨줍니다. 이런 상황에 처한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학벌주의는 한국사회에도 있고 다른 선진국에도 있습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최고 대학 출신들에게만 인생의 출세와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좋은 학벌이 세상에 나가는 데 디딤돌이 될 수는 있습니다만, 사회에서의 취업과 성공에는 그 이상의 요소들이 있습니다.
저도 학벌이 좋은 대학출신의 동료들과 경쟁을 하면서 공직생활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동료들 모두가 제가 성취한 위치까지 올라오지는 못했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능력 있고 성실하며 끈기 있게 노력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여기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운이라는 요소도 따른다고 봐야겠지요.
취업시장이 제가 대학을 졸업할 당시보다 열악합니다.
그때는 매년 성장률이 두 자리 숫자에 가까워 지금보다는 쉽게 취업이 가능했습니다. 지금 학생들은 능력과 스펙면에서 제가 학교에 다닐 때보다 더 좋음에도 불구하고 취업의 문이 상대적으로 좁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간이란 어려움에 봉착하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됩니다. 대학에 드리고 싶은 말은 공직분야가 아니더라도 모교출신으로 성공한 분들을 학교에 모셔서 자신들이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하였는지에 대하여 이야기할 기회를 자주 갖는다면 후배들이 인생의 진로설정과 성공의 길로 나가는 데 많은 시사를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동문으로서 원광대학교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좋아하는 경구 중 하나가 ‘기회는 노력하는 자의 것이다’입니다. 세상에는 피할 수 없는 불행으로 인하여 실패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행운의 상당 부분은 자신의 인생 목표와 치밀한 계획의 설정, 끈기 있고 지속적인 실천, 그리고 매일 매일의 성찰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남들의 눈에는 운이 좋아서 성공했다고 보일 수도 있지만, 성공한 사람의 진면목을 보면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았던 땀과 눈물이 배어 있습니다.

원대신문 조윤지 기자 duftlal14@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