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지사항

2018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 총장 축사
2018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 총장 축사
학사지원과2019-08-20

  세상을 살리는 개벽의 일꾼

  바쁘신 가운데도 불구하고 오늘의 행사를 빛내주기 위해 멀리서 와 주신 하객 여러분과 내빈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원광대학교 박맹수 총장님  저에게 있어 이번 학위수여식은 평생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 축사를 쓰고 있던 8월 2일에 가슴 벅찬 소식을 접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청주의 한 야산에서 10일 동안 실종되었던 조은누리양이 극적으로 구조되었다는 속보였습니다.

  군견 ‘달관’이 먼저 발견하고 동행한 박상진 원사와 김재현 일병이 700미터를 업고 내려왔다고 합니다. 이 한 생명을 구출하기 위해 11일 동안 동원된 인력은 무려 5,800명, 여기에 수색견 22마리가 합세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하늘도 구출작업에 참여했습니다. 때마침 내린 장맛비는 조양에게 식수를 제공했고, 비바람에 떨어진 나뭇잎은 저체온증을 막아주었다고 합니다. 조양의 생환은 가히 하늘과 땅과 동물과 사람이 협력한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천지인물(天地人物)이 합작해서 한 생명을 살린 것입니다.

  이 감동적인 사건은 저에게 생명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성찰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하나의 생명이 있기 위해서는 온 우주가 참여한다는 오래된 진리입니다. 150년 전에 동학에서는 이것을 “모든 존재는 하늘을 모시고 있다”고 천명하였고, 30년 전에 한살림운동을 제창한 무위당 장일순 선생은 “나락 한 알 속에 우주가 들어 있다”고 설파했습니다.

  오늘 4년간의 대학생활을 마치고 사회로 나아가는 여러분들께, 또는 대학원 과정으로 진학하는 여러분들께 제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여러분이라는 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온 우주가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우주가 바로 여러분 안에 들어 있다는 자각입니다. 이 진리만 잊지 않고 살아간다면 앞으로 그 어떤 난관이 닥친다고 해도 좌절하지 않을 수 있고, 그 어떤 자리에 오른다고 해도 오만하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다른 존재의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갑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이것을 ‘우분투’라고 합니다. 우분투란 “나는 당신이 있어서 비로소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아프리카 어린이들은 달리기를 할 때에도 모두가 손을 잡고 달린다고 합니다. 모두가 1등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이러한 상생철학, 공공철학은 우리가 근대화 과정에서 잊고 살아온 오래된 지혜입니다. 이것을 다시 회복해야 합니다. 저는 그것을 “다시 개벽”이라고 부릅니다. 개벽이란 열림입니다. 타자를 향해 닫혀 있던 마음을 다시 여는 것이 다시 개벽입니다. 상대를 경쟁의 대상이 아닌 상생의 관계로 인식하는 것이 다시 개벽입니다. 원광대학교는 세계를 향해 열려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개벽대학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졸업 후의 활동이 후학들에게는 커다란 자극이 됩니다. 원광의 역사에 길이 남을 선례가 됩니다. 부디 앞으로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을 소중히 여기시기 바랍니다. 이 사회를 보다 밝게 비추는 등불이 되시기 바랍니다.

  “내 안의 우주를 모시고 내 밖의 세상을 살리는 일꾼”
  이것이 제가 여러분께 제안하는 바람직한 원광인의 모습입니다.

원광대학교 총장 박맹수 합장