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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라이프

[글로벌in]캐나다 벤쿠버와 빅토리아에서 단기 어학연수
[글로벌in]캐나다 벤쿠버와 빅토리아에서 단기 어학연수
관리자2014-04-14

어학연수, 후회 없이 보내는 것이 중요

21살의 나는 왜왜왜 투성이었다. 내가 왜 학교를 다니는지, 왜 학교를 다녀야 하는지,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뭐가 되고 싶은지 물음표만 가득했다. 학교생활은 너무 재미없고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막연히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서울로 떠났다. 겨우 책상 하나 들어가는 강남의 작은 고시원에 혼자 살면서 나는 실망을 하게 됐다. 강남에서 유명하다는 학원에서 가르쳐주는 것 또한 그저 시험 점수 잘 나오는 방법 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과는 조금 달랐다. 21살의 나는 어렸다. 책상에 앉아서 공부만 하는데 지쳤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다.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아보던 중 어학연수를 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캐나다 연수 중 현지 친구들과 함께 찍은 단체사진

처음 계획은 캐나다 벤쿠버로의 6개월이었다. 나는 어학연수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게 긴 계획을 잡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현지에서 경험하는 것들은 가기 전에 걱정했던 것과 다른 면이 많다. 따라서 시작하기도 전에 모든 걸 예측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그렇게 끈기가 있는 편이 아니다. 하지만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처음에는 적응하기 쉬운 소도시에서 3개월을 보낸 후 대도시로 옮기기로 했다. 도착해서 가장 처음 한 일은 오리엔테이션과 레벨테스트였다. 스피킹테스트를 할 땐 한국인 특유의 외국인 울렁증으로 입 밖으로 말이 하나도 안 나왔다.

내가 이제까지 뭘 배웠나 멘붕 상태에 있을 때쯤 정신없이 첫 수업에 들어갔다. 나는 레벨이 낮아서 수업이 많이 어렵지 않았고 같이 수업 듣는 친구들의 성격도 활발하고 좋아서 금방 적응 할 수 있었다. 역시 캐나다에는 한국인이 많다더니 거리에 나가도 쉽게 동양인을 볼 수 있었고 벤쿠버의 거리에도 동양인이 월등히 많았다. 오래 전 이민 온 중국계 캐네디언이 많아서 외적으로는 동양인이 많아 보이지만 영어가 모국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학생들도 무척 많아 길을 걷다 보면 한국말로 이야기 하는 걸 쉽게 들을 수 있었다. 이는 한국인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캐나다가 워낙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민자가 많고 영어를 배우러 오는 유학생들도 많기 때문에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접하기 쉽다. 어학연수 생활 중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것도 중요한 일 중 하나인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말을 걸고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을 쑥스러워 하거나 행여나 내가 하는 말이 틀릴 까봐 걱정하고 우물쭈물 해서는 안 된다. 이런 식으로 학교와 집만 왔다 갔다 하면서 수업만 듣고 방에 가만히 앉아 있으려면 그냥 그렇게 한국에 있고 안 가는 게 낫다.

벤쿠버로 이동할 때 쯤 빅토리아에서 2개월을 더 연장했고 학원만 바꿨다. 그 이유는 학원이 안 좋아서가 아니라 내가 나를 알기에 뭔가 다시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긴장 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나는 새로운 학교의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고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한동안 긴장하고 학교를 다녀야 했다. 한 곳에 너무 오래 머무르는 것을 추천하지는 않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걸 무서워하고 오랜 시간이 필요한 학생들 같은 경우는 같은 곳에 오래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본인 성격은 본인이 가장 잘 알테니 각자 잘 판단해야 한다.

각 학교마다 특징이 있는데 내가 처음 다녔던 학교는 문법이 강해서 나는 두 번째 학교를 고를 때 스피킹이 강한 학교를 골랐다. 어학연수를 하다 보면 이런 식으로 자신의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결정해야 될 일이 많이 생긴다. 아는 사람에게 조언을 구 할 수는 있지만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은 언제나 본인에게 따른다는 것을 잊지 말고 잘 선택해서 후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는 계획 했던 학업을 다 마치고 약 한달 가량 보조교사로 한국에서 영어캠프를 온 초.중학생들을 관리하는 일을 했다. 봉사활동이 끝나고 일을 하면서 알게 된 친구와 미국 서부 여행도 했는데 친구는 나보다 여행 일정이 짧아서 먼저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는 며칠 더 여행 했다. 혼자 배낭여행을 하다 보니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이 생겼고 예상치 못한 인연을 만나기도 했다.

어학연수를 왔으니 물론 여행도 다녀야 진짜 알차게 보냈다고 말할 수 있다. 나는 그중 4박 5일 간 록키마운틴을 다녀온 것이 캐나다 여행 중 최고의 여행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여행을 함께하면 아무래도 친구들과의 사이도 더 돈독해 지고 추억거리가 생긴다. 어학연수를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나중에 후회 하지 말고 기회가 될 때 꼭 여행을 다니라고 말하고 싶다.

또한 브라질 친구의 초대로 브라질을 2주 동안 여행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일부러 카니발축제 기간에 맞춰서 간 것이라 축제기간에 제일 큰 관광도시로 놀러 갔는데 텔레비전으로만 보던 삼바와 축구를 실제로 보고 마지막 밤은 친구들과 밤새 놀고 즐기다 돌아왔다.

마지막으로 어학연수만 갔다 오면 영어를 배워서 돌아올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과 외국생활에 대한 환상. 나라고 왜 아니었겠냐만 그런 모든 자유와 행복을 누리면서 해야 할일을 하고 후회 없이 보내고 돌아가는 게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 싶다. 모든걸 만족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지 모르지만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어찌 쉬울 수만 있겠냐는 게 나의 생각이다. 타지에서 생활하며 느끼는 모든 것을 경험이라 생각하고 조금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한다면 보람차고 뜻 깊게 연수를 마치고 돌아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가끔은 모국이 그립고 힘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내가 여기 왜 왔는지는 다시 생각하고 각오를 다지면서 즐겁게 생활한다면 성공적으로 어학연수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도희(경영학부 2년)[원대신문 124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