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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인터뷰

밥상머리 교육이 중요, 문.사.철 학문의 기본_제1회 사제모상 수상 신종섭 교수(철학과)
밥상머리 교육이 중요, 문.사.철 학문의 기본_제1회 사제모상 수상 신종섭 교수(철학과)
신문방송사201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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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의 일로는 사제모상을 수상하신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수상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사제모상이 1회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첫 수 상자가 됐기에 기분이 좋습니다. 교수협의회 관계자분들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상의 기쁨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생각뿐입니다. 교수 생활을 하며 제게 학생들은 늘 가까이 두고 싶은 존재였습니다. 수업 시간에 아이스크림을 사기도 하고, 직접 커피를 내려주며 학생들과 가까워지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또한 삶을 살아가며 스스로 목표를 두곤 하는데, 그중 하나가 대학에 5천만 원을 기부하는 것이었습니다. 현재는 초과달성한 상태이죠.

여담이지만, 기부는 제 일상의 한 부분입니다. 현재 대학뿐만 아니라 월드비전, 장애인 단체 등에도 기부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와의 나눔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것이 저의 행복입니다.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 관해 설명해주시길 바랍니다.

분석 철학과 과학 철학입니다. 제가 연구한 학문에 대해서 자부심이 있습니다. 안타까운 부분이라면, 현재 교육 커리큘럼은 분석 철학과 과학 철학보다는 논리 철학을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마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학생들이 논리적이지 못하기 때문이죠.

동국대에서 대학 시절을 보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학 시절 기억에 남는 일화는 무엇입니까?

제가 동국대에 진학했던 이유는 스님이 되기 위해서였습니다. 도중에 건강 상태가 악화돼 포기했습니다. 이후 대학을 다니면서 교수를 목표로 공부했습니다. 학과 1등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웃음). 또한 대학 시절을 떠올리면 지도교수님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제게 늘 교수가 될 자격이 있다며, 분석 철학에 대해서 공부하길 권유하셨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지도교수님의 권유가 제게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npaper-1281-3 저명한 철학가인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으로 논문을 쓰셨습니다.

제가 대학교에 다닐 당시만 해도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이하 비트겐슈타인 )을 모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외국에서 철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연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으며, 오스트리아의 카네기 라고 불려질 만큼 오스트리아 철강산업의 대부호의 아들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비유하자면 포항제철의 아들이라고 할 수 있죠.

저는 비트겐슈타인을 가장 좋아합니다. 보시다시피 제 연구실은 비트겐슈타인의 사진과 서적들이 가득하죠. 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와 유럽 등지를 돌며 그의 발자취를 느껴보기도 했을 정도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철학을 개똥 철학 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말할 수 없는 것들을 말하려 하기 때문에 이러한 언어가 생겨났죠. 하지만 비트겐슈타인은 이와 반대로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하라고 했습니다. 유명한 일화로 그가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수업 시간에 더 이상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수업을 끝낸 적이 있습니다.

밥상머리 교육 을 중요시 여기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밥상머리 교육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현재 사회가 굉장히 각박해지고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나 적어졌죠. 밥상머리 교육을 받지못한 사람은 사회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논점에서 벗어난 이야기일지는 모르겠지만, 학교 교육은 8시간이면 충분합니다. 그 외의 시간은 가족과 보내며 인성 공부를 해야 합니다. 유명한 배우인 이덕화, 독고영재 등도 좋은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아버지가 걸어온 길을 보며 살았습니다. 그들이 성공한 이유는 올바른 길을 걸어온 아버지가 있었기 때문이죠. 부모가 자식에게 끼치는 영향은 대단합니다.

요즘 대학의 문()()()이 크게 외면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며, 우리대학의 문사철이 처한 현실에 대해선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문사철은 건물의 구조를 예로 들 때 초석과도 같은 것입니다. 문사철은 모든 학문의 기본이자 근원입니다. 지금 현재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이 미국의 실용적인 학풍에 물들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제가 의대에 다니는 학생을 가르친 적이 있는데, 그 학생에게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의사가 되라고 자주 말하곤 했습니다. 그것은 곧 휴머니즘이며, 문사철에서 비롯된 인간 중심적 의술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박길여 박사를 참 존경합니다. 유명한 일화지만 돈이 없는 환자를 위해 몰래 응급실 문을 열어 도망치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인간 중심적 사회가 되기 위해선 문사철을 충실히 교육해야 합니다. 제 시각에서 지금 우리대학은 문사철을 외면하려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교육부의 탁상공론 형태의 정책에 대학이 변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철학과 교수님이었던 김도종 총장님이 하셨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철학과 나와서 굶어 죽은 사람 어디에 있냐고. 저는 그 말에 정말 공감했습니다. 현재 철학과 졸업생 중 큰 사업을 하고 있는 친구도 있습니다. 그렇듯이 문사철을 공부한 학생이라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제자는 누구인가요?

 전북대 시간강사 시절에 만난 경음배 학생입니다. 그 학생의 경우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전북대에서 만나게 됐는데, 제게 해준 이야기가 있습니다. 교수님 수업은 인간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하는지를 가르쳤다고, 모든 학생들이 좋아했다고. 아직도 그 이야기를 생각하면 웃음이 지어지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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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본인이 즐거워하는 분야에 대해서 한없이 열정적이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본인이 즐거워하는 일을 할 때 가장 진취적이게 됩니다. 어려운 일부터 하지 말고 쉬운 일부터 찾아서 하십쇼. 그러면 흥미를 쉽게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언젠가 성공했을 때 마음가짐도 남다르게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프로골퍼 리디아 고는 일반인들과도 쉽게 골프를 칩니다. 그것은 자신이 하는 일을 진정으로 즐기기 때문이죠. 우리 손주도 고구마 캐는 일을 재밌어 하길래 돈을 주고 시켜봤더니 안했습니다. 본인이 즐거워할 때가 아니었기 때문이죠(웃음).

 원대신문 양수호 학생기자 soohoo6588@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