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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인터뷰

우리사회 재소자에 대한 편견 버려야
우리사회 재소자에 대한 편견 버려야
대외협력홍보과2010-10-25

배철호 동문(한의학과 88학번/한의사)[강원도 원주시 무실동에서 ‘수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무료로 한방 진료를 펼치고 있는 동문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2005년 5월부터 강원도 원주 교도소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병든 재소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배철호 동문(한의학과 88학번)이 그 주인공이다. 무료 한방 진료 이외에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재소자들의 가족을 돕기 위해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는 배동문을 만나봤다.]  
 
어떤 계기로 재소자들에게 무료 한방진료를 실시하게 되었나
 1년전 원주 교도소 의무과장으로 있는 지인으로부터 재소자들이 만성관절질환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특히 만성관절질환은 한방치료가 효과적이지만 재소자들은 한방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기에 지난해 5월부터 무료 한방 진료를 시작하게 됐다.
일주일에 2∼3번 정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하루에 1∼2시간씩 교도소 내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또한 교도소는 병원과 달리 여러가지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다양한 치료방법을 사용할 수는 없지만 침, 뜸, 부항 등을 이용해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진료하고 있다.

무료 한방 진료를 시작한 뒤 기억 남는 일이 있다면
 처음 진료를 시작할 때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인 재소자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어려웠었다. 특히 진료 순서를 기다릴 때 신경질적인 말투로 불만을 강하게 표현하는 재소자들이 있었는데 진료를 하면서 재소자들의 사연을 듣고 그들의 가정사까지 이야기할 정도로 두터운 정이 쌓이게 됐다.
진료 후 아픈 재소자들의 건강상태가 회복돼 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름대로 보람을 갖는다. 중풍으로 오른쪽 팔과 다리를 사용하지 못하는 재소자가 있었다. 오른쪽 팔이 마비돼 5∼6개월 동안 글씨를 쓰지 못했는데 한방치료를 받은 후 병세가 호전되기 시작했고, 중풍을 앓고 난 후 처음으로 직접 쓴 편지를 내게 보내왔는데 한방치료를 받게 해줘서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편견을 가지고 볼 수 있는 재소자들이지만 한 재소자의 마음의 편지를 받고 난 후 가벼운 감동을 받았다.

가장 안타까웠던 일은
 일주일에 2∼3일씩 재소자와 만나고 있지만 한방진료를 희망하는 재소자들이 점차 늘어나 신청한 환자들을 전부 진료하지 못할 때가 많다. 현재 진료를 받고 있는 재소자들은 이미 5개월 전에 신청한 환자들이다. 그만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재소자들이 많은데 그들 전부에게 원활한 진료를 하지 못해 미안하고 안타깝다.
재소자들은 순간적인 실수로 수용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교도소 안에서 그동안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면서 사회에 나가서 좋은 일도 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사회가 재소자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그들을 한 인격체로서 바라봐 줬으면 한다.

그밖에도 재소자들을 위해 하는 일이 있다면
 대부분의 재소자들은 일을 해서 가정을 꾸려야 하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집안의 살림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교도소에 있음에 따라 그들 자식이나 노부모들의 생활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재소자들을 위해 분기별로 한 가구 당 30만원씩 여섯 가구에게 장학금, 생활비를 전달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
 남몰래 시작하게 된 진료였지만 사실이 점점 주변에 알려지게 돼 어깨가 무겁다. 더 잘하라는 의미로 알고 재소자들을 위해 더 열심히 진료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2006년 04월 0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